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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제만 잔뜩 떠안은 연임…이동걸의 '무거운 어깨'


입력 2020.09.12 06:00 수정 2020.09.12 06:22        이충재 기자 (cj5128@empal.com)

연임 첫일성 "둔한 말도 천리간다"…혁신성장·구조조정·조직변화 강조

아시아나 매각 무산에 '경영정상화 의지' 2조4000억원 기안기금 투입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이 7월 7일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호텔에서 열린 '제9회 정보보호의 날 기념 금융회사 최고경영자 초청 세미나'에 참석해 자리하고 있다.ⓒ데일리안 류영주 기자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이 7월 7일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호텔에서 열린 '제9회 정보보호의 날 기념 금융회사 최고경영자 초청 세미나'에 참석해 자리하고 있다.ⓒ데일리안 류영주 기자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이 연임을 확정하면서 최대 이슈인 아시아나항공 매각 무산에 따른 '플랜B'를 가동해야 하는 등 무거운 과제를 다시 떠안게 됐다.


금융권에선 이 회장의 연임을 본인의 의지와 관계없이 인사권자의 요구에 의한 '강제연임'으로 보고 있다.


당장 코로나19 재확산 사태에 대응하기 위한 유동성 지원과 뉴딜펀드 조성의 선봉에 서야하는 등 이 회장 눈앞에 놓인 과제만 산더미다. 두산중공업, 쌍용자동차, 대우조선해양 등 풀지 못한 기업 구조조정 업무도 쌓여있다.


1994년 이후 처음으로 연임한 산은 회장이 됐지만, '연임 성공'이라는 표현이 어색하게 들릴 정도다. 산은 수장의 연임은 이형구 총재(25‧26대) 이후 26년 만이다.


당초 금융권에선 이 회장의 임기 종료가 임박해 오는데도 후임자에 대한 하마평조차 돌지 않아 연임할 것이란 관측이 많았다. 키워드는 '업무 연속성'이었다. 업무의 연속성이 어느 때보다 중요해진 상황이 빚어낸 자연스러운 연임이라는 것이다.


산은도 이 회장의 연임 관련 자료를 통해 "그동안 추진해 온 정책금융 업무의 연속성을 유지하면서 강한 추동력도 확보할 수 있게 됐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차마 "연임 성공"이라 말하지 못하는 연임…아시아나 '플랜B'부터


연임이 확정된 이 회장은 11일 산은 임직원에게 보낸 편지에서 "노마십가(駑馬十駕)의 겸손한 마음으로 대한민국 미래산업 건설을 위해 한 걸음 더 나아가자"고 했다. 노마십가는 '둔한 말도 열흘 동안 수레를 끌면 천리마를 따라간다'는 뜻이다.


이 회장은 산은의 역할에 대해서도 "코로나19 등 위기에 흔들리지 말고 앞으로도 혁신성장, 구조조정, 조직 변화와 혁신 등 세 개의 축을 기반으로 정책금융의 균형을 유지하면서 미래를 향해 나아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이 회장은 주채권은행 수장으로서 아시아나항공 매각 무산에 따른 '플랜B' 가동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산은은 플랜B의 핵심인 2조4000억원 규모의 기간산업안정기금(기안기금)을 아시아나항공에 수혈해 경영정상화 조치를 취한 뒤 재매각 등 다음 스탭을 모색한다는 구상이다.


산은은 이날 기안기금 운용심의회를 열어 아시아나항공에 2조4000억원을 지원하기로 확정하고 80%(1조9200억원)는 운영자금 대출, 20%(4800억원)는 영구전환사채 인수 방식으로 공급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두산중공업 경영 정상화와 대우조선해양, KDB생명 등의 매각 작업, 쌍용자동차 문제 역시 이 회장이 해결해야할 핵심 과제다. 기안기금, 회사채·기업어음(CP) 매입 기구(SPV) 등을 통한 기업 지원에 대한 산은의 역할도 무거워진 상황이다.


여기에 정부가 부동산 정책 실패에 따른 민심이반을 만회하기 위해 야심차게 띄운 '정책형 뉴딜펀드'도 시장에 안착시켜야 하는 중책을 떠안았다. 금융권 관계자는 "이 회장의 연임을 '연임성공'이라고 하지 않는 것은, 산적한 과제 탓이 크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이충재 기자 (cjle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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