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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런던 더비’ 무리뉴 vs 아르테타 엇갈린 행보


입력 2020.07.12 20:19 수정 2020.07.12 20:19        박시인 객원기자 (asda@dailian.co.kr)

하향세 타던 무리뉴, 토트넘서도 성적 부진

초보 아르테타, 아스날 성공적인 리빌딩 진행 중

구식 전술이 비판의 도마 위에 오른 무리뉴 감독. ⓒ 뉴시스 구식 전술이 비판의 도마 위에 오른 무리뉴 감독. ⓒ 뉴시스

북런던의 맹주를 자처하는 토트넘과 아스날은 실패한 시즌을 보내고 있다.


토트넘과 아스날은 시즌 종료까지 4경기를 남겨둔 시점에서 각각 10, 8위로 중위권에 머물러 있다. 사실상 UEFA 챔피언스리그 진출 가능성은 물 건너간 상황이다.


지난 시즌 두 팀은 각각 챔피언스리그 준우승, 유로파리그 준우승을 차지하며 좋은 성적을 거둔 바 있다. 하지만 전반기 들어 감독 교체라는 초강수를 던졌다. 이유는 성적 부진이었다. 토트넘은 마우리시오 포체티노와 작별을 고했고, 아스날도 우나이 에메리 체제를 조기에 마감했다.


토트넘은 주제 무리뉴를, 아스날은 미켈 아르테타를 사령탑에 앉히며 체질 개선에 나섰다. 지휘봉을 잡은 지 채 1년이 되지 않아 성적에 대한 평가가 섣부른 감이 있지만 최근 두 팀의 희비는 완전히 엇갈리고 있다.


토트넘은 지난 10일(이하 한국시각) 본머스와의 34라운드 원정 경기에서 졸전 끝에 0-0으로 비겼다. 이날 토트넘은 90분 동안 유효슈팅 0개에 머물렀다. 이는 지난해 2월 첼시전 이후 약 1년 5개월 만이다.


무리뉴 감독은 부임 초부터 자신의 색깔을 입히기 위해 노력했다. 하지만 선수비 후역습은 토트넘 선수들에게 맞지 않는 옷이었다. 해리 케인, 손흥민의 수비 가담 비중이 눈에 띄게 증가한 것이다.


특히 손흥민은 최근 5경기 연속 무득점이다. 마치 윙백이라도 된 것 마냥 수비 시 자기 진영으로 깊숙하게 내려오고 있다. 이에 활동 반경이 길어졌고, 체력 저하로 인해 손흥민의 파괴력이 급감했다. 지난 4경기 중 무려 세 차례나 유효슈팅이 없었다는 점은 무리뉴의 손흥민 사용법이 잘못되었음을 증명한다.


무리뉴는 이미 하락세를 걷고 있는 감독 중 한 명이다. 과거 포르투, 첼시, 인테르, 레알 마드리드에서 수많은 우승컵을 수집했지만 무리뉴의 구식 전술은 맨유에서 대실패로 직결된 바 있다. 그리고 토트넘에서도 자신의 축구 철학을 굽히지 않았다.


지난 3월 열린 라이프치히와의 챔피언스리그 16강전에서는 1, 2차전 합계 점수 0-4로 패했다. 리그에서도 롤러코스터 행보를 거닐며 상위권 도약에 실패했다. 수비 조직력을 잘 가다듬는데 일가견이 있다는 무리뉴에 대한 평가도 비관적이다. 토트넘은 올 시즌 리그 34경기에서 무려 44실점을 허용했다.


급기야 본머스전 이후 토트넘팬들은 SNS에서 무리뉴 아웃(#JoseOut)을 외치기 시작했다. 팬들로부터 신뢰를 잃은 것이다.


아르테타 감독 부임 후 조직력이 단단해지고 있는 아스날. ⓒ 뉴시스 아르테타 감독 부임 후 조직력이 단단해지고 있는 아스날. ⓒ 뉴시스

이에 반해 아스날은 지난 2년 동안 아르센 벵거 전 감독의 색깔을 지우는데 온 힘을 쏟았다. 후임으로 에메리 감독을 선임하면서 리빌딩을 진행했지만 1년 반 만에 중도하차하며 다시 제 자리 걸음이다. 감독 경험이 없는 아르테타의 선임은 도박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그러나 아르테타 체제로 탈바꿈한 이후 아스날의 경기력과 결과가 향상되는 조짐을 보이고 있다. 아스날은 2020년 들어 리그에서 7승 5무 2패를 거뒀는데 이는 4위에 해당하는 성적이다. 맨시티, 맨유와의 격차는 매우 근소하다. 심지어 선수들의 잦은 부상에도 불구하고 한정된 자원으로만 일궈낸 성과다.



# 2020년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성적


리버풀 12승 2무 2패 승점 38


맨시티 10승 1무 4패 승점 31


맨유 8승 3무 3패 승점 27


아스날 7승 5무 2패 승점 26


번리 7승 5무 3패 승점 26


첼시 7승 4무 4패 승점 25


울버햄턴 6승 4무 4패 승점 22



특히 아르테타 감독 부임 기간 동안 눈에 띄게 향상된 것은 수비 조직력이다. 에메리 체제에서의 아스날은 경기당 평균 17.3개의 슈팅을 허용한 것에 반해 아르테타 부임 후 12.4개로 대폭 감소했다.


자연스럽게 실점률 하락으로 이어졌고, 리그 16경기에서 15실점으로 틀어막았다. 앞서 에메리가 지휘한 18경기에서 아스날은 무려 27골을 내준 바 있다.


그리고 아르테타 감독은 유망주들을 적극 기용했다. 가브리엘 마르티넬리, 부카요 사카, 조 윌록, 에드워드 은케티아에게 많은 출전 시간을 부여했으며, 잠재력을 이끌어냈다.


아르테타 감독의 시험대는 토트넘과의 북런던 더비다. 두 팀은 오는 13일 새벽 0시 30분(한국시각) 영국 런던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35라운드 북런던 더비를 치른다.


소방수로 나선 무리뉴와 아르테타의 첫 만남이라 큰 관심을 모은다. 물론 토트넘과 아스날은 이번 경기서 승리하더라도 사실상 챔피언스리그 진출 가능성은 희박하다. 하지만 자존심이 걸린 승부다. 팬들로부터 신임을 잃은 무리뉴 감독 역시 이번 북런던 더비에서 반전이 절실하다.

박시인 기자 (asda@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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