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 약세 속 외국인 이탈 등
엇갈리는 대내외 상황에 혼란
"변동성 장세 당분간 지속할 것"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연합뉴스
최근 원·달러 환율이 하루 만에 16원 이상 급락하는 등 극심한 변동성을 보이고 있다.
미국의 9월 금리 인하 가능성이 커지며 달러가 약세를 보인 것이 주된 원인이지만, 국내 증시 불안 등 원화 약세 요인도 잠재해 있어 향후 환율 방향은 안갯속인 모습이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대외 변수인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통화정책 방향과 대내 변수인 외국인 투자자금 유출입 향방에 따라 환율의 널뛰기 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4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16.2원 내린 1385.2원에 마감했다.
지난 1일에 두 달 반 만에 1400원 선을 돌파했던 환율이 불과 하루 거래일 만에 다시 큰 폭으로 떨어진 것이다.
이러한 급격한 변동성의 중심에는 미국 연준의 금리 인하 기대감이 자리 잡고 있다.
현지 시각으로 지난 1일 발표된 미국의 7월 비농업 부문 고용이 시장 예상치(11만명)를 크게 밑도는 7만3000명 증가에 그치면서 경기 둔화 우려가 커졌다.
고용 시장 악화는 연준이 오는 9월 기준금리를 인하할 것이라는 전망에 힘을 실었고, 이는 미 국채 금리 급락과 달러화 약세로 이어졌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 인덱스는 100선에서 98선으로 하락하며 달러 약세 흐름을 보였다.
여기에 연준 내부의 변화도 달러 약세 압력을 가중했다. 대표적인 매파 성향의 아드리아나 쿠글러 연준 이사가 임기를 6개월 남기고 전격 사임 의사를 밝힌 것이다.
이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비둘기파 인사를 후임으로 지명할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금리 인하 기대를 부추기는 모습이다.
반면 대내적으로는 원화 가치를 끌어내리는 요인들이 산재해 있다. 특히 최근 정부가 발표한 세제 개편안은 외국인 투자 심리를 악화시키는 주요 원인으로 지목된다.
지난달 31일 정부는 양도세 대주주 기준을 50억원에서 10억원으로 조정하고, 배당소득 분리과세 최고세율을 35%로 적용하는 세제 개편안을 발표했다.
시장의 기대치를 밑도는 방안에 외국인과 기관이 증시를 이탈하며 원화 가치를 끌어내렸다. 이에 지난 1일 원달러 환율은 두 달 반만에 1400원대를 기록하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이처럼 대내외 변수가 충돌하며 환율 변동성이 확대되는 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박상현 iM증권 연구원은 "환율이 일시적으로 1400원 수준을 돌파할 수 있지만 안착 가능성은 낮아보인다"며 "세제 개편과 미국 고용쇼크 등에 따른 국내 주식시장 추이가 환율을 좌우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진경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무역협상 결과를 두고 외국인 국내 주식 순매수세 둔화 가능성은 환율 상방 요인이지만, 2026 예산안 등 부양책 기대는 지속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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