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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히트·카뱅·크래프톤’ 장외 거물들 온다...가격 논란도 ‘쑥’


입력 2020.09.28 05:00 수정 2020.09.27 22:22        백서원 기자 (sw100@dailian.co.kr)

크래프톤 장외서 177만원 거래...카뱅 10만원·시총은 40조

카겜 등 IPO 이후 조정세 변수...“자본충원 규모 등 주목해야”

올해 공모주 투자 열풍이 이어지는 가운데 카카오뱅크 등의 몸값이 일찌감치 급등세를 타며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사진은 카카오게임즈 공모주 청약 현장ⓒ한국투자증권 올해 공모주 투자 열풍이 이어지는 가운데 카카오뱅크 등의 몸값이 일찌감치 급등세를 타며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사진은 카카오게임즈 공모주 청약 현장ⓒ한국투자증권

내년 기업공개(IPO) 시장에 링 밖의 거물들이 몰려오고 있다. ‘배틀그라운드’로 유명한 게임사 크래프톤은 지난 24일 상장 절차를 공식화 했고 전날엔 카카오뱅크가 상장 도전을 본격화했다. 올해 하반기 IPO ‘최대어’로 꼽히는 빅히트엔터테인먼트도 공모주 열풍에 한몫하고 있다. 다만 장외에서도 초대어 선점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적정가 우려가 지속되고 있다.


28일 장외 주식 거래 플랫폼인 증권플러스 비상장에 따르면 지난 25일 오후 3시 기준 크래프톤 주식은 전일보다 19.13% 오른 주당 177만5000원으로 치솟았다. 총 발행물량(808만5285주)를 감안했을 때 시가총액은 14조3154억원 수준이다. 배틀그라운드 제작사인 크래프톤은 올해 상반기 매출액 8872억원, 영업이익 5173억원을 기록했다. 엔씨소프트(4504억원)와 넷마블(1022억원) 영업이익을 뛰어넘는 수치다. 기업가치는 30조원 이상으로 추정된다.


카카오뱅크의 주당 가격은 10만2000원으로 시가총액은 40조5257억원에 달한다. 이날 장 마감 기준으로 KB금융·하나금융지주·신한지주·우리금융지주 등 4대금융 지주사 시총을 모두 합친 것보다 약 3조원 낮다. 증권사들은 카카오뱅크 적정 시총을 5조6000억~9조원 수준으로 추정하고 있다. 약 6배를 넘어선 기업가치가 장외시장에서 책정된 셈이다.


내달 상장이 예정된 빅히트 장외주식은 물량이 없어서 못 사는 상황이다. 현재 비상장 주식 플랫폼에서 빅히트에 대한 매수 주문은 늘고 있지만 매도자는 나타나지 않고 있다. 결국 공모가 3배 이상인 45만원에 매수하겠다는 투자자들도 나왔다. 공모가(10만5000원~13만5000원)를 토대로 한 빅히트 예상 시총은 3조7000억~4조8000억원이다. 이는 국내 3대 기획사인 JYP·YG·SM의 이날 기준 합산 시총 2조9748억원을 뛰어넘는다.


이러한 장외시장 주가 급등은 치열한 청약률 경쟁에도 개인 투자자가 손에 쥐는 주식 수가 얼마 되지 않는 만큼, 상장 전 장외에서 더 많은 주식을 확보하는 게 낫다는 투자자들이 늘어난 영향이다. 앞서 상장한 카카오게임즈도 장외에서 공모가 2만4000원의 약 3배에 달하는 6~7만원대에 거래되는 등 앞으로 주가가 크게 뛸 것이란 기대감이 형성됐다.


문제가 되고 있는 것은 밸류에이션이다. 일각에선 장외시장에서 불이 붙은 이들 주가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를 내놓는다. 사업성보다는 시세차익에 대한 기대감만 과도하게 높다는 지적이다. 반면 설득력 있는 밸류에이션이란 의견도 맞서고 있다.


빅히트의 경우, 방탄소년단(BTS)과 빅히트 자체 플랫폼인 위버스를 둘러싼 기업가치 확장성이 주로 언급된다. 증권사가 예상한 빅히트의 상장 후 기업가치는 하나금융투자 14조원, 신한금융투자 10조원 등이다.


성준원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내년 예상 연결 순이익에 주가수익비율(PER) 50배를 적용했다”며 “엔터 3사에 대해 목표 PER 40배를 적용해주고 있지만 빅히트의 경우 비교그룹에서 1등이고 위버스 플랫폼 가치 등을 고려해서 약 25%의 프리미엄을 부여해 줄 수 있다고 본다”고 밝혔다. 이기훈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글로벌 1위 아티스트인 BTS 유니버스의 가치와 온라인 디즈니랜드인 위버스 플랫폼과 결합될 시너지, 빅히트가 글로벌 음악 산업의 혁신 그 자체임을 감안한 밸류에이션”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시장이 조정을 받고 있는 것도 변수다. 카카오게임즈는 상장 사흘째부터 주가가 연일 추락해 상장 첫날 종가인(6만2400원)를 밑돌고 있다. 이날은 5만20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빅히트 목표주가로 24만원을 제시한 박용희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우호적인 IPO 상황과 BTS의 글로벌 팬덤을 감안하면 당사 목표주가를 쉽게 상회할 전망”이라며 “하지만 위버스 플랫폼의 팬덤 수익화에 대한 검증은 필요한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연구원은 “또 IPO 이후 조정세가 지속 진행되고 있는 카카오게임즈·SK바이오팜을 감안하면 IPO는 성공적일 수 있으나, 이후는 부진할 가능성도 상존한다”고 말했다.


카카오뱅크 역시 기업가치가 지나치게 고평가돼 있다는 의견도 존재한다. 다만 상장에 대한 기대감에는 자산 고성장이 뒷받침 되고 있어 향후 사업 방향이 주목된다.


전배승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카카오뱅크 가치는 향후 IPO 과정에서의 자본충원 규모에 따라 유동적일 전망”이라면서 5000억원의 증자 등을 가정해 8조원 내외로 카카오뱅크의 가치를 추정했다. 전 연구원은 “기존 은행과는 차별화된 디지털금융 플랫폼 사업모델 구축 여부가 관건이 될 것”이라며 “이러한 관점에서 최근 신용카드 모집대행, 증권계좌개설 등 수수료수익 개선 추세는 긍정적”이라고 판단했다.

백서원 기자 (sw10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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