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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상 했었지만"...면세점 적자 현실화에 '충격'


입력 2020.05.07 06:00 수정 2020.05.06 17:59        최승근 기자 (csk3480@dailian.co.kr)

빅3 1분기 적자 전망…2분기도 특수 실종으로 상반기까지 부진 계속

매장 닫고, 자금 지원까지 총력 태세

면세품 재고 한시 허용에 숨통 트여…‘가격’이 변수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 면세구역이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뉴시스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 면세구역이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뉴시스

적자 우려가 현실이 됐다.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국내 빅3 면세점 중에서도 적자를 기록한 사례가 나오고 있다. 문제는 이번 사태가 일시적인 것이 아니라는 점에 있다.


국내는 확진자 증가세가 주춤해지는 추세지만 지리적으로 가까운 일본을 비롯해 미국, 유럽 등 전 세계적인 사투가 여전하기 때문이다. 2분기의 경우 중국 노동절과 일본 골든위크 등 면세업계 특수마저 놓치게 되면서 상반기 장사를 통으로 망칠 수 있다는 암울한 전망이 제기되고 있다.


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호텔신라는 지난 1분기 매출이 지난해 1분기 대비 29.7% 하락한 9437억원, 영업이익은 적자전환해 668억원의 손실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이 적자로 전환된 것은 분기 실적 공개가 시작된 2000년 1월 이후 81분기 만에 처음이다.


이중 면세점 사업의 손실만 490억원 규모다. 지난해 1분기 822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한 것을 감안하면 올 1분기에만 1300억원에 달하는 수익이 사라진 셈이다.


올 초부터 계속되고 있는 코로나19 사태가 적자의 주요 원인이다. 업계 2위 신라뿐 만 아니라 아직 실적을 발표하지 않은 롯데와 신세계 등 면세업계 빅3 모두 1분기 적자전환이 유력한 상황이다.


코로나 사태가 본격화되기 전 올 1월까지만 해도 매달 사상 최대 매출 기록했던 것과 비교하면 업계의 체감은 더욱 크다.


2분기도 이 같은 적자행진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4~5월 중국 노동절과 일본 골든위크 등 특수는 제대로 누리지 못한 반면 업체별로 월 수백억원대 임대료는 고스란히 납부해야 하기 때문이다.


국내의 경우 대부분 신규 코로나19 확진자가 내국인 보다는 해외유입 사례에서 발생하는 등 주춤한 상황이지만 해외에서는 여전히 감염자 증가율이 줄지 않고 있다. 내수산업의 경우 서서히 기지개를 켜는 분위기지만 관광과 항공 등 전방산업 영향을 바로 받는 면세업계는 회복 시기를 장담하기 어렵다.


면세업계는 인건비 감축을 위해 근무시간 및 매장 영업시간을 줄이고 휴점 카드까지 꺼내드는 등 총력 대응에 나서고 있지만 여행이 재개되는 것 외에 뾰족한 대안이 없다.


3월부터 휴점에 돌입한 김포공항 내 면세점은 이달 말까지 국제선 스케줄이 전무해 휴점 연장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인천공항에서는 임대료 부담에 중소 면세점을 비롯해 롯데, 신라 등 대기업 면세점들도 신규 사업권을 포기했다. 시내면세점들도 영업시간을 단축하고 휴점 횟수를 늘리고 있다.


지난달 29일 관세청이 재고 면세품에 대한 국내 판매를 한시적으로 허용하기로 했지만 여전히 넘어야 할 문제가 많다. 가격과 판매채널이 관건이다. 명품 등 면세품은 면세점 뿐만 아니라 백화점과 아울렛 등에서 판매하고 있어 기존 판매자들과의 마찰을 피해 가격을 책정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또 판매 가능 물품은 면세점 반입 이후 6개월이 지난 상품으로 한정되는데 패션, 잡화는 유행주기가 빨라 소비자들로부터 외면 받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다만 면세점 외 판매가 불가한 상황에서 판매처가 추가로 마련된 만큼 자금조달 측면에서 숨통을 트일 것이란 긍정적인 해석도 나온다.


면세업계 관계자는 “면세점 외 면세품 판매가 처음이다 보니 판매 채널 선정이나 가격 책정 과정에서 어려움이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면세품 재고 판매 조치로 자금회전에 숨통이 트일 수 있게 된 것은 다행이지만 근본적인 대안은 아니다. 하루 빨리 코로나 사태가 끝나 매장 운영이 정상화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최승근 기자 (csk348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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