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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뭉클한 여운" 종영 '머니게임'이 남긴 것


입력 2020.03.06 09:34 수정 2020.03.06 09:34        이한철 기자 (qurk@dailian.co.kr)

tvN '머니게임'이 뭉클한 여운을 남긴 채 5일 종영했다. ⓒ tvN tvN '머니게임'이 뭉클한 여운을 남긴 채 5일 종영했다. ⓒ tvN

묵직한 메시지와 탄탄한 만듦새, 그리고 배우들의 빈틈없는 연기력으로 호평을 받은 tvN 수목 드라마 '머니게임'이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5일 방송된 '머니게임' 최종회에서는 채이헌(고수 분)-이혜준(심은경 분)이 '정인은행 BIS 조작 사건'을 끝까지 은폐하고 한국정부를 ISDS(투자자-국가 분쟁 해결 제도)에 제소한 바하마의 파렴치함에 맞서는 모습이 그려졌다.


이 가운데 허재(이성민 분)는 자신의 완벽한 몰락을 감수하고, 바하마와 자신의 '정인은행 BIS 조작' 공모를 입증할 녹음파일을 이혜준에게 건네며 속죄했다.


반면 수배자로 전락해 한국과 미국 어디에도 설 곳이 없어진 유진한(유태오 분)은 중국으로 떠나려 했지만 '당신은 어딘가의 부속품이 아닌 그냥 사람'이라는 이혜준의 말에 끝내 중국행을 포기했다.


한편 한국 경제에 여전히 팽배한 부조리 속에서 채이헌-이혜준이 '사람'이라는 작지만 확실한 희망을 발견하는 모습으로 극이 종료되며 봄비처럼 따뜻한 감동을 자아냈다.


숫자가 생산할 수 없는 인간의 가치를 아로새기며 '명품 드라마'라는 수식어에 걸맞은 결말이었다.


이영미 작가의 깊이 있는 입봉작


대한민국 경제관료들의 이야기를 그린 최초의 드라마라는 점에서 이미 묵직한 발자취를 남긴 '머니게임'은 '재미와 의미를 동시에 잡은 드라마'라는 호평으로 다시 한번 존재가치를 확인시켰다. 동시에 이영미 작가라는 뚝심 있고 깊이 있는 입봉 작가를 탄생시켰다.


'머니게임'은 한국의 경제구조와 관료사회의 모습을 현실감 넘치게 그려내는 동시에, 금융전쟁이 선사하는 스펙터클과 흥미진진한 미스터리 그리고 감정선을 자극하는 인물 서사가 조화를 이룬 탄탄한 대본으로 소위 '경알못(경제를 잘 모르는 사람)'까지 '머니게임' 마니아로 이끌었다.


'믿고 보는 배우' 고수-이성민-심은경


'머니게임'은 소름 돋는 연기 열전으로 드라마의 몰입도에서 배우들의 연기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재확인시켰다. 고수는 실제 관료라고 해도 믿을 정도로 디테일이 살아있는 생활 연기부터 폭발적인 감정연기를 자유자재로 오가며 감탄을 자아냈다.


또 '머니게임'을 통해 5년만에 드라마에 복귀한 이성민은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완급조절과 화면 장악력을 뽐내며 마치 경지에 오른듯한 연기력을 펼쳤다. 6년 만에 안방극장에 컴백한 심은경 역시 한층 섬세해지고 깊이가 더해진 연기력으로, 심은경이 아닌 '이혜준'을 상상할 수 없게 만들었다.


유태오의 발견 역시 빛나는 성과 중 하나다. 유태오는 미국 국적의 '유진한'을 연기하며 한국어와 영어, 중국어까지 완벽하게 소화해 시청자들에게 눈도장을 제대로 찍었다. 또한 냉정함과 교활함, 강렬함과 섹시함 나아가 순수함을 자유자재로 넘나들며 베테랑 연기파 속에서도 확실한 존재감을 각인시켰다.


이외에도 최병모(나준표 역)-최덕문(국경민 역)-조재룡(조희봉 역)-오륭(박수종 역)-한상민(최웅 역)-방은희(이만옥 역)-김정팔(진수호 역)-미람(진마리 역)과 특별출연 정동환(채병학 역)-전무송(곽동현 역)-김창완(김만영 역)까지 모든 배우들이 명연기를 펼치며 '머니게임'의 '대연기파티'를 견인했다.


김상호 감독의 물오른 장르물 연출


'머니게임'의 탄탄한 스토리에 강렬한 텐션과 완성도를 더한 것은 김상호 감독의 연출이었다. 김상호 감독은 로맨틱 코미디, 멜로, 정통 사극에 이르기까지 장르를 불문하고 실력을 인정받아온 연출가다.


'머니게임'에서는 세간의 기대를 뛰어넘는 물오른 연출력을 뽐내며 '갓상호'를 외치게 만들었다. 묵직한 미장센, 인물들의 감정선을 극대화하는 앵글을 통해 '머니게임'에서 텐션이 마를 틈을 주지 않았던 김상호 감독은 무엇보다 매회 엔딩, 과감한 롱테이크를 활용해 긴장감과 몰입도를 최고조로 끌어올리며 '엔딩맛집'라는 수식어를 거머쥐었다.


또한 김태성 음악감독과의 케미 역시 압권이었다. 영화음악을 주로 작업하는 김태성 음악감독의 영화적 호흡과 김상호 감독의 선 굵은 연출력이 시너지를 일으키며 시청자들의 안방 1열을 탄성으로 가득 채웠다.

이한철 기자 (qurk@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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