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페이스북
X
카카오톡
주소복사

‘e커머스 금융’ 시장에 뛰어든 은행들…“고객 뺏길라” 속앓이


입력 2020.09.25 06:00 수정 2020.09.24 15:36        이나영 기자 (ny4030@dailian.co.kr)

국민 이어 SC·신한 등도 관련 상품·서비스 출시

네이버도 도전장…은행들 “금융 생태계 교란” 지적

시중은행들이 'e커머스 금융(온라인 쇼핑몰)' 시장에 뛰어들고 있는 가운데 네이버파이낸셜도 도전장을 내밀면서 고객 이탈을 우려하고 있다.ⓒ픽사베이 시중은행들이 'e커머스 금융(온라인 쇼핑몰)' 시장에 뛰어들고 있는 가운데 네이버파이낸셜도 도전장을 내밀면서 고객 이탈을 우려하고 있다.ⓒ픽사베이

시중은행들이 온라인 쇼핑몰에 입점한 소상공인에게 급전을 융통해주는 ‘e커머스 금융(온라인 쇼핑몰)’ 시장에 속속 뛰어들고 있는 가운데 네이버파이낸셜도 연내 관련 대출 상품 출시를 예고하면서 속앓이를 하고 있다. 네이버파이낸셜이 전국민 대부분을 가입자로 둔 네이버 플랫폼을 등에 업고 도전장을 내밀면서 고객을 뺏길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일각에서는 네이버가 규제를 피해 금융업에 빠르게 침투하면서 금융 생태계를 교란시키고 있다는 지적이다.


25일 금융권에 따르면 시중은행들은 현재 e커머스 금융 관련 대출 상품을 판매하고 있거나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


e커머스 금융은 온·오프라인 플랫폼 사업자가 해당 플랫폼에 입점한 판매자(셀러)에게 정산해줘야 할 돈을 은행이 먼저 주고 이후 판매자를 대신해서 정산일에 해당 정산금을 플랫폼 사업자로부터 받아 판매자의 대출이 자동으로 상환되는 구조의 상품이다.


은행은 쇼핑몰로부터 대금을 상환 받고 소상공인에게는 수수료 개념의 이자를 받는다.


시중은행 중 가장 먼저 e커머스 금융 시장에 뛰어든 곳은 KB국민은행이다. KB국민은행은 지난 2018년 11월 위메프, 쿠팡, 무신사, 이베이코리아 등과 제휴를 맺고 은행권 최초로 ‘KB셀러론’을 내놨다. 최근에는 카페24와 업무협약을 체결해 관련 상품 출시를 준비 중에 있다.


SC제일은행도 올 1월부터 티몬(TMON)과 업무제휴를 맺고 티몬에서 물품을 판매하는 개인사업자를 위한 공급망금융상품인 ‘데일리론’을 판매 중이다.


신한은행의 경우 이달부터 배달 플랫폼을 사용하는 가맹점주를 대상으로 매출대금을 매출 발행 익일 바로 받을 수 있는 ‘소상공인 퀵 선정산 서비스’를 시작했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서비스 대상 확대 및 대출 상품 출시도 검토 중에 있다”고 말했다.


우리은행 역시 STK와 손잡고 연내 출시를 목표로 11번가 입점 판매자를 위한 관련 대출상품을 개발 중에 있다.


시중은행들이 e커머스 금융 시장에 뛰어든 이유는 안정적인 매출을 내는 온라인 쇼핑몰이 늘어나고 있는 상황에서 이들을 고객으로 확보할 수 있는데다 연 8~12%의 높은 수익률을 올릴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네이버파이낸셜이 연내 네이버쇼핑 스마트스토어 입점 판매자 전용 신용대출을 출시한다고 밝히면서 은행들은 바짝 긴장하는 모습이다. 네이버 플랫폼의 영향력이 큰 만큼 이에 따른 고객 이탈 가능성을 무시할 수 없어서다.


또한 네이버가 우회로 금융업에 침투하면서 전통 금융권의 생태계를 교란시키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네이버파이내셜은 미래에셋캐피탈과 함께 네이버쇼핑과 네이버페이가 보관한 이들의 매출 추정과 반품률, 상퓸 리뷰 등 빅데이터를 분석해 스마트스토어 입점 판매자에게 대출을 내줄 계획이다.


이 대출 서비스는 미래에셋캐피탈이 담당하고 네이버파이낸셜은 대출 심사를 맡는다. 원래 대출 심사는 금융회사가 해야 되지만 금융위원회가 ‘지정대리인’이라는 제도를 만들어 네이버파이낸셜이 미래에셋캐피탈의 지정대리인이 되면서 대출심사가 가능하게 된 것이다.


지정대리인은 금융사가 핀테크 기업에게 예금, 대출 심사 등 금융회사의 본질적 업무를 위탁해 핀테크 기업이 혁신 금융서비스를 시범 운영하는 제도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네이버라는 거대한 플랫폼과 함께 하는 만큼 관련 대출 상품이 출시되면 고객들이 이탈을 하는 등 분명 은행권에 타격이 있긴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다른 시중은행 관계자도 “은행 고유 업무에 네이버가 규제를 피해 금융 자회사를 통해 우회로 침투하고 있다”며 “금융당국이 혁신을 앞세워 시장의 경계가 모호해지고 있는데 향후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나영 기자 (ny4030@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관련기사

댓글 0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