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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더기 부동산] “천박하다면서 닭장 짓겠다니”…벌써 국민 분열


입력 2020.07.28 05:00 수정 2020.07.27 17:46        이정윤 기자 (think_uni@dailian.co.kr)

역세권 용적률 상향조정 거론…“우리집 역세권 포함되나?”

“천편일률적 네모난 임대아파트만 빼곡해질 것” 우려도

서울의 한 아파트 밀집지역 모습.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서울의 한 아파트 밀집지역 모습.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정부가 조만간 주택공급 확대 방안을 발표할 전망이다. 국토교통부는 아직 구체적인 내용은 정해진 바 없다고 선을 그었지만, 서울 내 유휴부지와 태릉골프장 개발, 역세권 용적률 상향조정 등이 유력한 방안으로 꼽히고 있다.


특히 역세권 용적률 상향조정의 경우 그동안 소외된 지역들은 역세권 해당 여부에 대한 관심이 높다. 하지만 상향된 용적률의 절반은 임대주택으로 기부채납을 해야 하는 등의 내용이 포함 될 것으로 보여, 이 부분에 대한 의견은 엇갈리는 분위기다.


28일 정치권과 관련업계 등에 따르면 이번에 발표될 추가 공급 대책에는 기존에 언급된 내용 외에 역세권 용적률 상향조정 방안이 발표될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하지만 해당 방안은 확정되기도 전부터 국민들이 분열 조짐을 보이는 모양새다.


이 방안은 역세권 일반주거지를 준주거지역으로 상향하고 준주거지역 최고 용적률을 기존 500%에서 1000% 수준으로 크게 확대한다는 것을 내용으로 한다.


이에 해당 아파트 단지가 지하철 승강장으로부터 350m 이내인 역세권에 포함되는지의 여부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그동안 재건축 사업이 거론돼 온 구로구, 노원구, 영등포구, 양천구 등 주민들이 이번 용적률 상향조정 방안에 대한 관심이 높은 분위기다.


그러나 용적률 상향조정의 집중 타깃인 강남구 은마나 송파구 잠실주공5단지 등은 회의적인 반응이다.


용적률 상향조정분의 절반을 임대주택으로 공급해야 한다는 점이 걸림돌로 작용한 것이다. 또한 초과이익환수제와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등이 함께 작동할 경우 아파트의 고급화는 불가능해 일명 ‘닭장 아파트’만 들어설 수밖에 없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잠실에 거주 중인 A씨는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한강변에 아파트만 지어져 있어 서울은 천박한 도시라고 하지 않았느냐”며 “이런 공급대책으로는 서울 도심에 닭장 아파트만 빼곡하게 자리 잡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추가된 용적률의 절반을 임대주택으로 기부채납 하라고 하면 어떤 인센티브가 주어지는 건지 이해할 수가 없다”며 “공급이 부족하다는데 임대주택만 늘리겠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같은 논란을 두고 전문가들은 용적률 완화라는 측면은 의미가 있지만, 실질적으로 주택 시장 안정에 얼마나 영향을 줄 수 있을지는 의문이라는 입장이다.


이광수 미래에셋대우 수석연구위원은 “그동안 서울은 용적률이 상당히 낮은 대도시 중 하나인데, 일종의 불문율처럼 지켜왔던 용적률의 틀을 깬다는 점에서는 인식 확장의 가능성을 엿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그는 “공급으로 주택시장을 안정시키려면 빠른 시간 안에 대량의 주택을 지어야만 가능하다”며 “정부에서 역세권에 보유하고 있는 토지가 거의 없기 때문에 원활하게 주택 공급을 진행할 수 있을 진 미지수다”고 말했다.

이정윤 기자 (think_uni@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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