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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인터뷰] 이제훈 "'사냥의 시간', 날 갈아넣은 작품"


입력 2020.04.29 00:01 수정 2020.04.29 07:10        부수정 기자 (sjboo71@dailian.co.kr)

넷플릭스로 공개…준석 역 맡아 호평

"'이렇게 힘든 영화' 있었나 싶을 정도"

'사냥의 시간' 이제훈.ⓒ넷플릭스 '사냥의 시간' 이제훈.ⓒ넷플릭스

배우 이제훈(35)이 영화 '사냥의 시간'으로 3년 만에 스크린에 복귀했다.


'사냥의 시간'(감독 윤성현)은 새로운 인생을 위해 위험한 작전을 계획한 네 친구들과 이를 뒤쫓는 정체불명의 추격자, 이들의 숨 막히는 사냥의 시간을 담아낸 추격 스릴러다.


이제훈은 방황하는 청춘 준석 역을 맡아 극 전반을 이끈다. 사실상 '사냥의 시간'은 이제훈의 영화라도 할 정도로, 다채로운 얼굴을 보여준다. '파수꾼'으로 윤성현 감독과 인연을 맺은 그는 '사냥의 시간' 기획 단계부터 참여했다. 그만큼 작품에 대한 애정이 남다를 법하다.


다음은 28일 화상 인터뷰로 만난 이제훈과의 일문일답이다.


- '사냥의 시간'이 넷플릭스로 공개됐는데 소감은.


내가 좋아하는 플랫폼인 넷플릭스에서 공개돼 기분이 좋다. 전 세계 팬들에게 공개된 점도 고무적이다. '이런 한국 영화가 또 있었나' 싶을 정도로 재밌게 봤다는 시청자들의 이야기를 들어 기쁘다. 기획부터 이 영화에 참여했는데 공개되기까지 각별한 마음으로 기다렸다. 이전 작품에 참여했을 때 들었던 기분과는 달랐다.


- 작품 공개 후 기억나는 반응은.


'너를 갈아서 넣었구나', '안쓰럽다', '고생하지 말고 재밌는 작품에 참여해라' 등 다양한 반응을 들었다(웃음). 준석이 실제로 극한의 상황에 놓인 것 같다는 반응을 들어 뿌듯했다. 이 작품을 통해 아쉬움이 없을 정도로 쏟아부었다. 나를 다 태워버렸다.


- 작품 자체에 대한 호불호가 갈린다. 이에 대한 배우의 생각은.


한국 영화에서 자주 볼 수 없는 서스펜스 스릴러라는 장르에 참여한 것 자체가 감사하다. 설명이 잘 되지 않는 부분에 대해선 궁금증이 생겨서 몇 차례 더 본다. 이해가 되지 않는다면 반복해서 감상해주셨으면 한다.


'사냥의 시간' 이제훈.ⓒ넷플릭스 '사냥의 시간' 이제훈.ⓒ넷플릭스

- '사냥의 시간'을 선택한 이유는.


윤성현 감독과 '파수꾼'으로 인연을 맺었고 이후 형제 같은 사이로 지냈다. 차기작에 대해서도 같이 하자고 했었다. 감독님에게 보탬이 되고 싶었고, 감독님의 '사냥의 시간' 세계관을 이미지를 통해 보고 싶었다.


- 윤성현 감독이 이제훈을 두고 준석을 그렸다. 윤 감독과 재회한 소감은.


배우로서 한 단계 도약할 시기에 윤 감독을 만났는데, 내가 나아갈 수 있는 초석을 다지게 됐다. 영화를 대하는 진지한 태도와 모든 걸 던지는 자세를 배웠다. 이번 작품을 통해 윤 감독님의 세계관이 더 넓어졌다고 생각한다. 내 안의 다른 모습, 목표를 향해 열정적으로 나아가는 모습을 감독님이 끄집어내 주셨다.


- '파수꾼' 기태에서 '사냥의 시간' 준석으로 성장한 모습이 보였다. 기존에 로맨틱한 면모를 선보였던 작품과는 달랐다.


내겐 다양한 모습이 있는데, 많은 사람이 '파수꾼' 속 기태의 강렬한 인상을 기억해주시더라. '사냥의 시간'을 통해 기태를 다시 끄집어낼 수 있었던 건 윤 감독님 덕이다. 거친 캐릭터의 작품들을 보여주려고 한다.


- 쫓기는 연기를 계속해야 했는데 어려웠던 점은.


살면서 누군가에게 '사냥'을 당하는 걸 상상하지 않았던 터라 스스로 한계치에 몰아붙였다. 한계에 대해 계속 생각하며 연기했고, 한(박해수 분)을 마주했을 때 총에 맞을 수 있다고 상상하며 인물을 표현했다. 배우로서 신기한 경험이었다.


'사냥의 시간' 이제훈.ⓒ넷플릭스 '사냥의 시간' 이제훈.ⓒ넷플릭스

- 안재홍, 박정민, 박해수와 호흡은.


재홍 씨가 영화를 보는 시선과 태도를 좋아한다. 우식 씨와는 이렇게 빨리 만날 줄 몰랐다. 친동생 삼고 싶은 귀여운 동생이다. 데리고 다니고 싶다(웃음). '슬기로운 감빵생활'을 통해 해수 형이 다양한 얼굴을 봤는데, 한에게 꼭 적합한 배우였다.


- 윤 감독님이 차기작을 제안한다면.


감독님이 차기작을 제안한다면 어떤 역할이든지 참여하고 싶다. 그의 세계관을 놓치고 싶지 않다. 안 불러 주면 섭섭할 것 같다.


- 열린 결말에 대한 생각은.


도망갈 곳 없는 준석이 세상과 정면으로 맞서는 결말이라고 생각한다. 이거 아니면 안 될 것 같은, 끝장을 봐야 하는 기태의 모습이기도 하다. 마지막 장면을 찍으며 스스로 부끄러움이 없는지 돌아볼 수 있었다. 힘든 일이 있어도 어떻게 해서든 살아가야 한다는 깨달음도 얻었다.


- '사냥의 시간'은 이제훈에게 치열한 도전인 것 같다.


이보다 더 힘들고, 지치고 나를 바닥까지 내리꽂은 작품이 있을까' 싶을 정도로 힘들었다. 이러다가 피폐해지는 것 아닌가 싶어서 작품에서 도망가고 싶었다. 끝나고 나서 돌이켜 봤을 때는 내가 성장할 수 있는 계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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