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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 등 대규모 만기도래…코스닥사 유동성 빨간불 켜지나


입력 2020.04.02 05:00 수정 2020.04.01 22:13        이미경 기자 (esit917@dailian.co.kr)

투자자의 현금수요 확대로 CB 조기상환 청구 급증

주식시장 널뛰기로 주식전환보다 조기상환 수요↑

4월부터 오는 8월까지 대규모 전환사채(CB) 만기가 도래하는데 당장 이달 소진되어야할 발행잔액이 상당한 규모에 이른다ⓒ연합뉴스 4월부터 오는 8월까지 대규모 전환사채(CB) 만기가 도래하는데 당장 이달 소진되어야할 발행잔액이 상당한 규모에 이른다ⓒ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장기화 조짐으로 코스닥 기업에 대한 자금경색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달부터 오는 8월까지 대규모 전환사채(CB) 만기가 도래하는데 당장 이달 소진되어야할 발행잔액도 상당한 규모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문제는 기관 등의 투자자들이 코로나19에 대한 우려로 현금확보 경쟁에 나서면서 조기상환 수요가 늘어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는 것이다. 자칫 조기상환이 몰리면서 자금이 동난 기업들의 채무상환 불이행으로 이어질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2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이달(1일부터 30일) 만기되는 CB의 발행잔액(미소진 발행금액) 전체 규모는 282억원에 육박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달에만 만기가 도래하는 금액 규모는 1478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오는 8월까지 만기가 도래하는 CB는 매달 증가추세를 보이고 있다. 6월에는 만기를 앞둔 CB가 2000억원대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7월(2682억원)에서 8월(2723억원)까지 만기가 도래하는 CB 규모는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통상 CB는 신용등급이 낮아 회사채를 발행하기 어려운 코스닥 상장사들이 자금조달 수단으로 많이 활용하는데 최근 주가가 급락하는 등 변동성이 커진 장세에서 주식전환보다 투자금을 회수하는 상환 요구가 거세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실제 주가 급락으로 CB 투자자들의 조기상환 청구도 늘었다. 주가가 오르면 CB를 주식으로 전환해 주식시장에 처분하는데 이번에는 조기상환 건수가 늘었다.


CB를 통한 자금조달에 의존해온 코스닥 상장사들은 현재로선 추가 CB발행에 나서야하지만 이마저도 녹록치 않다. 사실상 코로나19발 위기로 주식시장이 널뛰기를 하면서 만기를 앞둔 CB 물량 부담이 더욱 커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최근 코스닥 시장이 급락하면서 주식전환 보다 조기상환이 낫다는 판단을 하는 투자자들이 늘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김상만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자금경색이 단순한 유동성의 이슈인지 펀더멘털상의 이슈인지의 구분이 불분명하고 같은 업권내에서도 개별 기업들의 체력차이에 따라 그 여파가 차별적으로 다가올 수 밖에 없을 것"이라며 "최근 정부가 시행한 채권시장안정펀드는 시장안정을 위한 도구일뿐 기업들의 만기도래채권을 다받아줄 수 없을 것"이랑고 말했다.


앞서 유동성 공급을 위해 증권사들도 6000억원 규모의 메자닌 투자를 결의했지만 최근 코로나19로 유동성이 부족해진 증권사들이 메자닌 투자에 나서기 쉽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금융당국도 메자닌 차환 발행에 어려움을 겪는 코스닥기업의 자금조달 상황 등을 고려해 코스닥 메자닌을 묶어 신용보증기금이 보증하는 '프라이머리 채권담보부증권(P-CBO)' 유동화 방안 등을 고려하고 있지만 현실화 가능성에는 일부 회의적인 목소리도 제기된다.


한광열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신용리스크에 대한 우려가 아직 크고, 기업이 향후 영업현금흐름 감소가 불가피한 상황에서 부채를 확대하고 유동성 확보를 위해 단기 자금에 의존하는 현상이 뚜렷해질 것"이라며 "이번 사태의 근본 원인인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사라지는지 확인해야하는 만큼 아직은 안심할 상황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미경 기자 (esit917@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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