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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히든캐스트④] '올 아이즈 온 미' 모든 넘버엔 서동진 있다


입력 2020.04.23 13:08 수정 2020.08.07 14:39        이한철 기자 (qurk@dailian.co.kr)

뮤지컬 데뷔 10년차 "데뷔작 땐 정말 많이 혼났죠"

"자신 돋보이려고 작품 해쳐선 안 돼" 남다른 소신

<뮤지컬에서 주연배우의 상황을 드러내거나 사건을 고조시키는 배우들이 있습니다. 코러스 혹은 움직임, 동작으로 극에 생동감을 더하면서 뮤지컬을 돋보이게 하는 앙상블 배우들을 주목합니다. 국내에선 '주연이 되지 못한 배우'라는 인식이 있는데, 이에 대한 올바른 인식을 심어주고자 합니다.>


서동진. ⓒ 링크컴파니앤서울 서동진. ⓒ 링크컴파니앤서울

배우 서동진은 올해 뮤지컬 데뷔 10년차 베테랑 배우다. 뮤지컬 '오! 당신이 잠든 사이'를 시작으로 오는 5월 무대에 오르는 '올 아이즈 온 미'까지 꾸준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는 그는 늘 "작품이 우선"이라는 자세로 연기에 임한다.


튀고 싶은 게 대다수 배우의 욕심이지만, 서동진은 자신이 돋보이려고 작품을 해쳐선 안 된다는 소신을 지키며 묵묵히 무대에 오르고 있다.


뮤지컬 '올 아이즈 온 미'에서는 데스페라도스 역을 맡았다. 서동진은 "공연에서 다양한 역할을 맡으며 주연들과 함께 이야기를 만들어 나가는 역할"이라며 "모든 넘버에 등장한다"고 즐거워했다.


- 뮤지컬 무대에 입문하게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


학창 시절부터 배우가 꿈은 아니었어요. 대학도 막연히 예술 쪽 일을 하고 싶다는 생각에 연극영화과에 들어가게 됐고 영화연출 전공이었습니다. 어느 날 학교 동기들이 하는 공연을 보러 갔는데 평소 허물없이 지내는 친구들이 무대 위에 서 있는 게 꼭 제가 아는 사람이 아닌 것 같았어요. 단순히 무대 위의 모습이 너무 멋있어 보여 연기를 해야겠다고 마음먹었습니다. 영화, 드라마, 뮤지컬 닥치는 대로 오디션을 봤었는데 운 좋게 뮤지컬 오디션에 합격했고 뮤지컬을 시작하게 됐어요.


- 가장 기억에 남는 작품, 에피소드가 듣고 싶습니다.


데뷔작 '오! 당신이 잠든 사이'가 아직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당시에는 뮤지컬 전공자도 아니었고, 경험도 없던 탓에 연출님에게 정말 혼이 많이 났었죠. 걷는 것 하나, 말 한마디 그냥 넘어가는 부분이 없었어요. 첫 공연 들어가기 직전에 연출님이 따듯하게 안아 주시면서 '고생했다'라고 말씀하시던 순간이 아직 선명해요. 그때 연출님이 얼마나 이 작품을 사랑하고, 배우들을 사랑하는지 느껴졌거든요. 모든 것이 처음이었고, 가장 힘들었지만, 그만큼 기억에도 남는 작품인 것 같아요.


- 주연 배우들 가운데, 롤모델로 삼고 있거나 특별히 인상 깊었던 배우가 있나요?


이번에 '킬라 B'역을 맡은 레디(김홍우)형이 가장 인상 깊었어요. 아무래도 전혀 다른 분야를 하시던 분이니 뮤지컬을 어떻게 생각하실까? 많이 궁금했는데, 정말 연기에 대해 깊게 고민하고 작품에 성실히 임해 주셔서 다른 배우들에게도 자극이 많이 됐어요. 그리고 사람이 너무 좋아요. 하하하.


- 공연을 앞둔 뮤지컬 '올 아이즈 온 미'는 어떻게 참여하게 됐나요.


예전부터 성종완 연출님과 신선호 감독님에 대한 명성을 익히 들어서 '아 저분들과 함께 작업해 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어요. 오디션 공고에 두 분의 이름을 보고 바로 지원했죠. 오디션도 정말 열심히 봤던 것 같아요. 안무 오디션이 정말 힘들었거든요. 다들 오디션 끝나고 다리에 힘이 풀려 난간을 잡고 있어야만 할 정도였어요. 그렇게 하고 오디션 합격 전화를 받았을 때 정말 행복했어요. 지금은 너무 좋은 스태프, 배우들과 행복하게 연습 중입니다.


