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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방송 뷰] '식스센스'에서 '런닝맨'·'환불원정대'가 보인다


입력 2020.09.08 13:30 수정 2020.09.08 13:29        류지윤 기자 (yoozi44@dailian.co.kr)

ⓒtvN ⓒtvN

유재석이 오나라, 제시, 전소민, 미주와 함께 tvN 새 예능 '식스센스'의 닻을 올렸다. '국민 MC' 타이틀을 가지고 있는 유재석과 SBS '런닝맨', '미추리'에서 함께한 정철민 PD가 다시 의기투합한 만큼 기대와 화제성을 갖추고 출발했다.


이색적인 주제의 장소나 인물을 찾아다니며 '진짜 속에서 가짜를 찾아낸다'는 포맷은 지난 1999년부터 2008년까지 방송된 SBS '진실게임', 2016년 방송한 MBN '상상초월쇼 진짜 가짜'와 유사한 면이 있었지만 2020년 버전으로 새롭게 단장해 재미를 안겼다.


멤버들과 시청자들을 속이기 위해 30년 이상 사람이 살지 않은 폐가를 3주에 걸쳐 공사해 식당으로 만들고, 소품과 벽의 곰팡이 마저 연출한 제작진의 노력이 돋보이기도 했다.


그러나 유재석을 중심으로 한 제작진과 멤버들의 구성은 온갖 프로그램의 잔상들이 튀어나오게 만들었다. 이미 어느 정도 정립된 캐릭터들이기 때문에 어쩔 수 없다는 측면도 있지만, 이를 '새롭게' 변주하지 못해 '식상함'으로 다가온 것은 '기대와 화제성'을 어느 정도 상쇄시켜 버렸다.


무엇보다 가장 눈에 띄며 아쉬운 부분은 유재석과 제시, 전소민과의 관계성이 시청자들에게는 자주 보여진 그림이라는 점이다. 현재 유재석은 SBS '런닝맨'에서 전소민, MBC '놀면 뭐하니?' 환불원정대 프로젝트에서 제시와 함께 호흡을 맞추고 있다.


전소민은 첫 등장부터 엉뚱한 '런닝맨' 속 캐릭터를 고수했다. 기다리는 유재석을 향해 "나 쉬마려워"라면서 바로 화장실로 튀어갔고 유재석은 익숙하다는 듯이 눈치를 보며 웃어 넘겼다. 또 '런닝맨'에서 추격전을 하며 서로가 서로를 의심했던 모습이, '식스센스'에서 가짜를 찾아내며 주변을 의심하고 추론하는 과정과 겹쳐보였다.


제시 역시 어디로 튈지 모르는 모습으로 시청자들과 만났다. 제시는 모임 시간에 늦자 "식은땀이 났다"고 변명하면서도 막내 미주가 도착하지 않았다는 말에 "어디 막내가 늦냐"며 태세 전환을 하고, 가장 이성교제를 많이 했을 것 같다는 이구동성 멤버 지목에 "나 다섯 명 밖에 안사귀었다"고 발끈하며 해명했다. 또 성형수술 부위를 묻는 질문에 서스럼없이 자신의 가슴을 만지며 대답해 유재석을 당황케 했다.


전체적으로도 거침없이 자기주장을 쏟아내는 일명 '센 언니' 콘셉트의 멤버 네 명과 그들의 말과 행동에 당황하며 정리하는 청일점 유재석의 모습도 '환불원정대' 이효리, 엄정화, 제시, 화사의 케미스트리와 그다지 다르지 않다.


유재석은 쩔쩔매는 듯 보이면서도 각자 개성이 강한 멤버들을 어루고 달래며 진행해 나갔고 유재석이 자제시킬 수록, 그들은 더 럭비공처럼 튀어오르길 반복했다. 첫 예능에 도전한 오나라와 러블리즈 미주의 쓰임을 다르게 할 수 있었지만, '센 언니' 범주 안에 넣어두고 다른 가능성을 닫아둔 지점도 아쉬움으로 남는다.


캐릭터 플레이가 중요한 예능에서 타 프로그램에 출연 중인 연예인들을 중복 기용을 결정했다면 그 안에서 차별점을 찾아내야 한다. 다른 예능에서 쌓아온 관계성의 친근감을 큰 노력 없이 취해 강점으로 삼으려면, 정체성에 관한 고민의 흔적을 엿볼 수 있어야 한다. '식스센스'만의 독보적인 그림을 만들어내는 것이 남은 7회 동안 출연진과 제작진이 고민해야 할 숙제로 남겨졌다.

류지윤 기자 (yoozi44@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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