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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가수 투표하면 아이패드 준다”…‘예민’한 엠넷에 잡음 뿌리기


입력 2020.06.19 13:42 수정 2020.06.19 14:09        박정선 기자 (composerjs@dailian.co.kr)

ⓒ엠넷 ⓒ엠넷

그룹 더보이즈의 엠넷 ‘로드 투 킹덤’ 우승을 두고 ‘이변은 없었다’는 말이 나온다. 앞선 경연을 통해 압도적인 무대를 선보여왔고, 그 결과도 제법 만족스러웠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잡음이 없었던 건 아니다. 실력만으로도 충분한 우승에 ‘상품’을 걸고 투표를 독려하는 팬들의 행동이 자칫 오해를 살 수 도 있다는 주장이다.


18일 파이널 생방송 무대를 앞두고 더보이즈 팬들은 고가의 경품 이벤트로 문자 투표를 독려했다. 이벤트에 당첨되면 맥북에어2020, 아이패드 에어 3세대, 에어팟 프로 등 고가의 상품을 받을 수 있다는 유혹적인 문구도 더해졌다.


온앤오프 팬들 역시 애플 아이맥, 삼성 TV, LG 그램 노트북, 애플 아이패드 등 고가의 전자제품을 상품으로 내세우며 해당 가수에 대한 투표 참여를 독려했다.


앞서 지난해 ‘프로듀스X 101’의 생방송 문자투표를 앞두고도 유사한 이벤트가 열린 바 있다. 당시 일부 팬들이 해외여행권, 호텔 숙박권, 노트북 등을 상품으로 걸고 특정 후보에게 투표를 하면 추첨을 통해 상품을 전달하겠다는 의도를 밝혔다. 그간 이런 이벤트가 열릴 때마다 투표의 형평성, 공정성을 헤치는 일이라는 비판이 나왔지만 또 다시 같은 사례가 반복되고 있는 모양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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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엠넷은 일부 제작진의 경연 프로그램 투표 조작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 상황이다. 이번 ‘로드 투 킹덤’을 시작할 당시에도 조작이나 부정투표 등에 대해 예민한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그만큼 엠넷에게 있어서 이번 프로그램은 조작으로 무너진 신뢰를 얼마만큼 회복할 수 있는지 판가름이 날 수 있는 기회이기도 했다.


아직 투표 조작 사건에 대한 재판이 진행 중인 상황에서 자숙의 기간을 가져야 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나왔던 터다. 사건이 마무리되지 않은 상황에서 또 다른 경연 프로그램을 선보이는 것은 가벼운 처신이라는 지적도 잇따랐다. 그럼에도 이번 프로그램을 강행하면서 엠넷이 보여주고 싶었던 건 ‘공정성을 되찾겠다’는 의지였다.


앞서 지난 21일 온라인 생중계로 진행된 제작발표회에서 박찬욱 CP는 “엠넷은 지난해부터 외부인이 참관하는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며 “개표, 전산화 과정에도 각 팀의 매니저들이 모두 참여한다”고 공정한 경연을 약속하기도 했다.


투표 시스템의 공정성에 있어서 누구보다 조심스러운 반응을 보이는 엠넷인데, 오히려 팬들이 형평성과 공정성을 해칠 수 있는 투표를 부추기고 있다는 것이다. 과열된 투표 독려는 엠넷의 입장에서도 결코 반길 수 없다. 조그마한 잡음 하나도 이미 전적이 있는 터라 큰 타격을 입힐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대가성이 짙은 투표는 그 자체만으로도 ‘부정 투표’로 인식될 수 있다. 자신이 응원하는 가수의 순위를 높이기 위해 한 행동이 오히려 팬덤 사이에 불필요한 경쟁을 불러일으키고, 투표의 본질을 잃게 하는 결과를 낳고 있는 셈이다. 진짜 자신의 가수를 응원한다면, 그 안에서 공정하고 건전한 경쟁을 통해 얻은 ‘합당한 성적’을 받아들일 줄도 알아야 한다.

박정선 기자 (composerjs@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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