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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천지, 정말 바이오테러 가했나


입력 2020.02.25 08:20 수정 2020.02.28 05:59        하재근 문화평론가 ()

대감염 사태에 정보 투명하게 제공 않아 혼란 초래

신천지가 피해자 주장에 동조 목소리가 나오는 것은 황당

신천지 대구 교회를 중심으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하며 박원순 서울시장이 서울 소재 신천지 교회를 폐쇄 조치한다고 밝힌 지난 21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신천지예수교 서대문시온교회에서 방역업체 관계자가 방역을 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신천지 대구 교회를 중심으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하며 박원순 서울시장이 서울 소재 신천지 교회를 폐쇄 조치한다고 밝힌 지난 21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신천지예수교 서대문시온교회에서 방역업체 관계자가 방역을 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놀랍게도 자신들이 피해자라는 신천지의 주장에 동조하는 움직임이 있다. TV 정규 뉴스대담에서 한 패널이 신천지 피해자론을 주장하기도 했다. 병에 걸린 피해자인데 과도하게 비난한다는 내용이다.


단지 병에 걸렸다는 이유로 비난이 가해지는 것이 아니다. 천주교 성지순례단이나 개신교인 부산 온천교회에서도 집단감염이 일어났다. 서울 명륜교회에서도 감염이 있었다. 하지만 이들을 비난하는 목소리는 없다. 이들이 여느 일반 국민과 마찬가지로 보건당국에 협조한다고 보도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신천지와 관련해서 나오는 보도들은 뭔가를 숨기는 것 같다는 내용이 주류다. 당장 이만희 총회장부터 종적이 묘연하다고 한다. 이만희 총회장은 청도 대남병원에서 치러진 친형의 장례식에 참석했다고 알려졌기 때문에 검진 및 자가격리 대상자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나타나지 않는다고 한다. 교단 관계자가 이 총회장의 건강 상태에 이상이 없다고 알려왔다는 전언만 보도됐다. 이 보도가 사실이라면, 온 국민이 의심 정황 시 격리되는 판에 신천지 총회장은 법 위에 있는 존재인가?


신천지 관련 조사가 난항을 겪는다는 보도도 나왔다. 서울 관악구에선 신천지 측이 제공한 주소의 주택에 구청 관계자가 갔지만 ‘신천지 아니다’는 말만 듣고 발길을 돌렸다고 한다. 강제력을 발동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러니 신천지가 제공한 주소가 엉터리거나, 해당 시설의 신천지 인사가 조사에 협조하지 않는다는 의혹이 나온다. 신천지가 공개한 또다른 서울 내의 주소지는 현재 미용 재료 유통업체라고 한다. 그러니 신천지 공개 자료의 신빙성이 의심받는 것이다. 경찰은 압수수색까지 고려했지만, 드러난 범죄혐의가 없어 속만 끓인다고 한다.


대구 지역 명단만 제공한 것도 문제다. 경남도가 여러 차례 창원, 김해 등 경남도 신도 명단을 요청했지만 신천지가 거부했다고 보도됐다. 이에 김경수 경남지사가 강제수사 가능성을 알아보고 있다고 한다. 제공된 대구 지역 명단조차, 교육생 명단이 빠진 부실 명단이라는 주장이 보도됐다. 그 교육생들 중에선 자신이 신천지 교육을 받았다는 것조차 모른 채 슈퍼 전파자가 나올 수 있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경남도뿐만 아니라 전국 명단이 시급하다. 원정예배, 교차예배 때문이다. 울산시 첫 확진자가 신천지 대구 예배에 참석한 후 울산 예배에도 참석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런 식으로 다른 지역으로 집단감염이 퍼져나갈 수 있는 위험성이 확인되고 있다. 울산 첫 확진자의 가족도 그가 신천지 교인인 줄 몰랐다고 한다. 그는 다행히 울산역 열화상 카메라 모니터 요원의 권유로 검진해서 조기 확진됐다. 그전까지 대구, 울산, 부산 등을 이동했다.


경기도 안양의 두 번째 확진자는 과천 신천지교회 예배에 참석했다고 한다. 서초구 확진자도 과천 신천지교회를 거쳤다고 한다. 신천지 대구교회에서 과천으로 이동한 사람이 있다는 보도가 있었다. 즉, 대구에서 과천으로, 과천에서 안양과 서울로 바이러스가 퍼졌을 가능성이 있는 것이다. 이러니 대구명단이 아닌 전국명단과 전국의 신천지 행사, 회합 기록이 필요한 것인데 그걸 내놓지 않는다는 보도다.


경기도 용인에서 처음 나온 확진자는 방역당국이 31번의 접촉자로 알아내서 검진했는데, 신천지교회에서 예배를 봤다는 것이 뒤늦게 알려졌다. 그런데 당국의 조사에 비협조적이어서 동선 파악에 어려움을 겪는다는 보도가 나왔다. 교단이 정보를 불성실하게 제공하는 것도 문제지만, 신도 한 명 한 명이 이렇게 비협조적인 태도를 보이는 것도 문제다.


대구 서구 보건소에서 감염 예방 업무를 총괄하는 직원이 뒤늦게 신천지 교인이라는 것을 밝히고 확진됐다. 이 감염자 때문에 그렇지 않아도 부족한 대구의 방역 의료 인력이 50여 명이나 격리됐다. 이 정도면 우리 공동체의 안위를 위협하는 수준이다. 대구가톨릭대병원에서도 신천지 신도임을 밝히지 않고 수술 받은 확진자 때문에 의료진이 집단 격리됐고 의료진 안에서 확진자도 나왔다. 그런데 서울 송파구 확진자가 대구가톨릭대병원 방문자였다. 24일에 그 확진자의 가족 2명까지 연이어 확진됐다. 대구가톨릭대병원의 바이러스가 서울까지 위협했다는 추정이 나올 수 있다.


심지어 신천지 신도들이 일반 교회에 잠입을 시도했다는 주장까지 보도됐다. 지난 주에 인터넷에서 신천지 측이 신도들을 다른 교회로 보내려 한다는 소문이 돌았다. 그래서 기독교계가 긴장했었는데, 23일에 서초구의 한 교회에 그전부터 신천지로 지목됐던 인물들이 정말로 나타나 돌려보냈다는 보도가 나왔다. 그런 사례가 많다고 알려졌다. 어떤 낯선 사람은 교인인 것처럼 속이며 입장하려다 거부당하자 버티다 괴성을 질렀다고 한다.


중대한 사안이다. 이것이 헛소문이나 오해인지, 아니면 정말로 인터넷 소문처럼 신천지가 병을 퍼뜨리려고 신자들을 다른 교회로 보낸 것인지 수사기관이 나서서 확인해야 한다. 만약 사실이라면 바이오 테러이고 공안사건이다. 그렇다면 신천지 문제에 공권력이 나설 수 있다. 악의적 가짜 뉴스라면 불안과 혐오를 조장한 죄를 물어야 한다.


어쨌든 헛소문이라 하더라도, 대감염 사태에 정보를 투명하게 제공하지 않고 혼란을 초래하는 것만으로도 이미 충분히 우리 공동체를 위협하고 있다. 바로 이런 점을 지적하는 것이다. 누구도 감염됐다는 사실 그 자체만으로 비난하지 않는다. 이런데도 신천지가 피해자라는 주장에 동조하는 목소리가 나오는 것은 황당하다. 신천지가 모든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해야 대중의 시선이 바뀔 것이다. 신천지와 관련된 의혹을 방치한 상태에서 아무리 방역을 한들 깨진 독에 물 붓는 형국이 될 수 있다.


글/하재근 문화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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