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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인 U턴에도 지지부진한 금융株…솟아날 구멍 없나


입력 2020.08.31 05:00 수정 2020.08.28 16:28        김민석 기자 (kms101@dailian.co.kr)

이달 외국인 KB금융·신한지주 등 금융주 2037억원 순매수…반등장 소외 여전

2차 팬데믹에 업종지수 회복 묘연…NIM·수수료 하락 등 상승모멘텀 가물가물

외국인이 이달 들어 금융업종 주식을 2037억원 순매수했지만, 금융주가는 지지부진한 흐름을 나타내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코로나19 2차 팬데믹 우려로 금융업황의 추가 악화가 예견된 만큼 주가 반등은 어려울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데일리안 외국인이 이달 들어 금융업종 주식을 2037억원 순매수했지만, 금융주가는 지지부진한 흐름을 나타내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코로나19 2차 팬데믹 우려로 금융업황의 추가 악화가 예견된 만큼 주가 반등은 어려울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데일리안

이번 달 금융주에 외국인 자금이 대거 유입됐지만 주가는 지지부진한 흐름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 우려로 금리가 떨어지면서 하방압력에 시달렸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올해 남은 기간 동안에도 금융업황 악화가 지속될 것으로 예측되는 만큼 주가 반등이 어려울 것이라고 진단했다.


3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28일 금융업종지수는 전일 대비 4.37포인트(1.27%) 상승한 349.41으로 마감했다. 지난 26~27일 2거래일 연속 하락한 이후 코스피 상승세에 연동해 소폭 오른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금융업종지수는 연초 401.32에서 지속 하락한 뒤 350선 회복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 같은 금융주의 약세는 외국인의 대량매수세를 고려하면 의외다. 이번 달 3일부터 27일까지 18거래일 동안 외국인은 2037억원 규모로 금융업 주식을 순매수했다. 종목별로는 KB금융(1498억5900만원)을 가장 많이 사들였고, 신한지주(156억7300만원), 우리금융(27억5800만원)이 뒤를 이었다. 유일하게 하나금융만 346억8700만원어치 순매도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금융주가는 정체된 상황이다. 신한지주는 지난 27일 3만원으로 마감했다. 이번 달 3일의 2만9900원 대비 100원 오른 가격이다, 같은 기간 KB금융 주가도 3만5250원에서 3만6950원으로 변동폭이 크지 않았다. 우리금융 역시 8390원에서 8610원으로 소폭 오르는 데 그쳤다. 하나금융은 외려 2만9550원에서 2만8700원으로 소폭 하락하기도 했다.


구경회 SK증권 연구원은 "외국인의 금융업 매수세가 순환매로 보이는 만큼 그 한계가 뚜렷해 주가가 레벨업 하지 못한 것으로 풀이된다"며 "해외 은행주가 약세를 나타내는데 국내 은행주만 강세로 돌아서기엔 상승 동력이 부족한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주요 약세 요인으로는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금리 하락이 꼽힌다. 코로나19 2차 유행 가능성이 커지면서 금융주 주가에 큰 영향을 미치는 금리가 하락 압력에 시달린 것이다. 실제로 안정세를 보이던 기준금리와 채권 수익률은 코로나19 2차 확산 우려에 따라 약세로 전환했다.


실제로 금융주는 코로나19 재확산 우려가 확산된 지난 14일 이후에 낙폭을 키웠다. KB금융은 지난 14일 3만9800원으로 마감한 이후 20일까지 4거래일 연속 하락해 3만6450원까지 떨어졌다. 신한지주도 14일부터 4거래일 연속 하락세를 기록했고, 우리금융 주가도 이 기간 동안 상승하지 못하면서 8500원 아래로 내려갔다.


최정욱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코로나19 2차 팬데믹 우려가 커지면서 국내 은행주 상승을 촉발했던 미국 10년물 국채수익률이 지난 24일 기준 0.71%에서 0.64%로 하락 전환하는 등 글로벌 금리 모멘텀이 약화된 부분이 주가에 악재로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데일리안 ⓒ데일리안

아울러 정부가 코로나19 재확산에 맞춰 중소기업·소상공인 대출 원금 만기 연장과 이자 상환 유예 조치를 6개월 연장한 부분도 악영향을 미쳤다. 이미 금융사들은 1차 이자 상환 유예 정책으로 1075억원의 이자이익을 거두지 못했다. 또 이자를 받지 못하면 부실채권 여부를 판단하기가 어려워 자산건전성 측면에서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더 큰 문제는 올해 남은 기간 동안 금융주의 상승 모멘텀이 없다는 사실이다. 우선 지속된 저금리기조로 은행의 주 수익원인 순이자마진(NIM) 추가 하락 우려가 커지고 있다. 실제로 KB국민·신한·우리·하나 등 4대 은행의 올 상반기 평균 NIM은 1.4%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 1.6%보다 0.2%포인트 감소한 규모다. 3분기에는 2~3BP 더 떨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어 라임자산운용 사모펀드 전액 배상결정도 주가에 부담되는 요소다. 우리은행(650억원)과 하나은행(364억원)은 지난 27일 임시 이사회를 열고 라임 플루토 TF-1호 무역금융펀드 판매액을 전액 배상하라는 금융감독원 분쟁조정위원회의 권고안을 수용했다. 증권가에서는 이 같은 결정이 향후 은행의 펀드판매를 위축시켜 수익성 악화로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조보람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펀드 등 판매수수료의 금융지주사 순영업수익 비중은 올해 상반기에 이미 6%까지 축소됐다"며 "이자 수익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줄어드는 데다 이번 투자금 전액 반환 결정으로 펀드 판매의 추가 위축이 우려되는 만큼 단기간 내에 의미 있는 주가 개선세를 기대하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민석 기자 (kms10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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