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꽁꽁 얼어붙은 공연계, 4월에도 칼바람 계속되나


입력 2020.03.12 16:31 수정 2020.03.12 16:32        이한철 기자 (qurk@dailian.co.kr)

위기경보 '격상' 이어 WHO '펜데믹' 선언

악화일로 공연계, 4월 공연도 취소 잇따라

공연장이 다수 위치한 서울 종로구 대학로가 코로나19의 여파로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 뉴시스 공연장이 다수 위치한 서울 종로구 대학로가 코로나19의 여파로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 뉴시스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에 대한 위기경보가 '심각'으로 격상된 이후 국내 공연계가 사상 초유의 불황을 겪고 있다. 일각에선 4월 이후 회복세를 보일 거라 내심 기대를 걸었지만, 현실은 정반대로 흘러가고 있다.


우선 꽁꽁 얼어붙은 공연계는 갈수록 대중들의 외면을 받고 있다. 11일 공연예술센터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3월 둘째주 주말(7~8일) 공연(연극·뮤지컬·클래식·오페라·무용·국악·복합) 예매 건수는 2만 3208건, 매출은 11억 1958만 원에 불과했다.


코로나19가 덮치기 전인 1월에만 해도 주말 예매 건수 12~15만건, 매출 50억 원을 넘나들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공연계가 얼마나 힘겨운 나날을 보내고 있는지 엿볼 수 있다.


공연계는 정부가 지난달 23일 위기경보를 '심각' 단계로 격상한 이후 그야말로 초토화됐다. 국공립 공연장을 중심으로 각종 공연과 전시의 취소가 잇따랐고, 결국 '공연 없는 3월'이 현실화되고 말았다.


이 같은 상황은 4월에도 계속될 전망이다. 대한민국을 혼란에 빠뜨렸던 대구·경북 지역 확진자 급증세가 최근 주춤하고 있지만, 구로 콜센터에서 대규모 확진자가 나오면서 주요 공연장이 밀집해있는 서울의 위기감이 더욱 고조되고 있다.


게다가 세계보건기구(WHO)의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선언으로 코로나19에 경계심이 더욱 깊어지고 있다.


당장 4월 공연의 취소가 잇따르고 있다. 개관 이후 처음으로 대극장이 3월 한 달 문을 닫았던 세종문화회관은 4월 대관 공연도 대부분 취소하고 있다.


2일과 3일 대극장에서 공연이 예정됐던 서울시국악관현악단 '신춘음악회'와 서울시합창단 '명작시리즈Ⅰ'을 잠정 연기했고, M씨어터에서 오는 31일과 다음달 1일 열릴 예정이던 서울시소년소녀합창단 '봄, 봄'과 다음달 17일부터 열릴 예정이던 서울시극단 '로드킬 인더씨어터'는 취소됐다.


국립오페라단은 내달 9일부터 12일까지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 무대에 오를 예정이던 '서부의 아가씨' 공연을 취소했고, 국립발레단도 내달 22일부터 26일까지 이 극장에서 공연 예정인 '안나 카레니나'의 취소 여부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4월 공연뿐 아니라 5월 공연도 벌써 흔들리고 있다. 러시아 정부가 최근 한국 여행 자제 경고를 내리자, 5월 13일부터 17일까지 LG 아트센터에서 열릴 예정이던 러시아 에이프만 발레단의 내한공연도 결국 취소됐다.


공연계에서는 코로나19가 또렷한 진정세를 보이지 않는다면, 공연 취소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이 같은 분위기는 결국 서울 대학로를 중심으로 하는 중소극장 연극과 뮤지컬 작품에더 연쇄적으로 미칠 수밖에 없다.


한 공연 관계자는 "4~5월뿐만 아니라 그 이후 공연들도 고심이 깊다. 사태 장기화를 대비해 일찌감치 공연 일정을 조율하려는 움직임이 있는 것 같다. 하지만 이조차도 큰 손해를 감수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정부도 이에 대한 또렷한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당장 '사회적 거리두기' 실천을 통한 코로나19 확산을 방지하는 것이 급선무이기 때문이다. 이 같은 분위기 속에 공연계는 드러내놓고 고통을 호소하지도 못한 채 속앓이만 계속하고 있다.

이한철 기자 (qurk@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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