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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미엄 피자업계가 냉동으로 돌아선 1인가구 붙잡는 방법


입력 2020.05.20 07:00 수정 2020.05.20 05:23        임유정 기자 (irene@dailian.co.kr)

간편식 냉동피자 급부상…가성비·품질‧다양성 중심으로 ‘급성장’

피자헛‧미스터피자, 1인전용 피자‧테이블 비치 등 주도적 변신

피자헛은 빠르게 늘고 있는 1인가구를 공략하기 위해 8인치 미니 피자를 판매하고 있다.ⓒ피자헛 피자헛은 빠르게 늘고 있는 1인가구를 공략하기 위해 8인치 미니 피자를 판매하고 있다.ⓒ피자헛

최근 프랜차이즈 피자 업계가 주 타깃층을 대폭 확대해 1인가구 붙잡기에 나섰다. 간편식 냉동피자가 급부상하면서 시장 방어에 적극 나서고 있다. 최근 외식가격·배달료 인상 등 프랜차이즈 피자 가격은 오르는 반면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 좋은 냉동피자는 종류와 품질이 다양해지면서 수요가 크게 올랐다.


20일 시장조사기관 닐슨 집계에 따르면 국내 냉동 피자 시장 규모는 ▲2016년 198억원 ▲2017년 880억원 ▲2018년 952억원으로 3년간 4.8배 뛰며 1000억원대 규모로 성장했다.


지난해 잠시 주춤했지만 올해 코로나19 사태로 집콕족이 늘면서 다시 회복세로 돌아서는 중이다. 오뚜기, CJ제일제당, 풀무원, 신세계푸드 등이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다.


과거 냉동피자는 질기고 딱딱한 도우, 빈약한 토핑 등으로 제품 자체에 대한 불만족이 컸다. 그러나 대형 식품업체들이 뛰어들면서 해외 기술력을 도입하는 등 과감한 투자 및 개발을 통해 맛을 강화하기 시작하면서 시장에 활력을 불어 넣었다. 현재 1인가구를 주 타깃으로 승승장구 중이다.


냉동피자가 급 성장할 수 있었던 또 다른 배경에는 적당한 크기와 가격적인 측면도 컸다. 특히 배달 피자보다 저렴한 가격이 부각되면서 냉동 피자 수요가 크게 늘었다. 배달 피자 한 판당 평균 가격은 2만원~2만5000원대를 훌쩍 넘어서지만, 냉동피자 가격은 5000~8000원대로 저렴하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국내 업체들이 잇따라 차별화한 설비를 도입하고 기존 냉동피자의 불만족 포인트인 도우와 토핑을 개선하는 등 노력한 것이 빠르게 성장할 수 있는 이유로 꼽힌다”면서 “소비자들의 냉동피자에 대한 인식을 바꾸어 놓았고, 그 결과 단기간에 좋은 성과를 내고 있다”고 말했다.


오뚜기 냉동피자 올미트콤보 ⓒ오뚜기 오뚜기 냉동피자 올미트콤보 ⓒ오뚜기

반면 국내 프리미엄 피자 프랜차이즈 업계는 성장이 멈춘 지 오래다. 시장조사업체 링크아즈텍에 따르면 2018년 프랜차이즈 피자 시장 규모는 약 1조8000억원으로 전년(약 2조원) 대비 10% 감소했다.


국내 프리미엄 피자 업계는 최근 몇 년간 어려움을 겪어왔다. 매장 수는 줄고, 재무상태도 악화됐다. 원인은 다양하다. 저가 피자 브랜드가 난립하는 데다, 대부분 브랜드가 배달 전문 매장으로 돌아서면서 매장을 찾는 사람들의 발길이 뚝 끊겼다. 매출 역시 방문객 수와 비례해 눈에 띄게 감소했다.


여기에 냉동피자 브랜드 진출까지 가세하면서 업계의 어깨를 더욱 무겁게 만들었다. 1인가구 증가 혼밥문화 등도 한 몫 했다. 그동안 1인가구는 피자를 먹고 싶어도 매장 분위기는 물론 메뉴 구성과 가격적인 측면에서 진입 문턱이 높았다. 냉동피자를 선택하게 만든 주된 이유이기도 하다.


업계는 시련에 봉착했다. 대표적으로 미스터피자는 지난 5년간 적자로 상장폐지 위기에 처했다. MP그룹의 지난해 매출은 109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8.3% 줄고 영업손실은 2018년 4억원에서 지난해 25억원 규모로 6배가량 확대됐다.


프랜차이즈 피자 업계는 재도약을 위한 발판 마련에 올인하고 있다. 4인 가구를 타깃으로 가격대 높은 프리미엄 피자로 고급화 전략을 펼침과 동시에, 1인가구 붙잡기에 나선 것이 대표적이다. 1인가구가 갈수록 늘고 있어 무시할 수 없는 주요 고객으로 급부상했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피자헛은 1인용 피자 판매 매장을 올해 들어 18개까지 늘렸다. 피자를 3000~5000원대에 판매중이다. 포테이토, 고르곤졸라 피자 등 주력 메뉴는 여덟 가지를 1인용으로 내놨다. 서울 목동중앙점 등 일부 직영점에는 1~2인 테이블도 갖췄다. 젊은 고객이 쉽고 빠른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키오스크와 셀프 서비스를 접목시켜 리뉴얼 하는 작업에도 힘쓰고 있다.


몇 년간 배달 시장에서 밀리던 미스터피자 역시 반격을 시작했다. ‘매장 다시 살리기 프로젝트’라는 역발상을 통해 가맹점과 매출을 동시에 늘리고 있다. 메가트렌드인 배달이 아니라 오프라인 매장으로 소비자를 다시 돌아오게 하는 전략을 쓴 것이다.


주요 전략은 가성비를 갖춘 ‘피자뷔페’다. 단품 위주였던 기존 캐주얼 다이닝 매장을 탈피, 만원 안팎의 금액으로 미스터피자의 프리미엄 피자 3~6종과 샐러드바, 핫디쉬, 디저트, 커피를 즐길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더불어 1인피자 시장을 선점하고 싱글족을 공략하기 위한 일환으로 배달 플랫폼 요기요와 제휴를 맺고 배달용 1인 피자 세트를 내놓고 있다. 지난 2017년부터 8인치 ‘피자샌드’를 판매 중이다. 미스터피자 관계자는 “신림이나 노량진 등 1인 가구가 많은 지역 중심으로 인기가 좋다”고 설명했다.


이밖에 민감하게 변하는 트렌드에 주목, 펫가구 시장을 위한 공략도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9월 업계 최초로 반려견·반려묘를 위한 펫피자를 선보이면서 반짝 히트를 친 바 있다. SNS감성을 자극하면서 반려견을 키우는 1인가구는 물론 펫팸족을 중심으로 대박을 터뜨렸다.


프랜차이즈 피자 업계 관계자는 “피자는 치킨만큼이나 외식 업계에서 입지가 큰 메뉴지만, 시장의 대세가 된 1인 가구가 즐기기에는 다소 부담스러웠던 게 사실”이라며 “이번 전략 메뉴를 시작으로 보다 차별화된 메뉴 구성으로 피자 시장 내 입지를 다시 한 번 다질 계획”이라고 말했다.

임유정 기자 (iren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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