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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 할수도 없고”…유통업계, 유튜브 광고 ‘양날의 검’


입력 2020.08.12 06:00 수정 2020.08.11 20:47        임유정 기자 (irene@dailian.co.kr)

유튜브·SNS 영향력 커지며 스타·인플루언서 적극 활용

소비자, 유료광고 표기 안한 ‘괘씸죄’…“불매운동까지 이어져”

유통업계, 리스크 크지만 효과도 커…"광고 수단 이용 계속될 듯"

가수 강민경은 자신이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에서 협찬받은 제품을 평소 사용하는 일상복으로 소개해 뭇매를 맞았다.ⓒ유튜브 캡처 가수 강민경은 자신이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에서 협찬받은 제품을 평소 사용하는 일상복으로 소개해 뭇매를 맞았다.ⓒ유튜브 캡처

최근 유튜브 광고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확산되면서 이를 잘 활용해 온 유통업계가 난감한 표정을 짓고 있다. 일부 유명 유튜버들이 협찬 광고 영상을 광고가 아닌 것처럼 방영한 사실이 알려지면서부터다.


지난 11일 청와대 국민청원 누리집에는 ‘인플루언서(온라인에서 영향력 있는 사람)들의 뒷광고 관련 법 제정 및 그에 따른 강력 처벌을 바랍니다’라는 제목의 청원글이 올라왔다.


뒷광고란 유명인들이 업체로부터 지원·협찬을 받아 특정 제품을 홍보해놓고, 시청자에게는 광고라는 사실을 밝히지 않은 경우를 말한다.


그간 유튜브 채널은 유통업계 홍보의 주요 창구로 자리매김 해왔다. 유튜버들은 대중적 관심과 인기가 높아 그들이 먹고, 들고, 입는 모든 것이 화제가 된다는 점을 활용한 것이다.


특히 유튜버들은 광고 횟수 등에 대한 제한이 없어 수익 창출이 수월하고, 기업 입장에선 TV광고 등 다른 광고 대비 비용이 저렴한 반면 효과는 뛰어나 이를 적극 활용하는 추세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단순히 TV광고와 유튜브 광고의 비용 차이는 최소 3~4배 가량 차이가 난다”며 “비용 절감뿐 아니라 유튜브 광고는 타깃 설정이 가능한 데다, 즉각적 반응까지 확인할 수 있다는 장점이 크고, 온라인 구매 사이트 주소를 같이 알릴 수 있어 구매를 유도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스타일리스트 한혜인이 자신의 유튜브 채널을 통해 "내 돈 주고 내가 샀다"며 제품을 홍보하고 있다. ⓒ유튜브 캡처 스타일리스트 한혜인이 자신의 유튜브 채널을 통해 "내 돈 주고 내가 샀다"며 제품을 홍보하고 있다. ⓒ유튜브 캡처

하지만 최근 유튜브 뒷광고 사실이 알려지면서 ‘소비자 기만’이라는 부정적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 일부 소비자들을 중심으로 "광고에 속았다"며 비판 수위를 높이는 모양새다.


지난달 한혜연·강민경 등 유명 연예인은 “내 돈 주고 샀다”며 특정 제품을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서 홍보해 왔으나 대부분 유튜브 PPL이었던 것으로 알려져 비난을 받았다.


이들은 다양한 패션 아이템을 소개하며 “돈 엄청 썼다”고 수시로 말했고, 유명 스타일리스트가 직접 돈 주고 구매할 정도로 품질과 디자인이 뛰어난 제품이라는 믿음으로 사람들은 지갑을 열었다.


연예인뿐 아니라 최근에는 유명 유튜버들 사이에서도 뒷광고가 관행처럼 이뤄져온 사실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실제 구독자 100만명이 훌쩍 넘는 유튜버 보겸, 양팡, 엠브로, 햄지, 문복희 등은 줄줄이 뒷광고 관련 사과문을 올렸다.


유튜버 보겸이 뒷광고 논란으로 사과를 하고 있다.ⓒ유튜브 캡처 유튜버 보겸이 뒷광고 논란으로 사과를 하고 있다.ⓒ유튜브 캡처

문제는 이같은 논란의 불똥이 해당 기업으로까지 옮겨 붙으면서 유통업계도 타격을 피할 수 없게 됐다는 점이다. 주요 홍보 창구로 여겨져 왔던 유튜브가 아이러니 하게도 브랜드 신뢰도 하락은 물론 불매로까지 이어지는 악순환의 핵심고리 역할을 한 셈이다.


지난 3월 유튜버 양팡에게 뒷광고를 제공한 한 스포츠 브랜드는 소비자들 사이에서 불매운동 대상에 올랐고, 다수 유튜버에게 뒷광고를 제공한 치킨 프랜차이즈 브랜드 역시 비난의 대상이 되기도 했다.


그럼에도 향후 유튜브 광고는 지속 이어질 것이라는 게 업계 관계자의 관측이다. TV로 광고를 한 번 쏘는 것 보다 유튜브를 통해 제품을 한 번 언급하거나 먹방을 한 번하는 것이 제품을 알리는 데 더욱 효과적이라는 점 때문이다.


익명을 요구한 패션업계 관계자는 “명품, 패션, 뷰티 쪽에서는 연예인 협찬이나 온라인 광고 등이 메인이 되는 마케팅 활동”이라면서 “관련 제품의 타깃 층을 고려했을때 비용 대비 광고 효과가 가장 잘 나오는 채널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유튜버의 경우에도 평소 소비자가 팔로우하던 사람의 경우 높은 신뢰도를 형성하는데 이런 사람이 자연스럽게 제품을 소개하고 노출하면 구매로 까지 이어질 확률이 높다”고 부연했다.


식품업계 관계자도 “유튜브를 통해 특정 식품을 홍보하려는 움직임은 이미 업계에 자리잡은 지 오래”라며 “특히 먹방 콘텐츠의 경우 국내 뿐만 아니라 해외로 팔려나가는 ‘신(新)한류’의 활로를 열어 주기도 해 대표적인 마케팅 전략으로 활용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 유튜브 광고가 논란이 되고 있는 것은 알지만 장점이 큰 만큼 이를 안 할 수도 없는 노릇”이라며 “적절한 수위와 함께 광고 표기를 할 수 있도록 더욱 주의를 기울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임유정 기자 (iren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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