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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차 추경까지 밀어붙이던 정부와 여당…4차 추경 눈치보기

  • [데일리안] 입력 2020.08.10 11:19
  • 수정 2020.08.10 11:19
  • 배군득 기자 (lob13@dailian.co.kr)

민주당 4차 추경에 신중론…야당이 추경카드 제안

기재부 내년 예산편성에 ‘과부하’…재정건전성도 문제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데일리안 류영주 기자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데일리안 류영주 기자

정부와 여당이 역대급 장마로 인한 재난지원금 구성에 소극적인 태도로 일관하고 있다. 이미 3차 추가경정예산(추경)까지 단행한 상황에서 더 이상 국비를 지출하는 것이 부담스러운 것 아니냐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기획재정부 역시 4차 추경에는 묵묵부답이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도 이번 집중호우 피해에 추경보다 ‘예비비’를 우선적으로 쓰겠다는 입장을 재차 강조하고 있다.


홍 부총리는 지난 9일 집중호우 피해 긴급점검회의에서 “응급 복구 및 구호 관련 소요는 각 부처 재난대책비, 이·전용 등 기존계산을 우선 활용해 적지 지원하라”며 “필요시 예비비 등을 통한 추가 지원방안을 검토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정부, 내년 예산편성 코 앞인데…4차 추경 복잡한 셈법


정부가 4차 추경에 이렇다 할 반응을 보이지 않는 배경에는 여러가지 복잡한 관계가 얽혀 있다. 우선 올해 세 차례 추경에서 59조2000억원을 썼다. 당연히 재정건전성 문제가 불거질 수밖에 없다.


재정지표는 예상대로 위험수위다. 올해 국가채무는 지난해보다 98조6000억원 늘어난 839조4000억원에 달한다. 3차 추경까지 포함한 수치다. 이 상태라면 내년 국가채무는 935조3000억으로 불어날 것으로 추정된다. 문재인 정부 마지막 해인 2022년에는 1030조5000억원으로 사상 첫 1000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GDP 대비 48.9% 수준이다.


4차 추경이 단행될 경우 국가채무는 더 빠른 속도로 늘어난다. 정부가 4차 추경에 함구하는 이유 중 하나인 셈이다.


올해 상반기 한국경제를 강타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위축된 시장을 방어하기 위해 내놓은 ‘긴급재난지원금’ 후폭풍도 만만치 않다. 전국민을 대상으로 100만원(4인가구 기준)을 지급한 탓에 재정여력은 한계에 봉착했다.


최근 몇 년간 마른 장마와 태풍 피해가 적었다는 점에서 집중호우에 사용할 예비비까지 코로나19에 소진한 부분이 변수로 떠올랐다.


실제로 광주광역시는 올해 적립한 재난관리기금 1150억원 가운데 코로나19 방역과 재난지원금에 760억원을 사용했다. 법정 의무 예지금 230억원가량을 제외하면 사실상 피해 복구에 사용할 예산은 바닥인 셈이다.


기재부 내부에서는 당장 4차 추경을 편성할 시간적 여유가 없다. 당장 다음달 내년 예산편성에 돌이해야 하기 때문이다. 내년 예산편성도 코로나19 영향을 방어하기 위해 증액 편성이 점쳐지고 있다.


4차 추경 편성까지 수립하려면 물리적으로 기재부 예산실을 포함한 실무부처에 ‘과부하’가 걸릴 공산이 크다. 더구나 아직 장마 피해가 모두 집계된 상황도 아니고 태풍도 이어지고 있어 추가 피해도 우려되고 있다.


◆이번에도 정치권에서 언급…제 목소리 못 내는 정부


올해 세 차례 추경 편성 패턴을 보면 정치권에서 먼저 얘기를 꺼내고 정부가 추진하는 수순을 보였다. 특히 긴급재난지원금으로 배정된 3차 추경이 대표적 사례다.


당시 홍남기 경제부총리는 긴급재난지원금에 난색을 표하다 정세균 국무총리에게 공개적인 질타를 받았다. 여기에 정치권 ‘관료패싱’은 심각한 수준이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4·15 총선 전후 긴급재난지원금을 전국민으로 확대하는 카드로 정부를 압박했다. 결국 홍 부총리와 정부는 정치권 공세에 백기를 들었다.


이번 4차 추경도 비슷한 모양새다. 전날까지 잠잠하던 여당은 10일 오전 4차 추경 논의를 공식화했다. 더불어민주당은 12일께 고위당정협의회를 열어 4차 추경 편성에 대한 논의를 할 예정이다.


여당이 4차 추경을 공식화 한 이상 정부는 편성 작업에 착수해야 한다. 정부 관계자는 “이번 4차 추경도 정치권에서 편성 규모와 사용처를 결정하게 될 것”이라며 “기획재정부를 포함한 정부는 목소리 한 번 내지 못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4차 추경 예상 규모는…역대 호우피해 평균 3조원 안팎


4차 추경 편성에 대한 목소리는 야당에서 먼저 나왔다. 지난 6일 미래통합당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은 “수해가 극심해 재난지역이 많이 발생하기 때문에 예산이 책정된 게 없다면 추경을 할 수밖에 없다”고 언급했다.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도 같은 날 “재해 추경을 편성해서라도 신속한 복구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4차 추경 예상 규모는 최소화될 것이라는 관측이 높다. 이미 50조원이 넘는 예산을 상반기에 추경을 썼기 때문에 운식의 폭이 좁다.


역대 집중호우 피해 지원 목적으로 추경을 편성한 해는 2002년 태풍 루사와 2006년 태풍 에위니아다. 각각 4조1000억원, 2조2000억원을 추경으로 편성했다. 올해 집중호우 피해 역시 최소 2조원에서 최대 4조원 이상 추경편성이 불가피하다.


다만 아직 장마로 인한 피해 집계가 진행 중이고 연이어 태풍 북상 소식이 전해지면서 추경 편성 시기가 늦춰질 수 있다는 변수가 상존한다. 이달 중 4차 추경 편성이 되지 않으면 9월을 넘길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시기적으로 추경 편성 효과가 반감되는 부분도 고려해야 한다.


정부 관계자는 “추경이 편성된다면 역대 호우피해 추경 규모 수준으로 편성될 것으로 보인다”며 “문제는 편성 시기인데 아직 호우 피해가 진행형이어서 추경 규모나 집행시기를 점치기가 쉽지 않다. 정치권 움직임도 주시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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