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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화학 물적분할 반사이익...크게 웃는 배터리 테마株


입력 2020.09.23 05:00 수정 2020.09.22 22:01        백서원 기자 (sw100@dailian.co.kr)

LG화학 분사에 화난 개미들 3173억 던져...“2차전지 섹터 성장성은 확인”

납품사 신성델타테크·나라엠앤디·나인테크 상한가 행진...투자 과열 우려도

LG화학이 배터리 부문만 떼어내는 분사 계획을 밝히면서 기존 주주들의 불만이 커진 가운데 대체재로 매수할 수 있는 종목들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LG화학 LG화학이 배터리 부문만 떼어내는 분사 계획을 밝히면서 기존 주주들의 불만이 커진 가운데 대체재로 매수할 수 있는 종목들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LG화학

글로벌 배터리 선두주자인 LG화학이 물적분할 논란에 휩싸이면서 경쟁업체 및 협력사들에 매수세가 몰리고 있어 주목된다. 한국 배터리 3사인 삼성SDI, SK이노베이션 등은 물론 LG화학의 납품업체들이 수혜를 입을 것이란 기대감이 무르익고 있다. 수익성 추구 중심의 삼성SDI와 공격적인 투자 기조를 보이는 SK이노베이션, 높은 성장성이 돋보이는 납품업체들의 경쟁력이 재조명받고 있다는 평가다.


2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삼성SDI는 전장 대비 0.11% 오른 44만650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지난 21일 3% 가깝게 올랐던 SK이노베이션은 이날 4.13% 떨어진 15만1000원으로 마감했다. 시장은 LG화학에서 이탈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두 업체에 흘러들어갈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삼성SDI는 앞서 케미칼 사업부문을 매각한 뒤 배터리 사업에 ‘올인’해왔다는 부분에서, SK이노베이션은 글로벌 주요 2차전지 업체 중 가장 저평가 상태라는 점에서 재조명을 받고 있다.


LG화학이 향후 배터리 사업 기업공개(IPO)를 진행할 경우, 자금 유입을 통해 LG화학의 납품 업체들도 수혜를 볼 것이란 기대감이 형성됐다. 다만 투자 면에선 과열 양상을 보이고 있어 유의해야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신성델타테크의 경우 지난 17일과 18일 이틀 연속 상한가를 기록해 22일부터 단기과열종목으로 지정됐다. 신성델타테크는 2차전지 부품 제조업체로 LG화학의 전기차배터리 공장이 있는 폴란드에서 생산설비를 확대하고 있다. 이날은 장중 7% 가깝게 하락했다가 8.21% 오른 7120원으로 마감하는 등 주가 변동성이 커졌다.


나라엠앤디와 나인테크는 이날 상한가로 마감했다. 나라엠앤디는 최근 4거래일 간 주가가 66% 뛰었고 같은 기간 나인테크도 75.8% 치솟았다. 나라엠앤디는 현재 자회사 나라엠텍과 중국 및 폴란드 법인을 통해 LG화학에 전기자동차용 배터리팩과 관련 부품을 공급하고 있다. 나인테크는 LG화학에 2차전지 대형 라미네이션 및 스태킹 장비를 공급 중이다. 2차전지 활성화장비 생산업체로 LG화학을 주력 고객사로 둔 에이프로 역시 이날 4.76% 상승했다.


21일 5.86% 급락한 채 마감한 LG화학은 이날 1.91% 오른 63만9000원을 기록했다. 미국 전기차 업체 테슬라가 새로운 배터리 기술을 공개하는 ‘테슬라 배터리 데이’ 행사가 임박하면서 주가가 상승 전환한 것이다. 다만 LG화학 주가는 전지(배터리) 사업부문 물적 분할소식이 나온 지난 16일 전과 비교하면 12% 빠진 상태다.


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7일부터 21일까지 개인투자자는 지난 17일부터 21일까지 LG화학을 3173억원 순매도 했다. 같은 기간 개인 순매도 종목 2위다. LG화학은 개인의 대규모 매수 행렬이 최근까지 이어져온 업체다. 개인은 이달 들어 지난 16일까지 LG화학 주식을 6007억원 사들였다. 이 기간 개인 순매수 종목 1위로, 분사에 따른 개인투자자들의 강한 실망감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LG화학은 12월 1일부터 배터리 사업을 전담하는 신설법인 ‘LG에너지솔루션(가칭)’을 공식 출범할 예정이다. LG화학의 ‘알짜’인 배터리를 보고 투자했던 주주들은 분할을 막아달라고 청와대 청원을 올리는 등 사측의 결정에 크게 반발하고 있다. 물적 분할이 인적 분할보다 주주가치를 훼손할 수 있다는 점에서도 우려를 내놓는다. 증권가에선 배터리 분사가 LG화학의 기업가치를 성장시킬 수 있다고 분석하고 있지만 투자심리는 좀처럼 회복되지 않는 분위기다.


다만 LG화학의 향후 반등 가능성과 함께 LG화학 대체재로 매수할 수 있는 종목에 대한 시장의 관심은 높게 유지될 전망이다.


박강호 대신증권 연구원은 “삼성SDI는 경쟁사와 비교해 외형적 성장에 집중하기보다는 수익성 추구를 지속해왔다”며 “전기차(EV향) 2차전지의 흑자전환과 평균공급단가(ASP) 상승 등으로 영업이익률이 확대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SK이노베이션에 대해선 “후발 주자에 속하지만 가장 공격적인 증설 계획을 보유한 업체”라며 “하지만 후발주자에 대한 불신, 소송 관련 노이즈로 글로벌 주요 2차전지 업체 중 가장 저평가 상태”라고 짚었다. 불확실성이 해소될 경우 강한 주가 반등이 나올 수 있다는 평가다.


최근 2차전지 업종 주가가 요동치고 있지만 2차전지 시장의 성장성이 높게 점쳐지고 있는 만큼, 투자 매력은 여전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김현수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2차전지 섹터에 대한 지속적인 비중 확대를 추천한다”며 “배터리 데이를 목전에 두고 LG화학 물적 분할 발표 이후 2차전지 섹터 변동성이 확대되는 모습인데, LG화학 분할의 경우 가파르게 증가하는 수주 잔고 대응을 위한 설비투자 자금 조달 목적이란 점에서 2차전지 섹터의 성장성을 확인할 수 있는 의사 결정”이라고 판단했다.

백서원 기자 (sw10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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