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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이번 주 뭐 볼까] 부천의 판타스틱 초이스 12편

  • [데일리안] 입력 2020.07.10 13:04
  • 수정 2020.07.12 12:06
  • 홍종선 대중문화전문기자 (dunastar@dailian.co.kr)

제24회 BIFAN 8일간 여정으로 9일 개막

42개국 193편 왓챠 등 온라인 관람도 가능

제24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집행위원장 신철, 이하 BIFAN)가 9일 개막했다. 42개국 193편(장편 88, 단편 85, VR시네마 20편)의 국내외 판타지영화가 출품된 가운데 프로그래머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영화 12편을 소개한다.


혹여나 사회적 거리두기로 영화제 가기가 두려운 당신, 가고 싶어도 수도권에 살지 않아 멀게 느껴지는 당신도 문제 없다. 10일 오후 2시부터 16일 오후 8시까지 왓챠플레이를 통해 관람할 수 있다. BIFAN 홈페이지에서 온라인 티켓을 구매하면 되고 장편 5천원, 단편 1천원이다.


1. 미주 및 유럽지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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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혈투의 여전사 / Spare Parts

섹션: 월드 판타스틱 레드 / 감독: 앤드류 T. 헌트 / 캐나다, 2019, 86분, 월드 프리미어


줄거리: 여성 펑크 록 밴드 멤버들은 술집에서 공연하는 도중 동네 불량배들과 한바탕 싸움을 벌인다. 그리고 그들의 고장난 밴을 고쳐주겠다는 행인의 자동차 수리점에서 밤을 보낸다. 잠에서 깨자마자 그들은 자동차 수리점이 아니라 부서진 자동차들로 만들어진 경기장에 있다는 것을 깨닫는다. 멤버들의 사지는 절단되어 있고 기계 부품이 사지를 대신한 채, 그들은 현대판 검투사로 바뀌어 있다. 피에 굶주린 마을 사람들과 '황제'라는 이름의 지역 독재자에 둘러싸인 그들은 탈출 수단을 찾으려고 애쓰는 가운데, 경기장에 내던져지며 피비린내 나는 혈투에 참가한다. 한국영화 <반도>의 인간 대 좀비의 경기장 혈투를 연상케 한다.


관람 포인트: 미모의 현대판 검투사가 등장하는 이 영화는 감독이 1980년대 디스토피안 액션 스릴러에 바치는 헌정 작품이다. 폐차장을 배경으로 한 영화의 분위기는 진정한 종말론적 긴장감을 불러오며, 연속으로 이어지는 싸움 장면은 정교하게 짜여 설득력과 짜릿함을 제공한다. 폭력과 잔인함이 난무하는 B급 액션 영화를 좋아하는 관객들에게 추천하는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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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적 / Amulet

섹션: 월드 판타스틱 레드|감독: 로몰라 가라이|영국, 2020, 99분, 아시안 프리미어


줄거리: 런던에서 노숙자로 살아가는 토마스는 군인으로 복무하는 동안 생긴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를 앓고 있다. 어느 날, 친절한 수녀 한 분이 토마스에게 외딴곳에 있는 낡은 집에 상주하는 관리인 자리를 제안한다. 그 낡은 집에는 젊은 여성 마그다와 생사가 오락가락하는 마그다의 어머니가 고립된 채 살고 있다. 그 집에 정착하면서 토머스는 마그다에게 로맨틱한 감정을 느낀다. 그런데 이 고립된 집에서 뭔가 불길한 일이 일어나고 있다는 느낌과 그곳을 떠나기에는 이미 너무 늦었다는 생각 사이에서 갈팡질팡한다.


관람 포인트: 배우 로몰라 가라이의 장편 작가 겸 감독으로의 변신! <부적>을 통해 감독은 장르영화의 모든 전통에 도전한다. 단순하고 형식적인 공포 이야기를 만드는 것에서 벗어나 영화 속에서 인간의 감정을 가지고 노는 모험을 즐긴다. 각 등장인물들로부터 가슴 따뜻하고, 혐오스럽고, 놀라운 연기를 이끌어 내는 것이 그녀의 목표다. 마그다 역에 칼라 주디, 고문의 후유증으로 고통 받는 토머스 역의 알렉 세커레아누가 출연하여 다각적인 연기를 펼치면서 서로의 상호작용을 통해 충격적 마무리로 향한다. 영화의 전반부가 의도적으로 다소 천천히 전개되지만 인내심을 발휘하면 최근에 나온 가장 독창적 공포 영화 중 하나를 감상했다는 보상을 받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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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펠리컨 블러드 / Pelican Blood

