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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트 코로나(1)-전자] 생존 위한 내실 초점…생산·기술 경쟁력 키운다


입력 2020.06.01 06:00 수정 2020.05.31 20:06        이홍석 기자 (redstone@dailian.co.kr), 이건엄 기자

코로나19 완화 이후에도 기업 경영환경 개선 더딜 듯

비용절감 통한 가격 경쟁력 확보로 새로운 아이템 발굴

초격차 기술로 압도적 경쟁 우위 확보 핵심 과제 부상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많은 기업들이 경영난을 겪고 있는 가운데 사태 완화 후 ‘포스트 코로나’ 경영 방향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업종별로 처한 상황에 온도차가 있지만 위기를 극복하고 살아남기 위한 생존 전략을 모색하는 것은 매한가지다. 전자·자동차·항공·IT·철강·조선 등 업종별 현실과 전략을 살펴본다. [편집자 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달 18일 중국 산시성 시안 반도체 사업장에서 현지 임직원들과 제품 생산 라인을 살펴보고 있다.ⓒ삼성전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달 18일 중국 산시성 시안 반도체 사업장에서 현지 임직원들과 제품 생산 라인을 살펴보고 있다.ⓒ삼성전자

전자업계에서는 코로나19 사태가 점차 진정되는 국면에 접어들면서 공장 재가동과 함께 생산 효율성과 기술 경쟁력 향상에 초점을 맞추고 ‘포스트 코로나’ 경영에 속도를 내고 있다. 생존을 위한 내실에 초점을 맞추면서도 생산력과 기술력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아 시장에서의 경쟁 우위를 유지해 나가겠다는 전략이다.


국내 전자업계 대표 업체인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코로나19 영향으로 가동을 중단했던 해외 공장들의 생산라인을 다시 돌리기 시작했다. 봉쇄 조치가 엄격하게 적용돼 지난달 가장 마지막까지 중단됐던 인도 공장이 재가동되면서 해외 현지 공장들이 모두 재가동되며 글로벌 생산라인이 정상화됐다.


삼성전자는 인도 노이다에 자리잡은 스마트폰 공장을 지난달 7일부터, 첸나이 가전 공장은 지난달 14일부터 가동을 시작했다. LG전자 역시 푸네 가전공장을 지난달 18일부터, 노이다 가전 공장을 지난달 22일부터 다시 가동에 들어갔다.


이미 북미와 유럽 지역의 공장들은 각국의 이동제한 명령이 완화되면서 지난 4월 말과 지난달 달 초를 기점으로 먼저 가동을 재개한 상태다.


공장 재가동과 함께 엔지니어 인력들의 현지 파견도 활발해 지고 있다. 한·중 양국 정부가 합의한 기업인 신속통로(입국절차 간소화) 제도를 통해 중국 현지 공장을 중심으로 삼성·LG·SK 등 주요 기업들의 인력 파견이 줄을 잇고 있어 반도체·디스플레이·배터리 생산라인 증설에도 적극 나서는 모습이다.


◆ 경쟁력 향상 위한 효율성 제고에 신규 수요 발굴 노력도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대비하기 위한 경쟁력 제고 차원에서 생산 효율성 제고도 활발해질 전망이다. LG전자는 지난달 21일 경북 구미 사업장의 TV생산라인을 인도네시아로 이전한다고 발표했다.


6개 생산라인 중 2개를 이전하는 것으로 생산 효율성 향상 차원에서 결정된 것으로 유기발광다이오드(OLED·올레드)·액정표시장치(LCD) TV·컴퓨터용 모니터 등을 조립·생산이 모두 전하는 것이다.


LG전자 직원이 지난해 5월 경북 구미사업장 내 생산라인에서 올레드 TV의 품질검사를 진행하고 있다.ⓒLG전자 LG전자 직원이 지난해 5월 경북 구미사업장 내 생산라인에서 올레드 TV의 품질검사를 진행하고 있다.ⓒLG전자

구미사업장 TV·사이니지 생산라인에서는 롤러블(Rollable)과 월페이퍼(Wallpaper) 등 고도화된 생산 기술이 필요한 최상위 프리미엄 TV와 의료용 모니터를 전담 생산하게 된다. 또 신제품 양산성 검증과 생산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연구도 계속 수행한다.


권역별 거점 생산 체제 강화를 통한 글로벌 생산지 효율화로 TV 사업 경쟁력 강화에 속도를 내기 위한 포석이라는 해석이다. 또 현지 인력 활용을 통한 생산비용 절감으로 가격 경쟁력을 높여 날로 치열해지는 시장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겠다는 전략이다.


새로운 수요 발굴에 대한 노력도 함께 이뤄지고 있다. 가전에서는 건조기·공기청정기·의류관리기 등 건강관리에 초점을 맞춘 신가전 신제품들이 쏟아지고 있고 콘텐츠와 서비스 분야에서도 한층 관심이 높아진 헬스케어 관련 수요 발굴에 나서고 있다.


