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국내 현황 >
2020-06-04 10시 기준
확진환자
11629 명
격리해제
10499 명
사망
273 명
검사진행
28199 명
23.8℃
튼구름
미세먼지 37

미스터트롯 임영웅, 모조리 명곡 만들 셈인가

  • [데일리안] 입력 2020.03.07 08:20
  • 수정 2020.03.07 10:20
  • 하재근 문화평론가 ()

담담한 가창과 완급조절, 적절한 힘 배분 등이 수준급

힘든 시절을 최근까지 보냈다는 사연 더욱 팬심 솟게해

ⓒTV조선 화면 캡처ⓒTV조선 화면 캡처

임영웅은 ‘미스터트롯’ 1회 때 유소년부와 직장인부 등이 충격적인 무대를 선보이고 난 후 현역부 첫 주자로 등장했다. 앞선 순서에서 워낙 놀라운 공연들이 이어졌기 때문에 그보다 차원 높은 실력을 보여줘야 하는 현역 가수 입장에서 부담감이 상당했을 것이다.


임영웅은 그 부담감을 이겨냈다. 어머니를 생각하면서 선곡했다는 노사연의 ‘바램’을 선보였다. 오디션에서 부모님 스토리는 ‘치트키’와 같다. 청자의 마음을 움직이기가 쉽다. 하지만 아무리 그런 소재여도 가창력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감동을 이끌어낼 수 없다. 임영웅은 ‘바램’을 그야말로 완벽한 가창력으로 불러 현역의 위엄을 과시했다. 원곡자인 노사연이 기립박수를 치고 김준수가 눈물지을 정도의 호소력이었다. 임영웅이 시청자의 가슴에 깊이 각인된 순간이다. 하지만 이건 예고편에 불과했다.


본선 3차 기부금 팀미션의 에이스전에서 ‘포텐’이 제대로 터졌다. 팀의 순위가 떨어진 상황에서 임영웅의 어깨에 팀원들의 생사가 걸린 터였다. 혼자만의 당락이 걸렸을 때보다 긴장도가 더 높을 수밖에 없다. 가창력 끝판왕 같았던 김호중마저 이 에이스전에서 실수할 정도로 압박감이 극에 달했던 그 순간에, 임영웅은 오디션 사상 최고의 무대를 선보였다.


‘어느 60대 노부부 이야기’였다. 길고 잔잔한 스타일로 이렇다 할 임팩트가 없는 곡이다. 지금까지 많은 오디션 또는 음악프로그램에서 다양한 사람들이 이 노래를 불렀는데, 이 곡 특유의 잔잔함에서 크게 벗어나진 못했었다. 그런데 임영웅의 ‘어느 60대 노부부 이야기’는 달랐다. 이 잔잔한 곡으로도 그는 애절한 감정을 표현하고 온전히 전달했다. 마지막엔 임영웅도 울고 관객도 울었다. 이 곡으로 이렇게까지 울컥하게 만든 사람은 임영웅 이외엔 거의 없었다. 기성 가수도 그렇게까지 하기 힘들다. 이때부터 임영웅 존재감의 차원이 달라졌다.


준결승 레전드 미션에서 설운도의 ‘보랏빛 엽서’를 부를 때도 같은 현상이 벌어졌다. 원곡자인 설운도가 ‘제 노래가 이렇게 좋은지 오늘 처음 알았다’며 ‘저는 이렇게 감정을 담아 부르지 못했어요. 오늘 이후로 이렇게 가슴 찡하게 부르겠습니다’라고 했다. 이건 진담으로 들렸다. 그만큼 임영웅의 감정 표현이 놀라웠다. 거의 감정 증폭기 수준이다.


이렇게 임영웅이 부르기만 하면 노래가 차원이 다른 명곡으로 재탄생하는 일이 벌어진다. 마법 같은 가창력이다. 세상 모든 노래를 명곡으로 만들 셈인가? ‘보랏빛 엽서’는 첫소절 목소리에서 바로 경탄이 나왔는데, 조영수는 ‘노래가 더 늘었어’라고 했다. 여기서 더 늘면 어쩌자는 것인지, 기대만 커진다.


임영웅이 이렇게 명국 제조기가 된 것은 앞에서 언급한 것처럼 감정을 잘 전달하기 때문인데, 억지로 힘주거나 쥐어짜지 않는 담담한 가창과 완급조절, 적절한 힘의 배분 등이 최고 수준으로 이루어져 듣는 이의 마음을 움직인다. 오디션 무대에선 열창 힘자랑이 펼쳐지는 게 일반적인데 그 속에서 자기만의 스타일로 나지막하게 가사를 전달하는 뚝심이 놀랍다.


나지막이 불러도 소리가 정확하게 전달될 정도로 힘이 있다. 팀미션에서 쟁쟁한 팀원들과 함께 부를 때도 임영웅이 부르는 순간 ‘무대를 찢고’ 나온다는 느낌이 들 정도로 힘이 있었다. 이건 영탁에게서도 동일하게 나타난 현상이다. 그런 목소리로 섬세하고 애절한 감성을 표현해 가슴이 저미는 느낌을 안겨준다.


또다른 무기도 있다. ‘어느 60대 노부부 이야기’ 중간에 선보인 휘파람이다. 정동원이 색소폰을 불었을 때 충격을 주며 음악적 내공을 실감하게 했는데, 임영웅의 휘파람에도 비슷한 효과가 있었다.


그런데 임영웅이 이렇게 애절한 정서만 표현하는 것이 아니다. 본선 1차 팀미션 ‘댄싱퀸’에선 잔망스러운 골반 튕기기와 윙크 끼부림을 선보였다. 중반에 실연당하고 침울해있다가 격려 한 마디에 바보처럼 웃는 표정으로 무대에서 코믹함을 표현하기도 했다. 본선 3차 기부금 팀미션 뽕다발 메들리에선 유쾌하고 흥이 넘치는 관광버스 댄스 형 트로트도 소화했다. 중간에 난데없는 브레이크 댄스를 천연덕스러운 표정으로 선보이기도 했다. 쇼에 능하다는 이야기다.


거기다 182cm의 키에 뭔가 귀하게 자란 듯한 외모가 팬심을 자극한다. 그런데 사실은 홀어머니 밑에서 어렵게 자라났고, 고구마 장수까지 하면서 힘든 시절을 최근까지 보냈다는 사연이 더욱 팬심을 용솟음치게 한다. 이러니 뜨거운 팬덤이 만들어진 것이다. ‘미스터트롯’에 인재들이 쏟아진다.


글/하재근 문화평론가


©(주) 데일리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0
0
0

전체 댓글 0

로그인 후 댓글을 작성하실 수 있습니다.
  • 좋아요순
  • 최신순
  • 반대순
데일리안 미디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