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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그룹, 두산솔루스 매각 수순…대규모 유동성 확보 추진


입력 2020.04.10 14:50 수정 2020.04.10 14:51        조인영 기자 (ciy8100@dailian.co.kr)

그룹-중공업, 투트랙으로 자구안 단행 유력…추가 구조조정

대규모 유동성 확보로 근본적인 경영정상화 나설 듯

두산그룹 본사가 위치한 서울 동대문 두산타워 전경.ⓒ두산 두산그룹 본사가 위치한 서울 동대문 두산타워 전경.ⓒ두산

두산그룹이 기업 체질을 보다 근본적으로 개선하기 위해 핵심 계열사 매각 등이 담긴 자본확충안을 조만간 발표한다.


채권단이 철저한 자구 노력을 필요로 하고 있는 만큼 이번 자구안에는 강도 높은 구조조정으로 대규모 자본을 확보하는 내용이 담길 것으로 보인다. 두산중공업의 유동성 위기에 대응할 뿐 아니라 그룹 전반을 아우르는 건전한 재무구조를 확립하는 차원이다.


10일 금융권 및 재계에 따르면 두산그룹은비용 절감 방안과 사업 매각 등이 담긴 자구안을 조만간 확정할 방침이다. 이 자구안은 주요 계열사 및 사업 구조조정으로 대규모 유동성을 확보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두산중공업은 4조2800억원의 차입금 중 이달 만기가 도래하는 6000억원 규모의 외화공모사채를 지급보증을 선 수은에 대출 형태로 전환해달라고 요청한 상태로, 향후 일정을 감안하면 자구안을 속도감 있게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자구안은 그룹과 중공업 '투트랙' 추진이 유력하다. 먼저 그룹에서는전기차용 배터리 동박(전지박)을 생산하는 두산솔루스 지분 매각으로 유동성을 확보한다.


두산솔루스는 올해 매출 목표를 작년보다 27% 늘린 3340억원으로 책정할 정도로 성장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는 회사다. (주)두산이 가진 두산솔루스 지분은 약 17%에 불과하나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 등 주요 주주를 포함한 특수관계인(44%)들이 61%를 보유하고 있다.


현재 국내 사모펀드인 스카이레이크인베스트먼트와 매각을 협상중으로, 경영권을 포함한 지분 51%를 매각하게 되면 6000억~8000억원의 유동성을 확보할 수 있다.


두산 오너가는 두산솔루스 지분을 판 대금을 두산중공업 유상증자에 투입할 것으로 예상된다. 재무리스크 해소 뿐 아니라 대주주의 사재출연이라는 경영정상화 노력 의지도 채권단에 관철시킬 수 있다.


두산중공업 차원에서도 고강도 구조조정이 예상된다. 올해 초 인력 감축을 단행한 두산중공업은 고정비 지출을 축소하기 위해 2차 인력 조정을 실시할 가능성이 높다. 다만 두산중공업은 "인력 조정안은 현재 검토중이나 확정된 바는 없다"고 선을 그었다.


비핵심 자산 및 사업부 매각도 물망에 오른다. 100% 자회사인 두산건설을 포함해 발전용 보일로 제조기업 두산메카텍 등이 거론된다. 두산솔루스 매각을 비롯해 두산중공업 인력 조정, 비핵심 자산 매각 등이 현실화되면 두산그룹은 약 1조원 규모의 유동성을 확보할 수 있게 될 전망이다.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 등 채권단은 이같은 내용이 담길 두산그룹의 자구안을 살핀 뒤 올해 만기를 앞둔 단기차입금 만기를 연장할 것으로 보인다.


이와 별도로 두산중공업의 자회사인 두산인프라코어와 손자회사 두산밥캣을 떼어 내 (주)두산으로 옮기는 지배구조 개편도 예상된다. 인프라코와 밥캣으로서는 유동성 위기가 높아지는 두산중공업에 대한 추가 지원 부담이 상존하기 때문이다. 또 재무리스크가 있는 한 이들 회사의 신용등급에도 영향을 미칠 수 밖에 없다.


다만 이 같은 방식으로 지배구조가 개편될 경우 두산중공업은 다른 계열사들의 지원을 기대할 수 없어 유동성 위기가 더 심각해 질 수 있다. 두산그룹 및 대주주는 이를 감안해 지배구조 개편을 고려할 것으로 보인다.


이길호 한국신용평가 실장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최근 두산중공업의 신용위험 확대로 부정적 계열요인이 그룹 전반으로 확산되고 있는 점은 현 지배구조 하에서 더욱 불리하게 기능하고 있다"면서 "두산중공업의 유동성 대응 및 신용등급 하향압력을 완화하기 위해서는 최소 1조5000억원 이상의 차입금 감축이 필요할 것"으로 진단했다.

조인영 기자 (ciy810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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