삼성전자는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혈압뿐 아니라 심전도도 간편하게 측정하고 관리할 수 있는 '삼성 헬스 모니터'를 선보였고 LG전자도 고혈압, 당뇨 등 만성질환자에게 생체 정보 측정 디바이스를 부착해 건강 정보를 모니터링, 분석한 뒤 다양한 건강관리 서비스를 제공하는 '홈케어 건강관리 서비스'를 내놓았다.


전자업계 한 관계자는 “코로나19 사태가 완화되더라도 기업들의 경영환경이 단기적으로 빠르게 개선될 수는 없을 것”이라며 “생산 효율성 향상과 함께 새로운 수요를 발굴해 시장 공략에 나서는 것이 그 어느때보다 중요해졌다”고 강조했다.


◆ 초격차 기술 경쟁력만이 살길...생산·R&D 투자 활발


미·중 무역분쟁 갈등 속에서 초격차 기술 경쟁력 확보를 위한 노력도 병행되고 있다.


삼성전자는 중국 시장의 대체재로 떠오르고 있는 베트남에 2600억원을 투자해 연구개발(R&D)센터 건립을 진행 중이다. 베트남 R&D센터에는 모바일과 네트워크 분야 소프트웨어(SW)와 하드웨어(HW)개발, 검증에 필요한 최첨단 연구시설이 들어선다.


이는 최근 낮은 수요로 정체되고 있는 모바일 시장에서 새로운 성장 모멘텀을 확보하기 위한 노력으로 기술 경쟁력을 높여 새로운 기회를 모색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부품에서도 반도체·디스플레이를 중심으로 기술 경쟁력 확보를 통해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대비하는 모습이다.


경기도 평택 삼성전자 캠퍼스 전경.ⓒ삼성전자 경기도 평택 삼성전자 캠퍼스 전경.ⓒ삼성전자

삼성전자는 지난달 경기도 평택 캠퍼스에 2021년 가동을 목표로 극자외선(EUV·Extreme Ultra Violet) 기반의 최첨단 제품 수요에 대응하는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생산 시설 구축에 나섰다. 내년 하반기부터 본격 가동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경기도 화성 S3 라인에서 업계 최초로 EUV 기반 7나노미터(1nm=10억분의 1미터) 공정 양산을 시작한 이후 올해 2월 V1 라인을 본격 가동하며 초미세 공정 생산 규모를 지속 확대해 왔다.


이번에 평택캠퍼스에도 처음으로 EUV 기반 라인을 신설하며 지난해 4월 이재용 부회장이 오는 2030년까지 133조원을 투자해 시스템반도체 1위를 목표로 밝힌 '반도체 비전 2030' 달성을 위한 투자를 본격화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이미 5나노 라인 양산을 준비 중이며 4나노와 3나노에 대한 연구개발(R&D)도 진행 중이어서 내년 하반기 가동 예정인 평택 라인에 적용될지 주목된다. 이는 초미세공정을 주도하며 업계 1위 타이완 TSMC와의 경쟁도 본격화하기 위한 행보다.


이러한 초격차 기술 경쟁력 확보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더욱 중요해 질 것이라는게 전자업계의 중론이다. 코로나19 사태에도 D램과 낸드플래시 등 메모리반도체와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등 초격차 기술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는 분야가 상대적으로 덜 타격을 입고 있다는 점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는 것이다.


특히 현재 기술 격차로 확실한 경쟁 우위를 점하고 있는 분야도 경쟁국들의 거센 추격으로 언제라도 따라잡힐 수 있다는 점을 잊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한때 국내 업체들이 압도적인 우위를 보였던 액정표시장치(LCD) 시장이 지금은 BOE를 중심으로 한 중국 업체들에게 주도권이 넘어간 상황은 이를 잘 보여주는 사례다.


안기현 한국반도체산업협회 상무는 지난달 29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개최된 '포스트 코로나, 주력 산업별 비전과 과제' 포럼에서 "우리가 주력인 메모리반도체에 중국이 오는 2025년까지 반도체 70%를 자급한다는 목표로 170조원을 쏟아붓고 있다"며 "미국이 선도하는 시스템반도체에서 추격해야 하는 과제도 있다"고 말했다.


지난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개막한 세계 최대 IT·가전 전시회 'CES 2019' LG전자 부스에서 관람객들이 65인치 롤러블 올레드(OLED) TV 'LG 시그니처 올레드 TV R'을 살펴보고 있다.ⓒLG전자 지난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개막한 세계 최대 IT·가전 전시회 'CES 2019' LG전자 부스에서 관람객들이 65인치 롤러블 올레드(OLED) TV 'LG 시그니처 올레드 TV R'을 살펴보고 있다.ⓒLG전자

이홍석 기자 (redston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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