섹션: 부천 초이스(장편)|감독: 카트린 게베|독일/불가리아, 2019, 121분, 한국 프리미어


줄거리: 서양의 고대 전설에서 펠리컨은 아픈 새끼에게 자신의 피를 나눠주는 희생과 모성의 상징이다. 데뷔작 <치명적 믿음>(2013)로 주목받은 독일의 여성감독 카트린 게베의 두 번째 작품 <펠리컨 블러드>는 제목에서 눈치챌 수 있듯이 모성이 감내할 수 있는 극한의 자기희생을 탐색한다. 입양한 딸 니콜리나와 평화롭게 살아가는 말 조련사 비프케는 또 다른 딸 라야를 입양한다. 단란한 세 가족을 꿈꾸던 비프케와 니콜리나의 일상은 폭력적 성향으로 기이한 행동을 일삼는 라야로 인해 위협받기 시작하지만 비프케는 결코 라야를 포기할 생각이 없다.


관람 포인트: 독일 출신의 여성 감독 카트린 게베의 두 번째 장편인 <펠리컨 블러드>는 2019년 베니스국제영화제 ‘오리종티’ 부문 개막작으로 처음 소개된 작품이다. 짐짓 <오멘>에서 <오퍼니지: 비밀의 계단>으로 이어지는 ‘악령의 아이’ 전통을 잇는 듯 보이는 영화는 비프케의 맹목적 모성에 주목한다. 그 어떤 거친 말도 조련할 수 있는 비프케의 의지는 불굴의 모성과 중첩되며 관객의 이성과 감성을 불편하게 파고든다. 언뜻 <케빈에 관하여>를 떠올리는 줄거리지만, 영화는 장르영화 특유의 요소와 독일 시골마을 풍경을 담아내는 이미지를 통해 독특한 분위기를 만들어낸다. 독일 현대영화를 대표하는 배우 니나 호스는 존재감 있는 연기가 영화의 감정을 이끌어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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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죽이는 대림절 Vol.1, Vol.2 / Deathcember Vol.1, Vol.2

섹션: 월드 판타스틱 레드|감독: 루게로 데오다토 외 27명|독일, 2019, 77분(Vol.1)/75분(Vol.2), 아시아 프리미어


줄거리: 12월이 되면 서구의 아이들이 목이 빠지게 기다리고 있는 전통이 있으니 바로 대림절 달력이다. 12월 1일부터 크리스마스까지 작은 선물이 숨겨진 스물네 개의 작은 방을 하루에 하나씩 열어보며 기대를 키워가는 것. 대림절 달력에서 착안한 <죽이는 대림절>은 전 세계 28명의 감독들이 각 10분짜리 단편을 맡아 완성된 옴니버스 컬렉션이다. SF에서 유령의 집, 슬래셔에서 고어 애니메이션까지 다채로운 하위 장르를 망라, 호러영화 팬들에게는 더할 나위 없는 한여름의 크리스마스 선물 같은 영화다. BIFAN에서 소개되어 많은 사랑을 받은 <마스터즈 오브 호러>나 <ABC오브 데스> 등의 호러 옴니버스 팬이라면 놓치지 말아야 할 작품이다.


관람 포인트: 단편이라고 해서 방심해서는 금물. 상당수의 작품들이 꽤나 높은 수위를 넘나든다. 다소 긴 듯한 엔딩크레딧이 시작됐다고 자리에서 일어나지 마시길. ‘보너스’ 단편이 그 뒤를 잇는다. 총 27개의 에피소드로 구성된 영화는 영화제에서 두 개의 볼륨으로 나누어 상영한다. 볼륨 1(Vol.1)에는 <인시던트>(2014)의 아이작 에즈반과 더불어 <카니발 홀로코스트>(1980)의 거장 루게로 데오다토 등 14명의 감독이 참여했고, 볼륨 2(Vol.2)에는 한국의 이상우 외 13명의 감독들이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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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 머시! / Oh Mercy!

