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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나가는 쇠고기·돼지고기…“하반기에는 수급조절 필요해”


입력 2020.06.04 15:27 수정 2020.06.04 15:25        이소희 기자 (aswith@dailian.co.kr)

공급은 충분, 수요 따라 가격 등락…수요 줄면 가격불안 우려

농경연 ”과잉공급 전망, 사육·관측정보 바탕 생산량 체크해야”

재난지원금 지급 효과를 톡톡히 보는 쇠고기와 돼지고기 특수가 하반기에는 수요 감소로 인한 공급 과다가 우려돼 업계의 자율적인 수급조절이 필요하다는 분석이 나왔다.


쇠고기의 경우 국내 공급은 한우 도축마릿수 증가로 국내산 공급이 증가하고, 수입량도 전년 수준을 유지하는 등 충분한 상황이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한우 도축마릿수는 올해 초부터 5월 중순까지 28만8000마리로 전년 같은 기간(28만4000마리) 대비 1.2% 증가했으며, 최근 4월과 5월 증가율은 전년대비 5.2%, 13.4%로 증가폭이 커지고 있다.


쇠고기 수입도 5월 중순까지 16만톤으로 전년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으며, 수입 쇠고기 재고는 오히려 증가하고 있는 상황이다.


그럼에도 최근 한우 쇠고기 가격은 코로나19 이후 가정 내 소비가 증가함에 따라 3월과 4월에 전년 대비 각각 6.6%, 13.5% 상승했으며, 5월에도 가정 소비와 재난지원금 효과 등으로 5월 도매가격은 kg당 2만152원으로 작년 5월(1만7735원) 대비 13.6% 올랐다.


농협에 따르면, 한우 매출이 전년에 비해 3월에는 23.4%, 4월에는 23.2%, 5월에는 37.8%가 각각 상승한 것으로 집계됐다.


코로나19 감염증 장기화로 인해 집밥 선호 경향으로 축산물은 3.5% 오르면서 물가를 0.08%p 끌어올렸다. ⓒ뉴시스 코로나19 감염증 장기화로 인해 집밥 선호 경향으로 축산물은 3.5% 오르면서 물가를 0.08%p 끌어올렸다. ⓒ뉴시스

농식품부 축산경영과 관계자는 “한우가격 오름세는 코로나19 영향과 재난지원금 지원 효과 등에 따른 일시적인 한우 수요증가에 따른 것”이라며 “하반기 이후 어려운 경기여건 하에서 공급은 증가하고, 코로나19 특수상황에 따른 수요가 감소할 경우 수급과 가격불안이 우려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농촌경제연구원은 올해 말 한우 사육마릿수는 전년 대비 3.7% 증가한 317만 마리, 도축마릿수는 79만 마리로 전년 대비 3.3%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또 2021년 이후 큰 폭의 한우 사육마릿수 및 도축마릿수 증가에 따른 공급과잉이 예상된다고 예측했다.


이에 따라 한우 사육증가에 따른 수급 및 가격 불안에 대비해 한우 농가들의 암소감축과 입식조절 등 적극적인 수급조절 노력이 필요하다는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농식품부도 생산자와 전문가 등이 참여하는 수급조절협의회, 현장 토론회 등을 통해 한우 공급과잉 상황 등을 적극 알려 농가 중심의 자율적인 사육조절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돼지고기의 경우도 크게 다르지 않다.


코로나19로 인한 거리두기로 집콕족과 재난지원금 효과로 일시적인 가격인상과 함께 공급물량이 부족한 듯 보이지만 실상은 국내산 돼지고기의 공급량은 통상 1100만 마리를 상회하고 있어 수급물량은 충분하다는 것이다. 오히려 업계에서는 공급이 좀 과한듯하다는 게 정설이다.


지난해 발생한 아프리카돼지열병으로 살처분 된 돼지는 44만두에 그쳤으며 수입물량 또한 꾸준히 공급되면서 재난지원금이 소진된 8월 이후에는 과잉공급으로 인해 돼지고기 가격이 하락세로 돌아설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실제 최근 국내 돼지고기 수급 상황은 국내 공급과 재고 증가상황 등을 고려할 때 공급여력은 충분한 상황이다.


4월말 기준 국내 돼지 사육마릿수는 1148만 마리(이력제 기준)로 평년 대비 약 1.0% 많고, 5월 돼지 도축마릿수는 140만9000마리로 평년(138만7000마리) 대비 1.5% 증가한 상황이다.


당초 돼지고기는 국내 생산과잉과 지난 연말 이후 낮은 가격 등의 영향으로 올 들어 5월 중순까지 수입물량은 13만8000톤으로 전년 대비 30.3%, 평년 대비 22.0% 감소했으나, 4월말 기준 육가공업체 등의 재고물량은 18만 톤으로 전년 대비 18.0%, 평년 대비 69.4% 늘었다.


하지만 2월 하순 이후 코로나19 여파로 수요가 꾸준히 늘어 3월과 4월 가격은 전월 보다 각각 20.5%, 9.5% 상승한데 이어 5월 들어서도 가정 소비가 지속되고, 재난지원금에 따른 소비 증가 등으로 도매가격은 kg당 5115원으로 전월 대비 19.3%, 평년 대비 6.8%, 전년 대비 22.9% 각각 상승했다.


최근 농촌진흥청의 소비자패널 88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재난지원금 농식품 소비동향 분석 결과, 재난지원금 지급으로 평소보다 소비가 늘었으며, 지원금 사용액 가운데 약 60%는 농식품을 포함한 먹거리 구입에 지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육류소비가 전반적으로 늘어난 가운데 돼지고기 구입이 늘었다고 답한 응답자가 44.6%로 가장 많았다. 한우구입이 늘었다는 응답은 34.4%로, 수입 소고기 구입이 늘었다는 응답(18.0%)보다 약 2배 가까이 높았다.


농식품부는 “최근의 돼지고기 가격이 높게 나타나는 것은 계절적으로 6월까지 돼지고기 가격이 강세를 보이는 시기인데다, 코로나19에 따른 특수상황 및 재난지원금 지원 등으로 수요가 크게 증가하면서 돼지고기 가격이 큰 폭으로 오른 것”이라고 분석했다.


농촌경제연구원 2분기 관측정보에 따르면, 4월말 기준 자돈과 육성돈 마릿수가 평년 대비 각각 4.4% 많아, 올 하반기 돼지 도축마릿수(879만6000마리)는 평년 대비 3.2% 증가할 전망이다.


내년 상반기 도축마릿수(898만3000마리)도 평년(850만8000마리) 대비 5.6% 증가 전망되는 등 평년 보다 많은 물량의 공급이 예상되고, 코로나 19에 따른 특수수요가 점차 사라지면서 가격 하락이 예상되고 있다.


이에 농식품부 관계자는 관측정보에도 나타났듯, 올 하반기에는 지금의 돼지고기 가격 상승세가 지속되기는 어렵다면서 생산자단체와 농가들이 모돈 감축과 입식조절 등 자율적인 수급조절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농가들이 최근의 높은 도매가격을 이유로 모돈과 자돈 입식을 늘리기 보다는 전문연구기관의 돼지 사육전망과 관측정보를 바탕으로 향후 생산결정에 있어서 보다 면밀하게 대응해야 한다는 신중론이 대두됐다.

이소희 기자 (aswith@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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