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페이스북
X
카카오톡
주소복사

빈 스컬리도 놀랐던 1999년 4월 24일 ‘한만두 데이’


입력 2020.04.24 09:55 수정 2020.04.24 10:01        김태훈 기자 (ktwsc28@dailian.co.kr)

박찬호, 20년 넘도록 한 이닝 만루홈런 두 개 희생양 회자

MLB트위터 등 해당 영상 업로드..한국인 빅리거 신화 쓴 투수로도 기억

1999년 4월24일 경기 영상. ⓒMLB 트위터 1999년 4월24일 경기 영상. ⓒMLB 트위터

"The odds of hitting TWO grand slams in ONE inning? 12 million to 1."


메이저리그(MLB)가 올해도 21년 전 ‘한만두(한 이닝 만루홈런 두 개) 데이’를 재조명했다.


메이저리그는 24일(한국시각) 공식 트위터를 통해 "한 이닝에 두 개의 만루홈런을 때릴 확률은 1200만분의1이다. 페르난도 타티스는 21년 전 오늘 그 확률을 깼다"며 영상을 업로드했다.


해당 영상은 국내에서도 유명한 ‘한만두’ 장면이 담겼다. 지난 1999년 4월 24일, LA 다저스타디움서 열린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LA다저스전에 선발 등판한 박찬호는 3회초에만 같은 타자에게 두 개의 만루 홈런을 내줬다.


2회까지 무실점으로 막은 박찬호는 마크 맥과이어에게 안타를 맞고 무사 만루 위기에 몰렸다. 이어 박찬호는 볼만 2개 던진 뒤 타티스에게 좌측 담장 넘어가는 만루홈런을 얻어맞았다. 2-7로 벌어지며 타자 일순한 가운데 2사 만루에서 또 마주한 타티스와 풀카운트 접전을 펼쳤지만 또 좌측으로 날아가는 홈런을 내줬다.


야수 실책까지 겹치며 ‘한만두’ 희생양이 된 박찬호는 3회초에만 3피홈런 11실점으로 무너졌다. 이날 박찬호는 2.2이닝 3피홈런 8피안타 11실점(6자책)으로 물러났고, 다저스도 5-12 대패했다. 그해 박찬호는 194.1 이닝을 소화하며 13승11패(평균자책점 5.23)을 거뒀다. 전후 시즌 200이닝 이상 소화했던 박찬호는 1999시즌 31피홈런을 기록했다. MLB 개인 커리어 사상 가장 많은 홈런을 맞은 해다.


2014년 다저스타디움서 류현진과 시구행사 가진 박찬호. 다저스 트위터 2014년 다저스타디움서 류현진과 시구행사 가진 박찬호. 다저스 트위터

블루클린 다저스 시절인 1950년부터 2016년까지 무려 67년 동안 다저스 경기를 생중계했던 빈 스컬리(93)도 당시 경기를 기억하고 있다. 차분하고 감정의 동요가 크지 않은 전설적인 다저스 아나운서로 유명한 빈 스컬리도 ‘한만두’ 상황을 중계하면서 “정말 놀라운 일이 벌어졌다. 다시 보기 힘든 상황”이라며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박찬호 역시 다시 있기 어려운 일이라고 인정한다. 타자 타티스도 지난해 MLB.com과의 인터뷰에서 “아직도 그날에 대한 얘기를 듣는다. 어떻게 그런 일이 일어났는지 나도 모르겠다”고 말한 바 있다.


투수 박찬호에게 최악의 날로 기억될 ‘한만두’는 미국에서나 한국에서나 20년 넘도록 회자되는 진기록임에는 틀림없다. 물론 한만두만 기억되는 것은 아니다. 박찬호는 한국인 빅리거로서 신화를 쓴 투수로 기억되고 있다. 류현진 완봉승, 김광현 입단식 등 한국 선수들이 메이저리그에서 굵직한 뉴스의 중심에 설 때마다 박찬호의 발자취가 20년 넘도록 회자되고 있는 것 또한 틀림없다.

김태훈 기자 (ktwsc28@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댓글 0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