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페이스북
X
카카오톡
주소복사

공정경제 3법 속도...지배구조 개편주 뜬다


입력 2020.09.14 05:00 수정 2020.09.11 15:49        백서원 기자 (sw100@dailian.co.kr)

입법화 바람에 지배구조 개편 관심...대림산업 6%↓ 삼성물산 4%↑

“대림 변화의 시작, 11월 주총 주목...SK·현대모비스도 수혜 가능성”

현 정부의 규제환경 변화가 기업들의 지주회사 전환을 앞당기면서 기업 지배구조 개편주가 주목받고 있다. 사진은 최근 분할을 결정한 대림산업 사옥 전경 ⓒ대림산업 현 정부의 규제환경 변화가 기업들의 지주회사 전환을 앞당기면서 기업 지배구조 개편주가 주목받고 있다. 사진은 최근 분할을 결정한 대림산업 사옥 전경 ⓒ대림산업

21대 첫 정기국회에서 지배구조 관련 입법이 쟁점으로 떠오르면서 기업 지배구조 개편주가 관심을 받고 있다. 규제환경 변화가 기업들의 지주회사 전환 시기를 앞당길 것이란 전망에서다. 증권가는 대림산업에 대해선 중장기적 관점을, 삼성물산에 대해선 선제적인 대응에 나서는 것이 유리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SK그룹과 현대차그룹 역시 지배구조 개편 가능성을 주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1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1일 삼성물산은 유가증권시장에서 전장 대비 4500원(4.15%) 오른 11만300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9월 정기국회가 시작된 가운데 삼성의 지분 구조에 큰 변화를 끌어낼 ‘삼성생명법’으로 불리는 보험업법 개정안과 ‘공정경제 3법(공정거래법·상법·금융그룹감독법)’의 입법화가 본격적으로 추진되고 있는 영향이다. 이는 향후 삼성물산 위주의 지배구조 재편이 이뤄질 것이란 전망으로 이어지고 있다.


반면 대림산업은 전장 대비 5600원(-6.03%) 내린 8만7200원으로 마감했다. 대림산업은 지난 10일 이사회를 열고 지주회사와 2개의 사업회사로 분할하는 방안을 의결했다고 밝혔다. 그동안 시장에선 현 정부의 공정경제 3법과 세법 개정 등에 따라 대림산업의 지주사 전환을 예상해왔다. 그러나 새로운 이슈나 주주환원정책 발표가 나오지 않으면서 실망감이 주가에 반영됐다.


증권가는 복합기업으로서의 저평가 요인이 해소된 점은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신주 증가에 따른 지분 희석 우려와 주주환원책 부재에 대한 아쉬움이 남아있다고 지적했다.


조윤호 DB금융투자 연구원은 “회사는 전반적인 배당정책 등 주주환원정책에 대해 특별한 변동사항을 발표하지 않았다”며 “기업분할로 사업부별 재무구조와 실적이 명확해지면서 할인률이 해소될 수 있다는 점 외에 주주가치가 상승할 수 있는 점을 특정하기 어려워 보인다”고 밝혔다. 백광제 교보증권 연구원은 “분할 이후 디엘이앤씨 지분 취득 과정에서 진행될 현물출자 유상증자 과정에서 신주 증가 효과에 따른 주당순이익과 주당배당금 하락 효과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다만 이번 분할 결정이 변화의 시작이라는 점에서 향후 흐름을 지켜봐야한다는 의견도 잇따른다. 박형렬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극단적으로 낮은 저평가 국면이 오랜 기간 지속된 대림산업을 바라보는 입장에서 가장 중요한 점은 분할 이벤트가 변화의 종료가 아니라 시작이라는 점”이라며 “가장 큰 관건은 오는 11월 예정된 주주총회에서의 분할 안건 승인이며 이 과정에서 주주가치 제고 관련 정책, 분할 이후 장기적인 성장 비전 등이 거론될 것”이라고 짚었다.


삼성물산도 지주사 전환 이슈로 지난달 이후 주가 변동성이 커진 상태다. 보험업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하면 삼성생명은 20조원어치가 넘는 삼성전자 주식을 팔아야 한다. 이는 지배구조 정점에 있는 삼성물산이 삼성전자 지분을 취득해 배당 확대와 지주사 전환 등에 나설 수 있다는 기대감을 키웠다. 증권가에선 주가가 큰 폭 상승한 이후 대응하긴 부담스럽다는 측면에서 지금이 매수 시점이라는 의견도 내놓는다.


김한이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배구조 재편 여부나 발표시점은 예측할 수 없지만 지배구조 재편은 쉽사리 변동이 어려운 대형주 기업가치에 대대적 변화를 가져온다는 점에서 매력적인 주가 동인”이라며 “법안 통과에는 절차가 필요하고 거버넌스 이슈도 지켜봐야 하겠지만 향후 관심이 고조될 여지가 존재한다”고 진단했다. 그는 과거와 비교해 지배구조 재편 기대가 주가에 반영되는 기간이 짧아진데다 공매도 금지 조치도 지속되고 있다는 점에서 미리 대응에 나설 것을 추천했다.


SK그룹과 현대차그룹 역시 사업 강화와 경영권 승계 관점에서 지배구조 개편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공정거래법상 지주회사 SK의 손자회사인 SK하이닉스가 국내 업체를 인수·합병(M&A)하기 위해선 지분 100%를 취득해야 해 새로운 투자를 진행하기 어렵다는 단점이 있다. 이로 인해 SK텔레콤의 인적분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SK하이닉스 지분을 보유한 투자회사를 분할해 지주회사인 SK와 합병하는 방식이다.


이상헌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SK하이닉스가 SK의 손자에서 자회사로 올라서게 될 뿐만 SK주주들의 희석율이 최소화 될 수 있을 것”이라며 “또 SK하이닉스 배당수익 증가로 SK가 배당을 확대할 수 있는 가능성이 높아져 SK의 최대 수혜가 예상된다”고 밝혔다.


현대차그룹은 정의선 부회장이 현대차그룹 지배권의 근간이 되는 현대모비스, 현대차, 기아차 등에 대한 지분을 충분히 가지고 있지 않다는 점에서 지배구조 개편 가능성이 끊임없이 거론되고 있다. 이 연구원은 “현대차그룹의 지배구조 개편 시나리오는 현대모비스가 현대차그룹의 최상위 지배회사가 되는 과정이며, 이는 현대모비스의 성장비전이 명확해야 한다는 점에서 현대차그룹 지배구조 개편의 최대 수혜주는 현대모비스가 될 것”이라고 판단했다.

백서원 기자 (sw100@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댓글 0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