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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기 신도시, 강남 ‘빨대효과’ 부추기나


입력 2020.05.25 06:00 수정 2020.05.24 20:53        이정윤 기자 (think_uni@dailian.co.kr)

교통대책 발표, 강남 등 주요도심 20~30분대 접근 가능해져

참여정부 2기 신도시와 닮은 꼴…“강남 집값 상승 여전해”

서울 아파트 단지 밀집지역 모습.ⓒ연합뉴스 서울 아파트 단지 밀집지역 모습.ⓒ연합뉴스

하남교산 3기 신도시와 과천지구의 교통대책이 확정됨에 따라 수도권 30만가구 공급 계획에 본격적인 시동이 걸렸다. 이번에 확정된 교통대책은 수도권 외곽에서 서울 강남권 접근성을 높이는 게 핵심이다. 앞으로 남은 3기 신도시 지역에도 이 같은 교통대책이 마련될 전망이다.


하지만 결국 강남과의 연결성을 높일수록 강남 집값은 올라갈 수밖에 없으며, 수도권 외곽으로 수요를 분산해 서울 집값을 안정시키겠다는 정책 목표에서 벗어난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오히려 ‘빨대 효과’로 강남권의 존재감만 커질 수 있다는 것이다.


국토교통부는 최근 하남교산 3기 신도시와 과천지구 광역교통 개선 대책을 확정 발표했다. 이에 따라 하남교산지구는 서울 잠실과 이어지는 도시철도가 건설되고, 과천지구는 위례~과천선을 GTX-C노선이 통과하는 정부과천청사역까지 연장한다.


이 경우 하남교산지구는 기존에 잠실까지 50분, 강남까지 65분 가량 소요되던 통행시간이 각각 20분, 30분으로 단축된다. 또 과천지구는 서울 강남 등 주요 도심까지 20분 이내 접근이 가능해진다.


김승범 국토부 공공택지기획과장은 “하남 주민들이 주로 잠실권역으로 이동하는 점을 고려해 강남 접근성을 높여야 한다는 전문가 의견이 있었다”며 이번 교통 대책의 배경을 설명했다.


정부는 남양주 왕숙과 고양 창릉, 인천 계양, 부천 대장 등 다른 신도시 교통대책도 하반기 확정할 계획이다.


문제는 이 같은 대책으로 강남 등 서울 도심 집값을 안정시키기엔 한계가 있다는 점이다.


과거 참여정부는 버블세븐 지역의 집값 거품을 빼기 위해 대출‧청약‧세제 등과 관련된 규제와 함께, 김포 한강‧인천 검단‧화성 동탄1~2‧평택 고덕‧수원 광교‧성남 판교‧서울 송파(위례)‧양주 옥정‧파주 운정 등 2기 신도시를 조성해 대규모 주택 공급 정책을 펼친 바 있다.


그 결과 강남 집값 폭등은 물론이고, 주요 2기 신도시들의 집값도 상승세를 이어가는 중이다. 3기 신도시 개발 계획이 발표됐음에도 2기 신도시들의 집값은 계속 오르는 분위기다.


최근 판교에서는 ‘판교푸르지오그랑블’ 전용 117㎡가 24억500만원에 거래되면서, 판교 집값이 잠실을 뛰어넘었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광교의 경우 ‘광교 자연앤힐스테이트’ 전용 84㎡가올해 2월 12억9000만원에 거래되면서, 지난해 8월(8억7500만원)보다 약 4억원이나 올랐다. 동탄2 ‘동탄역 더샵 센트럴시타’ 전용 84㎡도 같은 기간 2억원 이상 올라 10억5000만원에 실거래 됐다.


전문가들은 현재 시장까지 흐름이 참여정부 부동산 정책이 본격 시행된 2006~2007년과 유사한 모습이라고 분석한다. 신도시 개발과 교통망 확대는 반드시 필요한 부분이지만, 이로 인해 강남 집값을 잡기는 쉽지 않다는 것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서울로 20~30분대에 이동이 가능해지면 굳이 서울에 살 필요가 없어지기 때문에 서울 인구 분산 효과가 있는 것은 분명하다”며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주요 도심의 주택가격이 높게 형성되는 건 변하지 않는 사실이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일본의 경우 광역교통망을 따라 신도시를 만들었는데, 이에 외곽으로 나갔던 사람들이 다시 도심으로 돌아오는 현상이 벌어졌다”며 “아직 먼 이야기지만 이런 부분도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정윤 기자 (think_uni@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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