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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안펀드 자금집행 시작…얼어붙은 회사채 시장 녹이나


입력 2020.04.07 15:42 수정 2020.04.07 15:42        이충재 기자 (cj5128@empal.com)

'4월 채권시장지표' 상승세…기업 자금조달 시장 '훈풍' 기대

금융위 "채안펀드, 여전채 매입시 시장보다 좋은 조건 못 줘"

여의도 금융가 모습(자료사진) ⓒ연합뉴스 여의도 금융가 모습(자료사진) ⓒ연합뉴스

정부가 조성한 채권시장안정펀드(채안펀드)가 회사채 매입을 시작하면서 얼어붙은 채권시장에 훈풍이 불 것이라는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7일 금융권에 따르면 채안펀드가 롯데푸드에 첫 투자를 집행해 물량 일부를 낙찰 받았다. 롯데푸드의 신용등급은 'AA'이고 등급전망은 '안정적'이다.


금융위원회는 해당 기업이 1000억원 규모의 회사채를 민평금리(민간채권평가회사가 평가한 적정금리수준의 평균치)에 30bp(1bp=0.01%포인트)를 더한 수준에서 발행했다고 밝혔다.


특히 금융위는 채안펀드의 여신전문금융회사채(여전채) 매입 시 시장보다 좋은 조건을 적용하기는 어렵다면서도 "여전채는 여신전문금융회사가 제시한 원리금 상환유예 목표금액 등을 감안해 채안펀드, 프라이머리 채권담보부채권(P-CBO) 등을 통해 지원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금융위는 "채안펀드가 가동된 지난 2일 이후 대부분의 일반기업 기업어음(CP)가 민평금리 보다 낮은 수준에서 결정되면서 채안펀드의 발행시장 매입도 이뤄지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즉, 시장이 회사채나 CP 물량을 원활히 소화했기 때문에 채안펀드를 통해 개입할 필요가 없었다는 설명이다.


현재 채권시장에선 정부가 단행한 안정화 조치가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했다. 한국금융투자협회가 7일 발표한 '2020년 4월 채권시장지표'에 따르면, 종합 BMSI는 123.9으로 전월(113.6) 대비 10포인트 이상 상승했다. BMSI는 설문문항에 대한 답변인원의 응답으로 산출하며 100이상이면 시장이 호전, 100이면 보합, 100이하면 악화될 것으로 예상한다는 의미다.


국고채 3년물 금리를 기준으로 한 금리 전망 BMSI는 125.0으로 전월과 같았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한국은행이 지난달 기준금리를 0.75%로 전격 인하한 이후에도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1%를 상회하고 있다. 6일 기준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1.4bp(1bp=0.01%) 내린 연 1.052%로 마감했다.


여기에 은성수 금융위원장이 한국은행의 행동을 전제로 채안펀드 매입 대상을 저신용등급 회사채 등으로 확대하는 방안을 시사한 것도 시장에 긍정적 시그널로 작용했다. 은 위원장은 지난 6일 공개서한에서 "일시적 유동성 문제로 기업이 도산하는 일은 막겠다는 것이 정부의 확고한 방침"이라며 "채안펀드의 채권매입 대상이 아니라고 해서 해당기업을 포기하거나 지원하지 않은 것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당장 채권시장에선 코로나19 여파로 자금흐름이 어려워졌지만, 돈 흐름이 막히는 '돈맥경화'현상으로 이어지진 않고 있다고 보고 있다. 다만 회사채 매수세가 본격적으로 살아나기까지는 상당 시간이 걸릴 수 있어 장기적 안목으로 상황을 지켜봐야 한다는 조심스러운 분위기다. 시장 한 관계자는 "여전히 살얼음판 위에 있는 상황"이라며 "비교해볼 과거사례 조차 없는 상황이라서 언제 터질지 모른다는 불안감이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오창섭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국내 채권시장에서는 채권금리 상승과 회사채 신용금리차 확대가 나타났는데 4월에 5조9000억원 수준의 대규모 회사채 만기도래가 예정됨에 따라 회사채 시장경색 우려가 부각됐다"면서도 "불안요인 상존에도 불구하고 정부의 시장안정화 조치는 채권시장에 긍정적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충재 기자 (cjle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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