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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오현 삼성 고문 "메모리 1위 기술 초격차 위해 오너 리더십 중요"


입력 2020.07.28 10:28 수정 2020.07.28 10:32        이홍석 기자 (redstone@dailian.co.kr)

64메가 D램 개발 28주년 앞두고 사내 방송 인터뷰 통해 회상

"최고경영자 강력한 리더십과 임직원 헌신적인 노력 필요"

권오현 삼성전자 상임고문.ⓒ삼성전자 권오현 삼성전자 상임고문.ⓒ삼성전자

삼성전자의 세계 최초 64메가 D램 개발을 주도한 권오현 상임고문(전 종합기술원 회장)이 메모리 반도체 1위와 같은 '기술 초격차'를 위해서는 오너의 결단과 리더십이 중요하다고 28일 강조했다.


권오현 고문은 28일 사내 방송을 통해 방영된 세계 최초 64메가 D램 개발 기념 인터뷰에서 당시를 회상하며 삼성 반도체 미래에 대해 조언하며 이같이 밝혔다.


삼성전자는 지난 1992년 8월 1일 세계 최초 64메가 D램 시제품 개발에 성공했는데 권 고문은 당시 D램 개발팀장을 맡았다. 이번 인터뷰는 28주년 기념일을 앞두고 '64메가 D램 개발 주역, 권오현 상임고문을 만나다'를 주제로 이뤄졌다.


권 고문은 1992년에 삼성전자의 D램 시장 점유율이 세계 1위가 됐는데 메모리반도체에서 질적으로나 양적으로 1위가 된 뜻 깊은 해라고 생각한다"며 "제가 일익을 담당하게 된 걸 기쁘게 생각한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는 이같은 성과의 배경에는 오너의 결단과 리더십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창업주인 이병철 선대회장과 뒤를 이은 이건희 회장의 헌신이 이같은 결과물로 이어졌다는 평가다.


권 고문은 "반도체 사업은 워낙 기술 발전 속도가 빠르고 투자 규모가 커서 위험 부담이 큰 비즈니스"라며 "당시 삼성이 반도체 사업을 한다는 자체가 난센스 같은 일이었다"고 회상했다.


하지만 두 오너의 결단과 끊임없는 도전 정신이 지금의 성과를 내게 된 원동력이었음을 강조했다.


그는 "이병철 회장께서 반도체 사업을 하겠다고 선언하시고 이후에 어려움이 있었지만 이건희 회장이 지속적인 투자를 했다"며 "반도체 사업은 위험한 순간에서 과감하게 결정할 수 있는 최고경영자층의의 결단과 리더십이 필요한 데 앞으로도 그런 리더십이 필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내가 꼭 하겠다는 책임감, 도전정신과 함께 꼭 달성하겠다는 임직원들의 헌신적 노력이 어우러져서 지금과 같은 최고 위치에 오르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권 고문은 우리보다 기술력이 앞섰던 일본이 몰락한 것도 이같은 오너의 과감한 결단과 리더십이 부재했기 때문으로 해석했다.


그는 "1990년대 기술 수준이 높았던 일본이 이후 ‘잃어버린 10년’이 된 것은 투자 시점을 잘 결정하지 못했기 때문"이라며 "거기(일본)는 ‘100% 경영전문인 시스템’이라 빠른 결정을 못했고 (업계) 불황일 때 (전문경영인이) 투자하자는 말을 못했다"고 강조했다.


삼성전자 64메가 D램 개발 주역들. 가운데가 권오현 고문(당시 D램 개발팀장), 오른쪽에서 두번째가 전동수 전 사장.ⓒ삼성전자 삼성전자 64메가 D램 개발 주역들. 가운데가 권오현 고문(당시 D램 개발팀장), 오른쪽에서 두번째가 전동수 전 사장.ⓒ삼성전자

권 고문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시장을 주도하기 위한 과제로도 최고경영자층의 강력한 리더십과 임직원들의 헌신적인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재용 부회장이 오는 2030년까지 시스템 반도체 분야에서 세계 1위에 오르겠다는 비전인 '반도체2030'을 발표한 것을 언급하며 "과거 경험에 비춰보면 어려운 시기일수록 제일 중요한 것은 강력한 리더십과 함께 임직원들의 헌신적인 노력"이라며 "순간적으로 빨리빨리 결정해야 하기 때문에 전문경영인과 최고경영자층이 원활한 소통·토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전문경영인 입장에서는 사업이 굉장한 적자를 보고 업황이 불황인 상황에서 ‘몇조 투자하자’고 이야기 하기 쉽지 않다"며 "그런 면에서는 전문경영인과 최고경영자층의 역할 정립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권 고문은 이와함께 새로운 시대에 맞는 문화 구축과 함께 빨리 바뀌는 세상의 트렌드를 보는 시각도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최근 우리나라의 발전이 더디게 된 것은 트렌드 세팅보다는 트렌드를 쫓아가기만 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그저 옛날의 연장선상이 아닌 새로운 시대에 맞는 모습과 목표를 만들어야 한다"며 "열심히 노력하는 것 외에 세상의 트렌드를 잘 보고 노력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어 "새로운 시대는 굉장히 다이내믹하기 때문에 제대로 알고 있는 사람이 별로 없다"며 "이럴 때는 새로운 지식이나 지혜를 넓히기 위해 다양한 분야에서 지식에 접근하는 등의 노력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홍석 기자 (redston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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