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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치부심' 삼성 김동엽, 거포 러프 공백 지울까


입력 2020.02.18 18:37 수정 2020.02.18 19:54        이정민 객원기자 ()

트레이드 이후 기대 미치지 못해

벼랑 끝에서 맞는 2020시즌 , 장타 회복 관건


절치부심하고 2020시즌 준비하고 있는 김동엽. ⓒ 삼성 라이온즈 절치부심하고 2020시즌 준비하고 있는 김동엽. ⓒ 삼성 라이온즈

186cm·100kg의 우람한 체구와 바깥쪽에 걸친 투구도 주저하지 않고 당겨 칠 수 있는 긴 리치.


KBO 5년차 김동엽(30·삼성 라이온즈)은 장타자로서 더 할 나위 없는 신체조건을 갖추고 있다. 때문에 SK 와이번스 시절부터 팀 타선의 중심을 책임질 거포감으로 각광받았던 타자다. 지난해 삼성이 키움-SK와 진행한 삼각 트레이드에서도 주전급 활약이 가능한 포수 이지영을 내주면서까지 김동엽을 영입한 이유도 그의 장타력에 주목했기 때문이다.


김동엽의 근력은 장사 수준이다. KBO리그 국내 타자들 중에서는 손에 꼽히는 파워를 갖추고 있다.


경기 중 터져 나오는 그의 홈런포만 봐도 알 수 있다. 호쾌한 스윙에 걸린 타구는 마치 빨랫줄처럼 쭉 뻗어 담장 상단을 직격한다. 슬러거의 전형이라고 봐도 좋을 김동엽이다.


하지만 지난해 김동엽의 성적은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삼성 김동엽 프로 데뷔 후 주요 기록 (출처=KBReport.com). 삼성 김동엽 프로 데뷔 후 주요 기록 (출처=KBReport.com).

SK 시절에도 2년 연속(2017,2018시즌) 20홈런을 돌파했지만 타율과 출루율이 좋지 않아 뛰어난 생산력은 보이지 못했다. 그런데 삼성으로 이적한 2019시즌에는 특장점인 홈런마저 급감하며 더 부진했다. 볼넷이 적고 삼진이 많은 약점은 여전한 가운데 정확도에도 문제를 드러내며 강점인 장타력마저 희석되고 있다.


결국, 2019시즌에는 1-2군을 오가며 60경기 출장에 그쳤다. 반면, 삼각 트레이드의 다른 축이던 SK 고종욱과 키움 이지영은 각각 팀의 주전급으로 활약하며 소속팀의 포스트시즌 진출에 힘을 보탰다. 둘과 비교해 초라한 성적에 그친 김동엽의 마음이 아릴 수밖에 없는 이유다.


올 시즌을 앞두고 김동엽은 절치부심하고 있다. 지난 시즌 종료 후 김동엽은 미야자키서 열린 교육리그에 참가했다. 어린 유망주들이 주로 가는 교육리그에 90년생인 김동엽이 참가하는 것은 어색할 수도 있다. 하지만 김동엽은 입지 회복을 위해 휴식조차 반납하고 교육리그와 마무리캠프에 모두 참가해 스스로를 채찍질했다.


변화도 받아들였다. 타격폼 역시 레그킥을 통해 타이밍을 잡는 방향으로 수정했다. 아직 완벽한 것은 아니지만 수비 시 송구 약점을 지우기 위해 좌투 전향까지 시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올 겨울 김동엽은 자신의 모든 것을 내려놓은 채 사활을 걸고 2020시즌을 준비하고 있다.


정교한 타격이 관건인 김동엽. ⓒ 삼성 라이온즈 정교한 타격이 관건인 김동엽. ⓒ 삼성 라이온즈

노력의 결실도 서서히 보인다. 김동엽은 지난 13일 열린 일본 야쿠르트와의 연습경기에서 4타수 2안타를 때려내며 가장 좋은 타격감을 보였다. 대형 홈런성 파울 타구를 날리는 등 특유의 힘 있는 스윙이 한결 간결하고 정교해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물론 김동엽은 SK 시절에도 캠프에서 강한 모습을 보이다 정작 시즌에 돌입한 후 기복에 빠졌다. 현재 조정된 타격폼과 페이스를 시즌 개막 이후까지 유지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2015년 이후 하위권을 전전하고 있는 삼성은 신임 허삼영 감독 체제하에 2020시즌을 준비하고 있다. 지난해 부진했지만 김동엽의 장타력은 허삼영 감독을 포함한 새로운 삼성의 코칭스태프도 매료된 것으로 보인다. 절치부심하며 2020시즌을 준비 중인 김동엽이 '거포 러프'가 떠난 빈자리를 채울 수 있을지 주목된다.

김정보 기자 (asda@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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