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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경제다] "소비자 현금성 지원 효과 없어…기업 생명 유지에 집중해야"


입력 2020.04.22 13:00 수정 2020.04.22 14:37        박영국 기자 (24pyk@dailian.co.kr)

이인호 서울대 교수 경총 경영발전자문위원회서 주장

"기업 지원으로 기업이 고용한 소비자 충격 최소화해야"

정세균 국무총리가 지난 20일 오후 열린 국회 본회의에서 코로나19 사태 긴급재난지원금 지급을 위한 추가경정예산안 편성과 관련한 시정연설을 하고 있다.ⓒ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정세균 국무총리가 지난 20일 오후 열린 국회 본회의에서 코로나19 사태 긴급재난지원금 지급을 위한 추가경정예산안 편성과 관련한 시정연설을 하고 있다.ⓒ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관련 긴급재난지원금과 같은 소비자에 대한 현금성 지원이 소비 증가를 통한 경제회복 효과로 이어지기 힘들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그 재원으로 기업을 지원해 기업이 고용한 소비자의 충격을 최소화하는 게 더 효과적이라는 지적이다.


이인호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는 22일 서울 중구 더플라자호텔에서 한국경영자총협회 주최로 열린 ‘경영발전자문위원회’에서 ‘코로나19 사태가 한국경제에 미치는 영향과 대응방안’ 발제를 통해 이같이 지적했다.


이 교수는 “과거 IMF 외환위기와 글로벌 금융위기 등은 금융에서 실물시장으로 위기가 전이된 반면, 코로나19 위기는 실물시장에서 금융시장으로 위기가 전이되는 모습”이라며 “코로나19로 인한 서비스업의 위축은 해당 업종의 투자수요 감소와 종사자들에 대한 소득 충격을 통해 제조업으로 전이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서비스업에서 당기에 감소한 수요는 미래에 축적돼 다시 생성될 가능성이 없고, 창출될 부가가치가 소멸될 가능성이 높아 위기 극복 이후에도 서비스업에서 매출의 만회를 기대하기 어렵다고 이 교수는 예상했다.


수출에 대해서도 비관적인 전망을 내놨다. 이 교수는 “전세계 경제가 동시에 어려움을 겪고 있어 우리 수출 감소는 앞으로 더욱 커질 것”이라며 “위기 극복 이후에도 수출 수요 증가를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이 교수는 코로나19 위기 극복을 위한 단기 처방으로 ‘사회적 거리 두기가 지속되는 동안 기업들이 도산하는 것을 막는 대응책’과 ‘사회적 거리 두기 종료 이후 경제회복을 위한 대응책’을 제시했다.


그는 먼저 “사회적 거리 두기가 지속되는 기간에는 소비자 지원보다는 기업들의 생명 유지에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이번 사태로 충격을 받은 항공, 관광, 외식 등 서비스업, 소상공인에 대한 집중적 지원으로 재정지원의 효율성을 유지해 재정 건전성 훼손을 막는 게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이 교수는 “모든 소비자들에 대한 직접적 현금성 지원은 수요진작 효과가 크지 않아 재정지출의 효율성이 떨어진다”면서 “영세한 소비자는 코로나19 사태 이전에 이미 소득지원이 이뤄져 추가 지원 필요가 크지 않고, 코로나19로 소득감소가 없는 소비자에 대한 현금성 지원은 수요를 증가시키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특히 소득감소가 없는 소비자는 기존에 자신의 소득으로 하려던 소비를 현금성 지원을 받은 상품권으로 대체할 가능성이 크고, 이는 추가적인 수요 증가로 이어지기 어렵다는 설명이다.


이 교수는 “코로나19로 소득이 감소한 소비자는 그를 고용하던 기업에 대한 지원으로 소득지원이 가능하고, 이는 기업을 살리면서 충격을 받은 소비자를 지원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사회적 거리두기 종료 이후 경제회복 단계에서는 ‘소비와 투자에 대한 지원’과 ‘경제 체질 개선을 한 경쟁력 강화’에 집중해야 한다고 이 교수는 설명했다.


이 교수는 “이번 위기는 생산시설 훼손이나 잘못된 투자로 인한 시장 불안이 원인이 아니기 때문에 위기 동안 기업들이 도산하지 않고 견딜 수 있다면 회복 시 다시 거래가 살아나는 것에 문제가 없어 급속한 회복도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코로나19 극복을 위해 중장기적으로는 새로운 경제 질서의 구축이 필요하다”면서 “특히 위기 극복을 위해 대량 투입된 유동성이 자산시장 버블을 만들어 내는 것을 막기 위해 정상적인 금리 수준으로의 회복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박영국 기자 (24pyk@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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