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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경제다] 곡소리나는 항공사들, 메아리 없는 정부 지원 언제쯤


입력 2020.04.19 05:00 수정 2020.04.19 06:01        이홍석 기자 (redstone@dailian.co.kr)

코로나19 장기화로 벼랑 끝...자구안 마련도 한계

비용 증가 부담 피하려 적자 운항 고육지책까지

금주 5차 비상경제회의서 지원대책 나올지 주목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항공사들이 사상 초유의 위기 상황에 처하고 있다. 사진은 여객기를 화물기로 변경한 대한항공 A330.ⓒ대한항공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항공사들이 사상 초유의 위기 상황에 처하고 있다. 사진은 여객기를 화물기로 변경한 대한항공 A330.ⓒ대한항공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사상 초유의 위기 상황에 처한 항공사들이 고육지책으로 운항중단 기간 연장과 국내선 증편 등으로 활로를 모색하고 있지만 쉽지 않은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


정부의 지원 방안은 아직 감감무소식인 가운데 이번 주로 예상되는 5차 비상경제회의에서 항공 산업에 대한 정부의 실효성있는 지원 대책이 나올지 주목된다.


19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코로나19로 하늘길이 대부분 막히면서 고사위기를 처한 항공사들이 생존을 위한 몸부림을 치고 있다. 직원 휴직과 임원들의 임금반납에도 어려움이 지속되면서 정리해고 등을 통한 구조조정이 현실화되고 있다.


비수익 사업과 유휴 자산 매각 등도 병행되고 있지만 시간이 걸리는 사안으로 당장 도움이 되기는 어려워 자구책 마련에도 한계가 있는 상황이다.


정부가 지난 2월 저비용항공사(LCC)들을 대상으로 3000억원을 지원하기로 결정하고 지난달까지 제주항공(400억원)·진에어·에어부산(이상 300억원)·에어서울(200억원)·티웨이항공(60억원) 등 총 1260억원을 집행했다.


또 이달 중 아시아나항공을 통해 에어부산에 최대 280억원을 대출하고 티웨이항공에 대해서도 추가로 지원할 예정이다. 하지만 이는 고정비용이 높은 항공사들에게는 조족지혈(鳥足之血)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라는 게 항공업계의 공통된 시각이다.


이에 항공사들이 정부의 추가적인 지원 대책을 요청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번 주에 열릴 것으로 보이는 5차 비상경제회의에 시선이 쏠리고 있다.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제주항공·티웨이항공·에어서울·에어부산 항공기.Ⓒ각 사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제주항공·티웨이항공·에어서울·에어부산 항공기.Ⓒ각 사

◆ 운항중단 연장에 국내선 증편 나서기도...출혈경쟁 우려


LCC들에서는 이제 운항 중단 기간 연장과 국내선 증편이라는 극과 극의 카드가 나오고 있다.


당초 이달말까지 완전 운항 중단(셧다운) 조치를 취한 이스타항공은 운항 중단이 더 길어지게 됐다. 이미 오는 6월 말까지 모든 국제선 노선의 운항을 중단하기로 한 상태에서 국내선 운항 중단 기간도 내달 28일까지 연장하기로 추가로 결정했다.


다른 LCC들은 국내선을 중심으로 운항을 지속하면서 항공기 추가 투입을 통한 증편도 꾀하고 있지만 쉽지 않은 게 현실이다.


제주항공이 지난 3일부터 25일까지 부산~김포 노선을 일 왕복 2회에서 4회로 총 92편을 증편했고 에어서울도 지난 6일부터 김포~제주 노선을 주 32편 운항으로 확대했다. 또 티웨이항공도 내달부터 매일 왕복 4회씩 부산∼김포 노선에 부정기선을 운항하기로 했다.


또 에어부산은 지난달 부산~제주(일 3회→5회), 김포~제주(일 2회→3회) 노선에 대해 임시 증편을 단행한 바 있다. 이달에는 국제선용으로 도입한 220석 규모의 A321LR(Long Range)을 부산~김포 노선에 투입했고 오는 25일부터는 울산-김포, 울산-제주 노선 운항을 재개한다.


이는 비행기를 공항 주기장 등에 계속 세워놓자니 주기장료 등 지출이 계속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는 상황을 타개해 보기 위한 고육지책이지만 이마저도 저조한 탑승률과 출혈경쟁으로 적자 운항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항공사들이 잇따라 국내선을 중심으로 노선 재개와 증편을 단행하고 있지만 수요가 회복되지 않는 상황이어서 출혈경쟁은 심화되는 양상이다. 수요 대비 공급이 크게 늘어나면서 항공권 가격이 하락하면서 운항에 따른 적자 폭이 커지는 악순환이 우려되고 있다.


국제 유가 하락으로 내달 국내선 유류할증료가 지난 2016년 6월 이후 처음으로 0원이 됐지만 코로나19로 수요 회복 자체가 어려운 상황이라 별 도움이 되지 않을 전망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현재 항공사들이 국내선 운항 횟수를 늘리는 것은 명맥을 유지하기 위한 고육지책으로 봐야 한다”며 “항공기를 세워둬도, 운항을 해도 적자인 상황에서 선택의 여지는 적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지난 9일 인천국제공항 주기장에 늘어선 아시아나항공 여객기.(자료사진)ⓒ연합뉴스 지난 9일 인천국제공항 주기장에 늘어선 아시아나항공 여객기.(자료사진)ⓒ연합뉴스

◆ 금융리스크 증대...“신중함보다 과감성 필요할 때"


항공사들의 금융리스크도 커지고 있다. LCC들은 이미 취약점이 노출된 상태로 이제는 대형항공사들에게까지 적색 경보가 들어오고 있다.


국내 최대 항공사인 대한항공마저 여객 수요 급감으로 인한 대부분의 노선 중단 영향으로 매출이 급감하면서 유동성 확보에 비상이 걸린 상태다. 돈이 돌지 않으면서 보유 잔고가 바닥나고 만기가 돌아오는 부채를 막기 어려운 돈맥경화(일시적 유동성 위기)가 나타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회사채·자산유동화증권(ABS)·차입금 등 대한항공이 연내에 갚아야 할 금액은 총 4조원 정도인데 이중 상반기 내에 만기가 돌아오는 금액만 1조2000억원 규모에 달한다.


이미 신용등급은 하락한 상황이다. 한국신용평가는 최근 코로나19 여파로 인한 항공업계의 상환능력 악화를 참작해 대한항공의 ABS 신용등급을 'A'에서 'A-'로 한단계 하향 조정했다.


항공업계는 기업이 무너지면 정리해고와 감원 등 구조조정을 통해 고용 불안이 커질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특히 국가 기간 산업을 지탱하고 있는 항공사들의 도산은 향후 회복이 불가능할 수 있는 만큼 보다 적극적으로 선제 대응에 나서야 한다고 지적한다.


업계 한 관계자는 “무담보 저리 대출 확대과 지급보증 등 대규모 정책 자금 지원 확대와 세금감면 등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해야 한다“며 ”숫자 등에 집착해 적절한 시기를 놓치는 우를 범해서는 안되는 만큼 신중함보다 과감한 조치가 절실한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이홍석 기자 (redston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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