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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7세대 아반떼, 드림카의 장벽을 낮추다

  • [데일리안] 입력 2020.04.10 06:00
  • 수정 2020.04.10 03:41
  • 박영국 기자 (24pyk@dailian.co.kr)

소유욕 불러일으키는 매력적인 디자인…운전 재미에 고연비까지

"이 가격에 이런 호사 누려도 되나"…편의사양 대비 높은 가성비

7세대 아반떼 주행 모습. ⓒ현대자동차7세대 아반떼 주행 모습. ⓒ현대자동차

현대자동차 아반떼는 오랜 기간 대표적인 엔트리카(생애 첫 차)로 군림해 왔다. 적당한 가격과 적당한 크기에 무난한 성능을 갖춘, 소유욕보다는 경제력과 필요성의 절충 측면에서 불가피하게 선택하게 되는 차종이었다. ‘언젠가 저 차를 갖고 싶다’는 생각을 갖게 만드는 ‘드림카’와 아반떼는 서로 다른 영역에 있었다.


하지만 이번에 출시된 7세대 아반떼는 사회 초년생도 현실적으로 접근 가능한 엔트리카의 조건을 유지하면서도 소유욕을 자극하며 꿈과 현실의 간극을 줄였다. ‘경제력을 고려해 어쩔 수 없이’ 선택하는 게 아니라 ‘진짜 갖고 싶어서’ 선택할 만큼 매력적인 차다.


지난 8일 경기도 고양시 현대모터스튜디오 고양에서 파주시 임진각 인근 ‘카페소솜’까지 왕복 약 84km를 올 뉴 아반떼와 함께 달려봤다.


아반떼가 ‘갖고 싶은 차’의 범주에 들 수 있는 가장 큰 배경은 매력적인 디자인이다. 사실 준중형 세단은 적당한 사이즈에 실내공간을 최대한 빼내면서 비용 증가 요인은 최소화해야 하니 획기적으로 빼어난 디자인을 만들어 내는 것은 쉽지 않다. 하지만 현대차 디자이너들은 이 힘든 일을 해냈다.


7세대 아반떼 측면. ⓒ데일리안 박영국 기자7세대 아반떼 측면. ⓒ데일리안 박영국 기자

앞모습은 신형 그랜저와 같은 파라메트릭 쥬얼 패턴 그릴을 택했지만 헤드램프의 눈꼬리를 잔뜩 치켜 올림으로써 그랜저의 점잖음과는 궤를 달리 하는 공격적인 인상을 준다. SF 영화에서 나오는 외계인 ‘베놈’이 사람을 잡아먹기 전에 짓는 표정을 닮은 듯도 하다.


공격적인 디자인은 측면과 후면에도 이어진다. 삼각형과 마름모를 절묘하게 조합한 측면 캐릭터 라인은 아반떼의 정체성을 확실하게 각인시켜준다. 조각칼로 날카롭게 파낸 듯한 뒷모습은 손을 갖다 대면 베일 듯 예리하다.


7세대 아반떼 후면. 트렁크 리드 윗부분을 블랙 하이그로시로 처리해 뒷유리가 트렁크 리드까지 이어지는 패스트백의 느낌을 준다. ⓒ데일리안 박영국 기자7세대 아반떼 후면. 트렁크 리드 윗부분을 블랙 하이그로시로 처리해 뒷유리가 트렁크 리드까지 이어지는 패스트백의 느낌을 준다. ⓒ데일리안 박영국 기자

전체적인 실루엣은 쿠페를 연상시킬 정도로 낮고 늘씬하게 빠졌다. 지붕의 후측 경사면을 완만하게 처리해 쿠페의 느낌을 더했다. 트렁크 리드 윗부분을 블랙 하이그로시로 처리해 마치 뒷유리가 트렁크 리드까지 이어지는 패스트백의 느낌을 준다. 이 눈속임(?)은 사촌형뻘인 기아차 K5로부터 배운 듯하다.


7세대 아반떼가 그저 그런 무난한 디자인이 아닌, 한눈에 소비자를 매혹시킬 만한 모습을 갖췄음은 분명해 보인다.


7세대 아반떼 실내 모습. 신형 그랜저의 것과 닮은 수평형 레이아웃을 적용했다.ⓒ데일리안 박영국 기자7세대 아반떼 실내 모습. 신형 그랜저의 것과 닮은 수평형 레이아웃을 적용했다.ⓒ데일리안 박영국 기자

실내 디자인은 차급에 비해 과할 정도로 고급스럽다. 세 줄의 크롬 라인으로 수평형 레이아웃을 구성하고 그 사이사이 송풍구를 숨겨놓은 것은 신형 그랜저를 닮았다.


기어조작은 요즘 유행하는 버튼이나 다이얼식이 아닌 기어봉을 밀고 당기는 방식이지만, 오히려 직관적인 ‘펀카’ 냄새를 물씬 풍기게 한다.


운전석에 앉으면 이전 모델보다 시트포지션이 확연히 낮게 느껴진다. 이는 공격적인 외관 다자인과 어우러져 마치 스포츠카에 앉은 듯한 착각이 들게 한다.


낮은 시트포지션은 2열도 마찬가지인데, 이는 기존 모델보다 낮아진 전고에도 불구하고, 충분한 헤드룸과 레그룸을 확보하게 만드는 요인이 됐다.


