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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재확산에 M&A 난기류...항공주 하반기도 덜컹?


입력 2020.07.01 05:00 수정 2020.07.01 06:06        백서원 기자 (sw100@dailian.co.kr)

이스타 인수 불발 가능성에 AK홀딩스 2거래일 간 7%대 상승

대형 항공주 2분기 실적호조 전망...“여객 수요 반등 따라줘야”

항공주의 2분기 실적 반등 가능성이 커졌지만 대내외적인 불확실성이 여전한 가운데 주가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줄어들고 있다. ⓒ제주항공 항공주의 2분기 실적 반등 가능성이 커졌지만 대내외적인 불확실성이 여전한 가운데 주가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줄어들고 있다. ⓒ제주항공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화물 부문 매출 증가로 항공주의 2분기 실적 회복 가능성이 커졌다. 그러나 하반기 불확실성이 여전한 가운데 항공업계가 인수·합병(M&A)을 두고 힘겨루기를 이어오는 등 체질 개선 기대감도 옅어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코로나19 사태가 완화되기까지 항공주에 대한 보수적인 접근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제주항공은 전장과 변동이 없는 1만610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반면 제주항공 지주사 AK홀딩스는 전장 대비 3.61% 오른 1만8650원으로 마감했다. 지난 29일에도 제주항공은 0.92% 떨어졌고 AK홀딩스는 4.05% 상승 마감했다. 제주항공의 이스타항공 인수 불발 가능성에 투자자들의 실익 저울질이 이어지며 주가가 엇갈린 것으로 풀이된다.


코로나19 이후 항공업계 M&A는 줄줄이 난항을 겪고 있다. HDC현대산업개발이 아시아나항공 인수조건을 원점에서 다시 협의하자고 채권단에 요구한 상황에서 제주항공과 이스타항공의 M&A 작업도 ‘올스톱’ 됐다. 제주항공은 지난해 9월 이스타항공 인수절차에 착수했지만 올해 들어 인수작업을 연기하면서 딜 클로징(종료)은 안갯속에 빠졌다. 코로나19로 인한 업황 부진과 이스타항공의 임금체불 문제, 창업주를 둘러싼 각종 의혹이 M&A 지연 사태를 일으켰다.


결국 이스타항공 창업주이자 실소유자인 이상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29일 자신과 가족이 보유 지분 전량을 회사에 헌납하겠다고 발표했다. 이를 통해 체납 임금 문제를 해소하겠다는 것이다. 이날은 당초 양측이 합의한 인수 계약 시한이었다. 이스타항공은 제주항공의 인수 작업이 재개되지 않을 경우 청산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이 의원 일가가 헌납하는 지분이 250억원 상당의 체납 임금을 해결하기에는 부족하다는 지적이 제기된 상태다.


제주항공의 모기업인 애경그룹은 이스타항공 인수 포기에 무게를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코로나19 재확산 우려가 커진 데다 자본 투입을 고려하면 이스타항공 인수가 그룹 전체에 악영향을 줄 있다는 판단에서다. 이스타항공 인수비용은 약 545억원, 제주항공의 1분기 기준 현금 및 현금성 자산(단기금융자산 포함)은 약 1000억원이다.


이베스트투자증권에 따르면 제주항공의 인건비나 항공기 리스(임대료) 등 고정비는 2분기 635억원으로 추정된다. 이스타항공 인수까지 감안한다면 기존 보유 현금 여력은 다소 미비한 수준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안진아 연구원은 “인수가 지연되고 있는 이스타항공 이슈도 제주항공에 리스크 요인”이라며 “여유자금이 부족한 상황에서 이스타항공 인수 시 유동성 리스크가 재부각 될 가능성이 상존한다”고 분석했다.


대형 항공주들도 지난 3월 코로나19로 인한 증시 폭락 이후 반등한 뒤 최근엔 부진한 흐름을 이어오는 중이다. 이달 들어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주가는 각각 16.8%, 13.1%씩 빠졌다.


다만 대형 항공주의 올해 2분기 실적이 회복될 것이란 증권가 전망도 잇따르고 있다. 코로나19로 전 세계적으로 여객기 운항이 중단되면서 화물 공급이 크게 축소된 반면, 화물 수요는 마스크 등 방역 용품을 중심으로 양호하다는 이유에서다. 화물 운임은 급등하고 저유가가 이어지면서 대한항공의 경우 흑자전환이 가능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대신증권은 대한항공이 올해 2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 1898억원을 낼 것으로 추정했다. 연간 영업이익 전망치는 6216억원으로, 분기·연간 영업이익이 적자추정에서 흑자로 변경됐다. 양지환 연구원은 “대한항공은 그동안 화물사업 호황기에 실적 개선과 주가 상승이 나타나는 경향이 높았다”며 “코로나19 치료제·백신 개발로 항공 업황이 돌아설 때, 가장 빠르게 정상적인 영업활동이 가능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는 점도 긍정적 요인”이라고 짚었다.


유진투자증권도 아시아나의 2분기 연결 영업이익이 777억원 수준으로 코로나19 타격에도 선방할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2분기 영업실적 호조에도 하반기 불확실성은 여전하다는 부분에 주목했다. 방민진 연구원은 “6월부터 일부 국제선 노선을 취항하며 사업량을 확대하고 있는 가운데 여객 수요 회복이 이루어지지 않으면 비용 부담이 늘 수 있다”면서 “화물은 6월부터 공급 증가가 예상되기 때문에 운임의 제한적 조정이 예상된다”고 진단했다.


화물부문 매출이 여객 대비 아웃퍼폼 하더라도 글로벌 항공사 매출의 70%는 여객부문에서 발생한다는 점에서 투자에 유의해야한다는 의견도 있다. 안 연구원은 “또 항공산업은 매출이 발생하지 않아도 비용(고정비) 지출이 클 수밖에 없는 구조를 갖고 있다”며 “코로나19 완화로 여객 수요의 의미 있는 반등이 있기 전까지 항공업에 대한 보수적인 접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백서원 기자 (sw10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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