섹션: 월드 판타스틱 블루|감독: 아르노 데플레생|프랑스, 2019, 119분, 한국 프리미어


줄거리: 프랑스 북부 공업도시 루베. 여느 날과 다름없이 사건사고로 가득한 연말의 밤, 다우드 경감과 의욕 넘치는 신참 루이는 방화사건에서 강도사건까지 범죄현장을 처리하느라 여념이 없다. 한 노부인의 살인사건을 수사하던 두 사람은 다른 사건의 목격자로 이미 면식이 있는 노부인의 이웃 클로드와 마리를 용의자로 지목하고, 두 사람을 떼어놓은 채 각기 다른 방식의 취조를 시작한다.


관람 포인트: 공권력과 그 수행에 대한 아르노 데플레생의 지속적인 관심은 두 경찰이 범죄를 수사하고 해결하는 전 과정을 플롯의 주된 골격으로 하는 <오 머시!>에서도 찾아보기 어렵지 않다. 도스토예프스키의 ‘죄와 벌’과 50년대 미국 경찰 수사극의 선명한 영향을 보여준다. 다우드 경감 역의 로시디 젬이 발산하는 카리스마와 레아 세두의 존재감이 돋보인다. 높은 범죄율로 악명 높은 (데플레생의 고향이기도 한) 루베의 이곳저곳을 담아내는 카메라에 힘입어 범죄 스릴러 장르 이상의 경험을 선사한다. 2019년 칸국제영화제 경쟁부문에서 첫선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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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냠냠 / Yummy

섹션: 금지구역|감독: 라스 다모아쥬|벨기에, 2019, 96분, 아시아 프리미어


줄거리: F컵 소녀 알리슨은 유달리 큰 가슴이 무겁기만 하고 쳐다보는 남자들의 시선도 끔찍할 뿐이다. 결국 알리슨은 만류하는 모친과 딱히 내키지 않아 하는 듯한 남자친구 미카엘과 함께 전문 성형외과를 찾는다. 꿈에 그리던 B컵 가슴을 얻기 바로 직전, 병원의 은밀한 실험으로 인해 탄생한 좀비의 습격으로 알리슨과 미카엘은 생존을 위한 병원 탈출을 시도한다.


관람 포인트: 지구상에서 가장 환영받는 신체 훼손의 공간인 성형외과를 배경으로 한 <냠냠>은 클래식 코믹 좀비 스플래터의 정공법을 보여준다. BIFAN의 시그니처 섹션인 금지구역에 안성맞춤인 영화다. 5분마다 터지는 폭죽마냥 화면을 가득 메우는 내장과 음속으로 튀어나가는 절단된 신체의 향연은 스플래터의 쾌감을 최대치로 끌어올린다. 단, 제목에 현혹되어 관람 전 맛있는 음식으로 가득 배를 채우는 것은 금물. 구토유발작.


2. 한국 및 아시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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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고괴담 리부트 : 母校 / Whispering Corridors 6: The Humming

섹션: 개막작 | 감독: 이명 | 한국, 2020, 117분, 월드 프리미어

줄거리: 은희가 교감으로 부임한 모교의 폐쇄된 화장실에서 기이한 사건사고가 연이어 발생한다. 폐쇄된 화장실을 아지트로 사용하던 여고생 하영과 소연은 아무도 없는 화장실에서 울려 퍼지는 허밍을 듣고, 귀신의 존재를 믿게 된다. 우연히 발견한 화분을 단서로 이 미스터리에 은희가 연관됐다고 추측하는 하영. 부임 후 환영과 환청으로 불안과 두려움에 떨고 있던 은희 또한 화장실 거울 속에서 흉측한 모습의 여고생을 목격하고 자신을 모교로 불러들인 것이 그 소녀라고 확신하고 그 정체를 밝히려고 하는데….

