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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온라인서 씨 마른 마스크...줄 못서는 직장인들 '클릭' 전쟁서도 참패


입력 2020.03.11 06:00 수정 2020.03.11 04:26        최승근 기자 (csk3480@dailian.co.kr)

마스크 공적 공급물량 80%까지 확대…대형마트, 온라인 등 기존 판매처 수급난

요일제 시행으로 대리구매도 불가능, 업무시간에 나가 약국 앞에 줄서기도 부담

마스크 5부제 시행 첫날인 지난 9일 약국에서 마스크를 구매하는 시민들.ⓒ데일리안 마스크 5부제 시행 첫날인 지난 9일 약국에서 마스크를 구매하는 시민들.ⓒ데일리안

“공적 물량을 늘려 국민들이 골고루 마스크를 사용하게 됐다면 잘 된 일이지요. 하지만 매일 대중교통으로 출퇴근 해야 하는 직장인들은 어디에서 마스크를 구해야 할 지 난감합니다. 약국에서 판다고 하지만 어느 시간에 들어올지도 모르고, 얼마나 기다려야 할지도 모르는 판에 근무시간에 무작정 자리를 비울 수가 없네요.”(서울에 사는 38세 직장인 이모씨)


마스크 공적판매 물량이 늘면서 온라인과 대형마트 등 기존 유통채널에서는 마스크를 찾아보기가 더욱 어려워졌다. 그나마 대형마트의 경우 매일 소량씩이나마 물량이 입고되지만 온라인에서는 거의 찾아보기가 어려워졌다. 간혹 사재기 물량으로 보이는 수백장들이 마스크가 풀려나오기는 하지만 소량 구매를 원하는 일반 소비자들 입장에서는 수백에서 수천만원씩 내고 마스크를 구입하기가 어렵다.


정부는 지난 5일 마스크 공급량을 늘릴 수 있도록 해외 수출을 원칙적으로 금지하고, 기존 50%였던 공적 물량 비율은 80%로 확대하는 내용의 마스크 수급 안정화 대책을 발표했다.


이에 따라 마스크 생산업체들은 대형마트, 편의점, 온라인 등 기존 계약처 물량을 줄이고 공적 물량 비중을 맞추는데 주력하고 있다.


당초 정부가 예상했던 1일 1000만장 생산 계획은 원부자재 부족 등으로 현재는 700~800만장 가량 생산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중 80%가 약국 등 공적판매처로 유통되다 보니 나머지 유통물량은 하루 150~200만장 정도 된다. 정부의 수출 금지 조처로 수출 물량이 전혀 없다고 가정했을 때 얘기다.


이중 대형마트 3사로 공급되는 물량이 하루 30~35만장 사이다. 기존 마스크 유통망 중에서는 그나마 가장 많은 수준이다.


공적판매처를 제외한 기존 유통채널 중 가장 구매력이 크고, 생산업체와 오랜 시간 계약을 유지한 점이 크게 작용하고 있다는 게 대형마트 업계의 설명이다. 여기에 온라인 등 다른 채널에 비해 마진이 높은 점도 한몫 했다.


생산업체 입장에서는 코로나 사태 이후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는 셈이다. 대형마트 발주 물량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다 보니 현 상황에서도 기존 계약 물량에 최대한 맞출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전국 4만2000여개에 달하는 편의점도 공적판매 이전에는 하루 입고량이 30만장에 달했다. 하지만 공적판매가 시작된 이후 평소 대비 입고량이 10% 수준으로 떨어지더니 공적물량 비중이 80%로 확대된 다음부터는 일주일에 점포 당 20개도 공급하기 어려울 정도로 물량이 달리는 상황이다.


대형마트에 비해 품목 수도 적은 상황에서 물량마저 줄면서 사실상 일반 소비자들이 편의점에서 마스크를 구매하기는 어려운 실정이다.


마스크 공적 공급물량 비중이 80%까지 확대되면서 온라인쇼핑몰에서 마스크를 구매하기가 더욱 어려워졌다.ⓒ온라인쇼핑몰 판매 화면 캡처 마스크 공적 공급물량 비중이 80%까지 확대되면서 온라인쇼핑몰에서 마스크를 구매하기가 더욱 어려워졌다.ⓒ온라인쇼핑몰 판매 화면 캡처

기존 오프라인 유통채널 마저 물량 부족에 시달리다 보니 이들에 비해 구매력이 낮고, 마진도 높은 온라인에서는 거의 씨가 말랐다는 표현까지 나오고 있다.


실제로 주요 온라인쇼핑몰에서도 KF94 등 높은 등급의 마스크는 대부분 품절된 상태다. 대부분 면 마스크나 1장 가격이 수만원에 달하는 고기능성 제품이 대부분이다.


간혹 한 번 구매량이 수백에서 수천장씩 되는 대량 거래 물량이 나오기도 하는데 가격이 수백에서 수천만을 호가해 일반 소비자들이 구매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회사에서 근무하는 직장인들은 마스크를 구할 방법이 없다는 하소연이 나오고 있다. 9일부터 마스크 요일제가 시행됐지만 약국마다 마스크 입고 시간이 다르고 길게 줄을 서야 하는 상황이 계속 되면서 업무 시간을 이용해 마스크 구매에 나서기 어렵다는 것이다.


출근길이나 점심 식사 후, 퇴근 후 늦은 밤까지 온라인 쇼핑몰을 뒤져가며 구입을 시도하고 있지만 물량 자체를 찾기 힘든 탓에 성공 사례를 찾기 힘들 정도다.


일각에서는 인기 공연 예매에 불법적으로 사용되는 메크로 프로그램까지 동원해 마스크를 구입하는 세력이 있다는 지적까지 제기되고 있다.


대기업에 다니는 직장인 김모씨는 “지난달만 해도 회사에서 일주일에 몇 장씩 마스크를 나눠줬는데 이달부터는 개인적으로 조달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회사 근처 약국을 가도 시간을 잘 맞추지 못한 탓인지 구하기가 어렵다. 이전에는 근무시간에 틈틈이 온라인으로 구매도 하고 했는데 이마저도 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다른 대기업 직장인 윤모씨는 “사람이 많은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입장에서는 일주일에 두 장으로 버티기 불안한 마음이 있다”며 “요일제가 시행되기 전에는 팀 내에서 자체적으로 마스크 원정대를 꾸려 대신 사다주기도 했는데 이젠 그것도 할 수 없다. 서울 시내에서는 사실상 마스크를 구매할 수 있는 곳이 약국 밖에 없는데 업무시간에 나가 줄을 서지 않으면 마스크를 구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고 하소연 했다.

최승근 기자 (csk348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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