- '올 아이즈 온 미'에서 맡은 역할과 공연에 대해서도 설명 부탁드립니다.


저는 '데스페라도스'라는 역을 맡고 있습니다. 공연에서 다양한 역할을 맡으며 주연들과 함께 이야기를 만들어 나가는 역할입니다. 참고로 모든 넘버에 등장합니다 하하하. 그만큼 다이내믹한 장면들을 많이 보실 수 있을 거예요. 저희 공연은 뮤지컬에서 쉽게 보지 못했던 힙합이란 장르를 차용한 만큼 그동안 보셨던 뮤지컬들과는 다른 색다른 재미를 느끼실 수 있을 거예요. 킬라B 역을 맡은 래퍼 분들의 랩은 말할 것도 없고, 다른 배우들도 열심히 연습했으니 기대해 주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


- 연습이 한창일 텐데, 공연이 한 차례 미뤄졌습니다. 컨디션 조절에 어려움은 없나요?


아무래도 좀 힘든 부분이 있어요. 100m 달리기라고 생각하고 결승선만 보면서 달렸는데, 골인 직전에 결승선이 멀어진 느낌이랄까. 하지만 기다려주시는 관객들을 생각하며 힘을 내고 있습니다. 실제로도 연습 기간이 길어진 만큼 할수록 좋은 결과물들이 나와서 더 좋은 공연을 보여드릴 수 있겠다는 기대감에 연습하고 있어요.


뮤지컬 '올 아이즈 온 미' 포스터. ⓒ 링크컴파니앤서울 뮤지컬 '올 아이즈 온 미' 포스터. ⓒ 링크컴파니앤서울

-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로 공연계가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 배우로서 피부로 느껴지는 지점이 있나요?


SNS에 주변 배우들의 공연 연기, 취소 소식이 많이 들려와요. 배우들이 얼마나 열심히 오디션을 보고 준비해서 공연을 올리는지 알기 때문에 그런 소식을 접할 때마다 마음이 아픕니다. 빨리 이 상황을 이겨내고 예전처럼 공연을 즐길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 뮤지컬에서 '앙상블'이 갖는 의미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나요.


관객들이 작품을 이해하고 상상하는 것을 도와주는 역할이라고 생각해요. 주인공이 그 상황을 잘 느낄 수 있게끔 촉매제 역할도 하고, 관객들이 드라마를 상상할 수 있게 그림을 만들어주기도 하죠.


- 앙상블 배우로서 가장 보람을 느꼈던 순간은 언제인가요?


좀 이상하게 들릴 수도 있지만, 저는 제가 선을 지켰다고 생각하는 순간 보람을 느껴요. 배우가 자신이 돋보이려고 작품을 해치면 안 된다고 생각하거든요. 앙상블은 아무래도 스포트라이트를 받을 상황이 적어서 '여기서 이렇게 하면 내가 관객들에게 좀 더 관심을 받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할 때도 있어요. 그런 욕심을 버리고 작품 전체를 생각하면서, 나를 작품에 맞춰 갈 때 뭔가 배우로서 성장한 느낌이 들어요.


- 여러 역할을 책임져야 하고, 춤과 노래, 연기를 모두 소화하려다 보면 힘든 부분도 많을 것 같아요. 평소 체력 관리는 어떻게 하시나요?


잘 먹고 잘 자는 게 최고인 것 같아요. 개인적으로는 건강한 음식을 먹고, 집에 들어오면 스마트폰을 하지 않고 바로 잠자리에 들려고 노력 중입니다. 하하.


- 앞으로 도전해보고 싶은 작품이나 캐릭터가 있나요? 배우로서의 최종목표도 궁금합니다.


저희 공연에서 소냐 누나와 혜원 누나가 정말 카리스마 있고 멋있거든요. 비올렌티아처럼 무대와 객석을 압도할 수 있는 캐릭터에 도전해보고 싶습니다. 배우로서 최종목표는 사람들이 작품과 내용을 몰라도 '아! 이 배우가 나오면 믿고 봐도 괜찮겠다'라고 할 수 있는 배우가 되는 것이 저의 꿈입니다.

이한철 기자 (qurk@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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