관람 포인트: 더 이상 무슨 설명이 필요하겠는가. <여고괴담>과 배우 김서형의 조합이라는데! 한국 호러영화를 대표하는 시리즈로 20년에 걸친 계보를 만들어왔던 <여고괴담> 6번째 시리즈. 제24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는 이 영화와 함께 시작한다. 6번째 시리즈이자 또 다른 이야기의 시작이라 할 수 있는 영화는 은밀한 비밀을 간직한 낡고 오래된 학교에서 벌어지는 기이한 사건들과 오래된 상처를 통해 누군가는 기억해야 할 사건에 대한 회한과 속죄의 이야기를 풀어간다. 은희로 분한 김서형 배우의 진심 어린 연기와 <여고괴담> 시리즈의 전통을 이어갈 새로운 얼굴들의 조화가 기대를 모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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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흑마술 : 보육원의 비밀 / The Queen of Black Magic

섹션: 부천초이스 | 감독: 키모 스탐보엘 | 인도네시아, 2019, 99분, 한국 프리미어

줄거리: 행복한 가정을 꾸린 하니프는 아내 나디야와 세 자녀를 차에 태우고 외딴곳으로 떠난다. 도착한 곳은 자신이 자라난 보육원. 병든 보육원 관리인 반디씨의 문안을 위해 어릴 적 친구 안톤과 제프리 가족도 보육원으로 모인다. 보육원을 지키고 있는 젊은 부부의 환대를 받으며 그들은 하룻밤 머물기로 한다. 방문객들은 한 명 한 명 치명적 흑마술에 걸려 희생되어 가고 어느덧 평화롭던 보육원은 벗어날 수 없는 핏빛 공포의 공간이 된다. 하니프는 아이들을 살리기 위해 잊고 있었던 보육원의 어두운 비밀을 마주해야 한다.


관람 포인트: 인도네시아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왕성한 작업을 해온 모브라더스의 키모 스탐보엘이 조코 안와르의 각본을 들고 찾아왔다. 클래시컬한 호러이며 공포에 매우 충실하다. 스토리텔링에 있어서 차근차근 캐릭터를 구축하고 몇 가지 호러의 징후들을 심어 놓은 후 감독은 빈티지 고어 스타일의 호러를 거침없이 밀어붙인다. 악의 평범한 얼굴과 억압된 것의 귀환과 복수라는 정통 호러의 주제를 마지막까지 밀어붙이는 박력 있는 빈티지 호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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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범죄현장 / A Witness Out of the Blue

섹션: 월드 판타스틱 레드 | 감독: 풍지강 | 홍콩, 2019, 104분, 한국 프리미어


줄거리: 마음 약한 람형사(루이스청/장계총)는 길냥이들을 돌보느라 빚을 지고 빚쟁이에게 쫓긴다. 한 사내의 시체가 발견되고, 현장을 목격한 말하는 앵무새는 결정적인 증거로 람형사에게 맡겨진다. 사망자는 3개월 전 일어난 보석상 강도사건의 가담자이며, 강도사건 주모자인션웡(루이스쿠/고천락)은 살인사건의 용의자로 쫓기게 된다. 카리스마가 1도 없는 형사지만 나름의 촉이 있는 람형사는, 웡이 아니라 상사 입사오칭 반장(필립컹/강호문)을

의심한다.


관람 포인트: <소림축구>를 비롯 주성치와 두기봉 감독의 수많은 작품에 각본가로서 이름을 올린 풍지강 감독은, 감독으로서도 현대적 웨스턴에서 뮤지컬까지 다양한 장르를 시도해 왔다. 이번에는 색다른 스릴러에 도전했다. 하드보일드에 한 스푼의 멜로가 추가된 범죄스릴러라고나 할까. 고정된 선악구도가 아닌 영화 속 시간 전과 후를 연결시키면 뫼비우스의 띠처럼 순환하고 전도되는 선악의 구도가 감독의 세계관을 엿보게 한다. 스테레오타입을 벗어던진 참신한 앙상블 캐릭터와 고천락을 비롯한 주연배우들의 매력이 돋보이는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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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RK / RKAY

섹션: 월드 판타스틱 블루 | 감독: 라자트 카푸르 | 인도, 2019, 96분, 월드 프리미어


줄거리: 영화감독 RK는 주연 마붑 역을 자신이 직접 맡아 신작을 찍고 있다. 어느 날 편집실에서 긴급한 전화가 온다. 러쉬에도 네가에도 필름 속에 있어야 할 마붑이 사라져 버렸다는 것. RK는 영화 속 킬러에게서 도망치다가 현실세계로 빠져나온 마붑을 발견하여 집으로 데리고 온다. 자신이 영화 속에서 빠져나온 캐릭터인 줄 모르는 마붑은 보통사람처럼 행동한다. RK는 과연 마붑을 다시 돌려보내 영화를 완성할 수 있을까?

