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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모바일 신용대출 올해만 5조원↑…건전성 경고등


입력 2020.09.14 06:00 수정 2020.09.11 15:59        이나영 기자 (ny4030@dailian.co.kr)

4개 은행 8월 잔액 7조9046억원…6월에만 약 1조원 급증

편리함과 초저금리·코로나19 여파…패닉바잉·빚투도 한 몫

국내 주요 시중은행의 모바일 신용대출이 올해(1~8월)에만 5조원 가까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4곳 시중은행 모바일 신용대출 잔액 추이.ⓒ데일리안 이나영 기자 국내 주요 시중은행의 모바일 신용대출이 올해(1~8월)에만 5조원 가까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4곳 시중은행 모바일 신용대출 잔액 추이.ⓒ데일리안 이나영 기자

국내 주요 시중은행의 모바일 신용대출이 올해(1~8월)에만 5조원 가까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초저금리 기조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비대면 금융시장의 주요 소비층인 2030세대가 모바일 신용대출로 몰리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일각에서는 상대적으로 대출 문턱이 낮은 모바일 신용대출이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경기침체 등의 영향으로 부실화되면서 은행의 건전성을 헤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우리·하나·NH농협은행 등 4개 시중은행의 지난달 모바일 신용대출 잔액은 7조9046억원인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작년 말(2조9140억원) 대비 4조9906억원(171.2%) 급증한 규모다. 모바일 신용대출 수치 공개를 꺼려한 신한은행까지 더해지면 규모는 더욱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들 은행의 모바일 신용대출은 올 들어 매월 늘어나고 있다. 특히 지난 3월에는 전월 대비 8931억원 늘었고 6월엔 9888억원 불어났다.


이처럼 은행들의 모바일 신용대출이 급증한 이유는 빠르고 편리하기 때문이다.


모바일 신용대출은 스크래핑 기술을 활용해 재직 여부와 추정 소득을 자동으로 확인하고 한도와 금리를 산출하기 때문에 각종 서류를 발급해 은행 영업점에 찾아가야 하는 불편을 감수하지 않아도 된다.


또한 지점을 방문해야만 얹어주던 우대금리도 모바일 앱에서 동일하게 제공 받을 수 있고 온프라인 대출과 한도 역시 별 차이 없다.


대출 금리와 한도 조회부터 실행까지 3분 안에 가능해 ‘컵라면 대출’이라는 별명까지 생길 정도다.


아울러 코로나19 사태로 비대면 거래가 확산된 점도 영향을 줬다.


시중은행들은 온라인·비대면 거래 확산 추세에 맞춰 모바일 신용대출 상품 경쟁력을 강화해왔다. 특히 작년 12월 오픈뱅킹 서비스가 시행되면서 모바일 시장 경쟁을 부추겼다. 당시 은행들은 모바일로 대출 한도만 조회해도 경품을 줄거나 신규대출 시 우대금리를 챙겨주며 고객 확보에 열을 올렸다.


여기에다 코로나19 사태로 어려워진 사람들의 생활자금 수요가 늘어난데다 부동산시장에서 ‘패닉바잉(공황구매)’, 주식시장에서 ‘빚투(빚내서 투자)’ 열풍이 거세게 일어난 점도 모바일 신용대출 증가세를 견인했다.


일각에서는 무분별한 대출로 연체율이 확대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실제 소액 신용대출 상품의 연체율은 평균 2~3% 수준으로 전체 대출 연체율(0.36%) 비해 높은 편이다.


금융당국이 은행권 신용대출 폭증에 대해 연일 경고장을 날리고 있는 만큼 은행들은 대출 금리를 올리고 한도를 낮추거나 대출 심사를 강화하며 속도조절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손병두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은 지난 8일 금융리스크 점검반 영상회의에서 “최근 큰 폭으로 증가한 가계 신용대출이 경제의 리스크 요인이 되지 않도록 선제적으로 관리를 하겠다”며 “신용대출 증가가 은행권의 대출실적 경쟁에 기인했는지도 살펴보겠다”고 밝힌 바 있다.


지난달 19일에도 손 부위원장은 “과도한 신용대출이 주택시장 불안으로 연결되지 않게 DSR 준수 등 관련 규정을 철저히 지켜달라”며 “금융당국도 점검을 철지하고 신용, 전세대출 등을 중심으로 가계부채 전반에 대해 중점 모니터링을 할 것”이라고 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모바일 신용대출은 금융거래 내역이 부족한 사회 초년생들이나 주부 등이 주로 사용하다 보니 일반 대출에 비해 연체율이 높은 건 사실이지만 100만원 이하 소액 비중이 높기 때문에 은행 건전성이 악화될 정도까지는 아니다”고 말했다.

이나영 기자 (ny403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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