7세대 아반떼 2열 좌석. 시트포지션을 낮춰 넓은 헤드룸과 레그룸을 확보했다. ⓒ데일리안 박영국 기자7세대 아반떼 2열 좌석. 시트포지션을 낮춰 넓은 헤드룸과 레그룸을 확보했다. ⓒ데일리안 박영국 기자

동력성능은 겉모습만큼 공격적이지는 못하다. 가솔린 자연흡기 방식의 1.6MPI 엔진은 폭발적인 가속감 보다는 효율성과 부드러운 주행감에 초점을 맞췄다.


초반 가속성능은 무난한 편이지만 어느 정도 속도가 붙은 뒤 속도를 더 끌어올리려면 가속페달을 끝까지 밟아도 속도계의 기울어짐이 더디다. 물론 일상적인 주행 영역에서는 아무 불편함이 없는 수준이다.


대신 정교한 핸들링과 낮은 무게중심은 중고속 영역에서의 운전 재미를 끌어올려준다. 고속으로 급커브 구간에 진입해도 덩치에 걸맞지 않게 묵직하고 안정적으로 운전자가 원하는 코스를 따라준다.


7세대 아반떼 엔진룸 가솔린 자연흡기 방식의 1.6MPI 엔진이 장착됐다. ⓒ데일리안 박영국 기자7세대 아반떼 엔진룸 가솔린 자연흡기 방식의 1.6MPI 엔진이 장착됐다. ⓒ데일리안 박영국 기자

서스펜션 세팅은 이전 모델보다 좀 더 단단해진 느낌이다. 시승 구간에 와인딩 코스가 포함돼 있지 않았지만, 급커브가 반복되는 코스에 던져놔도 훌륭하게 적응할 것으로 보인다.


1.6MPI 모델로도 ‘펀카’의 역할을 해내기엔 크게 부족함이 없지만, 상반기 중 출시 예정인 고성능 ‘N라인’은 생김새와 성능의 괴리감을 완전히 없애 주길 기대한다.


주머니 사정이 넉넉지 않은 2030세대를 주 타깃으로 하는 만큼 연비는 뛰어나다. 일부 구간에서 주행모드를 ‘에코’로 설정하고 정속 주행을 하니 23.1km/ℓ가 나왔다.


스포츠 모드로 바꾼 뒤 급가속을 반복하니 연비는 10km/ℓ 수준으로 떨어진다. 시내주행을 포함한 일상적인 주행 환경에서는 표시연비인 15.4km/ℓ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7세대 아반떼 주행 모습. ⓒ현대자동차7세대 아반떼 주행 모습. ⓒ현대자동차

전 트림에 기본 적용된 차로 유지 보조(LFA), 차로 이탈방지 보조(LKA) 모두 정확하게 작동한다. 스마트 크루즈컨트롤과 결합해 작동시키면 핸들이나 가속페달, 브레이크를 통제하지 않아도 스스로 알아서 앞차와 간격을 유지하며 차로 중심을 따라 잘 달린다.


엔트리 차종으로서는 드물게 전방 충돌방지 보조(FCA)도 기본 트림부터 적용됐다. 다만 충돌 위험에 대한 감지 영역이 지나치게 민감해 전방 옆차선으로 달리던 차가 차선에 살짝만 다가서도 긴급제동 경고가 뜨는 부분은 조정이 필요할 것 같다.


편의사양도 충실하다. ‘서버 기반 음성인식 차량 제어’를 활용하면 에어컨이나 열선시트 버튼을 찾느라 시선을 분산시킬 필요 없이 말 한마디로 각종 기능을 제어할 수 있다.


센터콘솔 안에 위치한 USB포트. ⓒ데일리안 박영국 기자센터콘솔 안에 위치한 USB포트. ⓒ데일리안 박영국 기자

뒷좌석 USB포트가 없어 실망할 뻔 했지만, 센터콘솔을 열어보니 납작한 구멍 하나가 빼꼼이 얼굴을 내민다. 이걸 사용하면 뒷좌석 탑승자도 아쉬운 대로 휴대폰을 충전할 수 있다.


현대차 답게 트렁크 공간도 잘 뽑아냈다. 여기에 더해 SUV처럼 뒷좌석을 6대 4로 분할해 접을 수도 있으니 화물 양에 따라 적절히 활용할 수도 있다.


7세대 아반떼 트렁크를 개방한 모습. 위는 기본, 아래는 뒷좌석을 접은 상태다. ⓒ데일리안 박영국 기자7세대 아반떼 트렁크를 개방한 모습. 위는 기본, 아래는 뒷좌석을 접은 상태다. ⓒ데일리안 박영국 기자

7세대 아반떼 가격은 기본 트림인 스마트가 1531만원(이하 개소세 1.5% 적용 기준)이다. 스마트 기본트림은 6단 수동변속기가 달려 있으니 여기에 IVT 무단변속기를 장착하면 150만원이 추가된다. 그래도 1700만원도 안 되는 가격이다.


버튼 시동스마트키와 열선시트, 통풍시트, 듀얼 풀 오토 에어컨 등 기본적인 편의사양이 추가된 모던 트림도 1900만원을 넘지 않는다.


시승차로 제공된 최상위 트림 인스퍼레이션은 모든 편의사양을 갖추고도 2392만원에 구입할 수 있다. 선루프나 17인치 휠이 필요하지 않다면 추가 옵션으로 들어갈 비용도 없다. ‘이 가격에 이런 호사를 누려도 되나’ 싶을 정도로 가성비가 뛰어나다.


아반떼가 지난 몇 년간 소형 SUV에 엔트리카 시장을 잠식당하는 굴욕을 당한 것은 지나치게 무난함을 추구했던 안일함에서 비롯됐다. 7세대 아반떼는 다르다. 무난함이 싫어 소형 SUV로 떠난 고객들의 발길을 되돌리기에 충분할 정도로 특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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