관람 포인트: 인도 독립영화의 대부인 라자트 카푸르(RK) 감독이 각본과 감독, 일인이역의 주연까지 도맡아 한 작품이다. 창조주보다도 훌륭하고 현실에 더 큰 영향을 끼치는 창조물. 하지만 영화 속 RK 또한 영화 바깥의 진짜 감독 RK가 창조해 낸 허구인 것이다. 우디 앨런의 <카이로의 붉은 장미>를 연상시키는, 시뮬라크르(simulacre)의 역습이자 영화창작에 대한 자기반영을 담은 유쾌하고 세련된 코미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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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옆얼굴 / A Girl Missing

섹션: 월드 판타스틱 블루 | 감독: 후카다 코지 | 일본, 2019, 111분, 한국 프리미어


줄거리: 헌신적이고 상냥한 간병인인 이치코는 오랫동안 오이쇼가의 할머니를 돌보면서 큰 딸 모토코와 친가족 같은 관계로 지낸다. 우연히 모토코의 여동생 사키가 실종되는 사건이

발생하고, 사건의 실체가 드러나면서 이치코는 곤란한 지경에 처하게 된다.


관람 포인트: 우리는 누군가의 진실을 과연 제대로 알 수 있는가? 대중의 심판은 과연 공정한가? 감독은 의도적으로 사건의 시간이 뒤섞인 교차편집으로 스토리 전개와 주인공의 실체에 대해 관객들이 편견과 의심을 반복하도록 요구한다. 관객은 앞선 장면을 반추하면서 진실에 점점 다가가게 된다. 이치코 역을 맡은 츠츠이 마리코의 온화한 얼굴에 문득 떠오르는 허무한 표정이 마음을 사로잡는다. 감독의 편집 방식 때문일까. <옆얼굴>이라는 원제에서 피카소의 큐비즘(cubism)을 떠올린다. 보이는 그대로를 믿지 말라. 진실은 앞과 옆 그리고 뒤를 동시에 보는 것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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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안에 외계인이 있다 / There is an Alien Here

섹션: 코리안 판타스틱 장편 | 감독: 최은종 | 한국, 2019, 79분, 월드 프리미어


줄거리: 2020년 지구, 노란색 액체 외계인의 침공으로 대다수 인류가 사라진 가운데 간신히 살아남은 소수의 ‘외계인 연구동호회’ 사람들이 지하벙커로 모여든다. 그 와중에 누군가에 묻혀 잠입한 외계인이 멤버 중 한 명의 몸에 들어가면서 일대 혼란이 벌어진다. 30분 안에 외계인을 찾아 죽이지 않으면 모두가 죽게 되는 절체절명의 순간. 이 안에 있는 외계인은 누구에게 숨어 있는 걸까. 최후의 인간들은 외계인의 침공 앞에 무사할 수 있을까?


관람 포인트: 지금 우리의 일상을 잠식하고 있는 것은 두말할 것 없이 전염에 대한 근심과 공포일 것이다. ‘전염’의 대명사는 물론 BIFAN이 사랑해 마지않는 좀비일 테지만, 여기 무려 ‘외계인’에게 전염되어 멸망해 버린 인간들에 대한 이야기가 있다. 모두가 사라진 후 벙커에 모인 최후의 인간들, 그중에 외계인에 전염된 자가 있음을 알게 된 후 벌어지는 소동을 통해 소수와 다수, 주류와 비주류, 나와 타자에 대해 새삼 돌아보게 하는 영화. 놀라운 스펙터클은 없지만, 그 모든 특수효과를 화려한 말발[말:빨]로 뻔뻔하게 대체해 버리는 용감무쌍한 영화. 조병규, 배누리 등 배우들의 면면도 놓칠 수 없다.


제24회 BIFAN은 안전 개최를 목표로 한다. 좌석 간 거리두기, 손소독제 및 마스크 지원 등은 기본. 1일 4회 실시되는 최첨단 방역 시스템을 도입한 가운데 오프·온라인 상영을 병행한다. 왓챠 외에도 CGV소풍과 모바일 기반 스마트시네마코리를 통해 즐길 수 있다. 영화 <엑소시스트>에 빛나는 윌리엄 프리드킨의 마스터 클래스, VR 체험 등 산업프로그램은 비대면으로 진행한다. 스물네 번째 BIFAN은 오는 16일(목)까지 계속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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