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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담대 ‘6.17대책’에도 6조원 폭증…규제 약발 안먹혔다


입력 2020.09.22 05:00 수정 2020.09.21 17:32        이나영 기자 (ny4030@dailian.co.kr)

5대 은행 8월 잔액 456조9836억원…5월 대비 1.41%↑

전세 이어 신용대출까지 급증세…“규제 부작용 공포”

정부의 부동산 대책에도 5대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주담대) 잔액은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 5대 시중은행 주담대 잔액 추이.ⓒ데일리안 이나영 기자 정부의 부동산 대책에도 5대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주담대) 잔액은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 5대 시중은행 주담대 잔액 추이.ⓒ데일리안 이나영 기자

정부가 부동산 시장 안정을 위해 은행 대출 규제를 강화한 6.17 부동산 대책을 내놨지만 국내 주요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주담대)은 여전히 빠르게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5대 시중은행에서 대출 규제가 시작된 지난 6월 이후 석달 간 6조원 넘게 불어났다. 부동산 대책 부작용으로 집값이 급등하며 주담대 규모도 고공행진하면서 규제가 무색하다는 지적이다.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우리·하나·NH농협은행 등 5대 시중은행의 8월 주담대 잔액은 456조9836억원으로 지난 5월(450조6097억원) 대비 6조3739억원(1.41%) 증가했다. 6.17 부동산 대책 규제가 시작된 6월부터 8월까지 석 달 동안 6조원 넘게 불어난 것이다.


1년 전(9조6740억원)과 비교하면 증가액이 소폭 둔화됐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이번달 1~18일까지는 9000억원 가량 늘었다. 일별 주담대 잔액이 공개되지 않는 KB국민은행과 NH농협은행의 경우 전월 수준을 유지했다고 가정한 것으로 실제로는 이보다 더 많이 늘어났을 것으로 추정된다.


규제에도 대출잔액이 늘어난 것은 결국 집값이 오른 영향으로 풀이된다. 집값이 크게 올라 대출을 받을 수밖에 없는 경우가 늘었다는 얘기다. 실제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올해 들어 전국 집값은 35주째 상승했다. 2017년 12월 첫 주 집값을 100으로 환산한 아파트 매매가격지수로 봤을 때 올해 1월 첫 주는 98.1에 머물렀으나 8월 5주 101.85까지 확대됐다.


앞서 정부는 경기와 인천 대부분의 지역을 조정대상지역으로 묶고 규제지역 내 주담대 및 보금자리론 실거주 요건과 전세자금대출보증 제한 등을 강화하는 6.17부동산 대책을 발표한 바 있다.


무주택자가 전 규제지역 내 주택 구입을 위해 주담대를 받는 경우 주택가격과 관계없이 6개월 내 전입 의무가 부과됐다. 1주택자 역시 전 규제지역 내 주택 구입을 위해 주담대를 받는 경우 6개월 내 기존주택 처분 및 신규주택 전입 의무를 부과되고 있다.


또한 법인을 활용한 투기수요가 발행하는 것을 차단하기 위해 주택매매·임대사업자 대출 규제도 강화했다. 기존에는 규제지역 내 주택매매 임대 사업자 주담대는 주택담보대출비율(LTV) 20%~50%, 비규제지역 내에서는 LTV 규제가 없었지만 이제는 모든 지역 주택 매매 임대 사업자에 대해 주담대가 금지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오히려 집값·전셋값 급등세가 이어지면서 주담대(전세대출 포함) 뿐만 아니라 신용대출까지 고공행진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정부의 부동산 대책이 전혀 약발이 안먹혔다는 지적이다.


실제 5대 시중은행의 지난달 말 전세자금대출 잔액은 78조1983억원으로 7월 말(76조7736억원)보다 1조4247억원 늘었고 신용대출 역시 120조1992억원에서 124조2747억원으로 4조755억원 증가했다.


시중은행들은 주담대 가산금리를 조정하거나 우대금리 폭을 낮추며 대출 속도조절에 나선 모습이다.


5대 시중은행의 신규취급액 기준 코픽스 연계 변동금리형 주택대출 금리는 지난 달에 비해 올랐다.


이날 기준 신한은행의 신규취급액 기준과 신잔액 기준 주택대출 금리는 모두 2.67~3.89%인데 지난달 19일(연 2.31~3.56%)보다 금리대가 0.33%포인트 높아졌다.


하나은행은 신규취급액 기준 금리가 지난달 19일 연 2.48~3.78%였는데 이날 금리는 2.654~4.045%다. 상단과 하단이 각각 0.174%포인트, 0.265%포인트씩 올라갔다.


KB국민은행(2.62~3.82%)도 이 기간 최저·최고금리가 0.39%포인트, 0.09%포인트 올랐다. NH농협은행(2.23~3.64%) 역시 최저금리가 0.19%포인트 높아졌다. 우리은행의 경우 연 2.28~3.88%로 최저·최고금리가 0.02%포인트씩 낮아졌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정부의 각종 규제로 집값, 전셋값이 상승하는 부작용이 나타나면서 관련 대출 규모도 커졌다”며 “다만 최근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추석 연휴 등의 영향으로 매매 시장 움직임이 주춤해지면서 대출 수요도 줄어든 추세”라고 말했다.

이나영 기자 (ny403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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