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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산업 생태계가 흔들린다…대형 사업장 폐쇄 잇달아


입력 2020.02.25 16:50 수정 2020.02.25 17:21        박영국 기자 (24pyk@dailian.co.kr)

자동차 업계, 생산 차질에 판매 부진까지…성수기 효과 물거품

직원 감염으로 건물 폐쇄, 재택근무 실시…SK, LG, LS 등 줄줄


현대차 출산공장 생산라인 전경. ⓒ현대자동차 현대차 출산공장 생산라인 전경. ⓒ현대자동차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산업 생태계까지 뒤흔들고 있다. 임직원 감염을 막기 위해 문을 닫아거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고, 중소 협력사에서 감염 사태가 발생하면서 부품 공급 중단이 생산 차질로 이어지는 사태도 발생하고 있다.


25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 울산 4공장 포터 생산라인은 이날 가동을 중단했다. 1t 트럭 포터의 데크(적재함 철판)를 납품하는 1차 협력사 서진산업이 전날 공장을 닫은 여파다.


앞서 지난 21일 서진산업은 본사 경주공장에서 지게차 운전을 담당하는 직원 A씨가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됨에 따라 공장을 폐쇄했다.


완성차공장들은 코로나19 사태 이후 외부인 출입을 철저히 통제하고 있지만 부품 공급은 불가피하기에 협력사로부터의 감염 경로를 완전히 차단하긴 힘든 상황이다. 현대차의 경우 1차 협력업체만 300개가 넘고, 현대차 울산공장 내외부로 다니는 부품 이송 차량이 2만대에 달한다.


협력사 공장 폐쇄에 따른 부품 수급도 문제다. 앞서 이달 초중순 완성차 공장들은 중국 부품공장 가동중단으로도 최대 3주간의 가동 차질을 겪은 바 있다. 국내에서 같은 일이 발생할 경우 파장은 더 커질 수 있다.


현대차 관계자는 “다소 번거로움이 있더라도 공장 가동중단 사태를 미연에 방지하는 게 중요하기 때문에 출입시 방역을 철저히 하고 있다”면서 “이미 코로나19 사태 발생 초기부터 전국 공장에 외부인 통제를 차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소비심리 위축에 따른 판매 둔화도 우려된다. 코로나19 감염 우려로 외부 활동을 자제하는 경우가 많은데다, 사태가 언제까지 이어질지 모르는 상황에서 자동차 구매를 결정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완성차 업체 한 관계자는 “전국 대부분의 영업점들이 방문객 없이 텅 빈 상태”라며 “보통 1~2월은 비수기더라도 3월부터 졸업·입학 수요와 드라이빙 시즌 수요가 발생하며 성수기로 접어드는데, 코로나19 사태로 전혀 성수기 효과를 기대할 수 없게 됐다”고 말했다.


뒤숭숭한 분위기에서 마케팅도 적극적으로 하기 힘들다. 특히 정부가 대중 행사 자제를 요청하고 있는 상황이라 신차 출시행사를 못하게 되는 건 치명적이다. 르노삼성차는 당초 내달 3~4일로 예정했던 XM3 출시 행사를 이날 취소했다.


르노삼성 관계자는 “XM3는 르노삼성에게 너무 중요한 신차지만, 국가 차원에서 코로나19 사태 방지를 위해 대규모 단체행사 자제를 요청하고 있고, 사태 종식을 위한 기업의 자발적 참여도 요청한 점을 고려해 출시행사 및 시승행사를 취소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수도권 등 인구 밀집 지역에서 근무하는 임직원들의 감염 위험에 노출되지 않도록 재택근무를 실시하거나 독려하는 기업들도 많아졌다.


SK그룹은 이날부터 주요 계열사를 대상으로 1~2주간 재택근무를 시행하기로 했다. 재택근무 대상은 필수인원을 제외한 전 구성원으로 해당 기간 업무에 차질이 없는 선에서 시행된다.


서울 서린사옥에 입주한 SK㈜와 SK이노베이션, SK E&S, SK네트웍스, SK실트론 등은 6일(근무일 기준)까지 2주간 재택근무를 실시하며 을지로 T타워에 입주한 SK텔레콤은 28일까지 자택에서 근무토록 했다. 재택근무 적용이 어려운 SK하이닉스는 임신부 직원 300여명에게 내달 6일까지 2주간 특별휴가를 부여했다.


직원 중 확진자가 나오면서 사업장을 폐쇄하는 기업들도 나오고 있다. LS그룹은 전날 서울 용산구 LS타워 16층에 입주한 계열사 직원이 확진 판정을 받으면서 이틀간 건물 전체를 폐쇄했다.


건물 방역 작업으로 인해 LS그룹 임직원 4000여명과 삼일회계법인 인력 300여명이 재택근무에 들어갔으며, 확진자가 근무했던 16층과 15층은 2주간 재택근무를 지속하고, 나머지 LS 계열사는 이번 주까지 자택에서 근무하도록 했다.


LG화학의 충북 청주 오창2공장에서도 청주 신천지 모임에 참석한 직원 1명이 전날 미열 증상을 보여 검사를 받고 있다. 회사는 해당 직원이 근무하던 건물의 출입을 제한하고 건물 내 근무 인력 24명을 귀가 조치한 뒤 방역 작업을 벌였다.


앞서 22일에는 삼성전자 구미 사업장에서 확진자가 발생하면서 24일까지 폐쇄됐고, LG전자 인천 사업장 직원 가족이 확진자로 판정되면서 연구동이 24일 하루 동안 폐쇄된 사례도 있다.

박영국 기자 (24pyk@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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