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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그룹주 7개월만에 시총 34% 뚝…솟아날 구멍있다


입력 2020.02.17 06:00 수정 2020.02.16 23:00        백서원 기자 (sw100@dailian.co.kr)

갖은 악재에 롯데쇼핑 29%↓…‘대규모 구조조정’ 반등 도모

“롯데케미칼 최저가매수 구간…정밀화학·정보통신 선전 기대”

롯데그룹의 주가 반등 시점에 투자자들의 관심이 모인다ⓒ롯데쇼핑 롯데그룹의 주가 반등 시점에 투자자들의 관심이 모인다ⓒ롯데쇼핑

롯데그룹이 지난해 불매운동과 전염병 사태 등으로 주가 직격탄을 맞은 가운데 계열사들의 주가 회복 시점이 주목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롯데쇼핑의 구조조정 성공 가능성과 롯데케미칼의 설비투자 의지가 향후 주가 반등의 열쇠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또 롯데케미칼과 같은 화학 계열사인 롯데정밀화학, IT(정보·통신) 계열사인 롯데정보통신의 이익 기여를 점쳤다.


1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롯데그룹 대표 기업인 롯데쇼핑 주가는 지난 14일 전장 대비 4.12% 하락한 11만6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일본의 경제보복 조치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지난해 7월 1일 롯데그룹 상장사 시총은 24조5153억원에서 현재 16조1359억원(작년 10월 상장 롯데리츠 제외)으로 8조원이 넘게 날아갔다. 같은 기간 롯데쇼핑 주가는 29% 떨어졌다.


롯데는 앞서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부지를 제공했다는 이유로 중국 정부로부터 보복 철퇴를 맞은 뒤 한·일 관계 악화로 국내에서 불매운동이 벌어지면서 유통사업이 심각한 타격을 받았다. 최근에는 중국에서 시작된 신종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직접 대면이 많은 유통업에 대한 우려가 심화됐다. 롯데쇼핑은 지난해 영업이익 4279억원, 매출 17조1059억원을 냈다. 각각 전년보다 28.3%, 1.1% 줄어든 ‘실적 쇼크’다.


향후 업황 전망도 그늘이 드리웠다. 온라인 유통 채널과의 경쟁이 갈수록 심화되고 있어서다. 결국 롯데쇼핑은 지난 13일 현재 운영 중인 오프라인 매장 700여개 중 실적이 부진한 점포 200여곳의 문을 3~5년내 닫겠다고 발표했다. 1979년 창사 이래 처음 있는 대규모 구조조정으로, 전체 점포의 30%를 폐점하는 셈이다. 이와 함께 옷데쇼핑은 사업부문들에 대한 각자 대표체제를 단일 CEO체제로 전환하고 7개 쇼핑 계열사를 통합한 온라인 쇼핑몰 ‘롯데온(ON)’을 출범한다고 밝혔다.


증권가는 롯데쇼핑의 단일 대표체제로의 전환과 강도 높은 구조조정, 온라인사업 리소스 통합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다만 계획 이행 여부에 따라 중장기적인 성과가 나타날 것으로 기대했다.


이지영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밸류에이션 저평가 해소의 단초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면서 “단, 이 효과가 올해 당장 가시화되기 보다는 중장기적 전사 수익성 상승으로 나타날 전망”이라고 말했다. 차재헌 DB금융투자 연구원도 “액면으로 드러난 분기 실적 쇼크보다는 통합 CEO 체제이후 진행될 적극적 구조조정의 성공 가능성에 대해 주목해야 할 것”이라고 판단했다.


지난해 글로벌 시황 악화로 저조한 실적을 올린 롯데케미칼의 성장성을 지켜봐야한다는 의견도 있다. 악화된 업황은 올해도 계속될 것으로 보이지만 사측은 해외 사업을 위해 올해도 1조5000억원 규모의 설비투자를 단행할 방침이다. 또 인수합병(M&A) 기회를 모색하고 모빌리티 소재 사업을 키우겠다는 전략이다.


이처럼 미래를 위한 투자 기조 속에 실적과 주가가 모두 바닥이라는 측면에서 저가매수의 기회라는 분석이 나온다.


윤재성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과거 롯데케미칼의 성장 전략은 업사이클에서 현금창출, 다운사이클에서 대규모 투자를 통한 다음 업사이클에서의 현금창출 능력 확대였다”며 “이는 곧 롯데케미칼이 에틸렌 기준 글로벌 12~13위권까지 도약할 수 있었던 비결”이라고 짚었다. 올해 대규모 투자와 M&A 의지 등 성장 전략을 바탕으로, 과거를 이끈 성장의 DNA가 또 한 번 발휘될 가능성이 높다는 판단이다.


그는 “이러한 움직임은 현재의 낮은 밸류에이션이 상향되는 방향으로의 변화일 것”이라며 올해 1분기를 ‘바텀피싱(Bottom-fishing·최저가 매수전략)’ 구간으로 제시했다.


황성현 유진투자증권 연구원도 “롯데케미칼의 미국 설비 추가 투자(ECC 에틸렌 40만톤) 및 차별적인 원가 경쟁력을 고려하면 현재 실적과 주가에서는 투자매력이 존재한다”고 밝혔다.


2016년 롯데그룹으로 인수된 롯데정밀화학도 지난해 견조한 수익성을 기록하며 투자자들의 눈길을 끌고 있다. 롯데정밀화학의 작년 4분기 영업이익은 전분기 대비 5.9% 감소한 484억원으로 시장 기대치(436억원)를 11% 웃돌았다. 비수기 진입에 따른 이익 감소는 예견됐지만 예상보다 크지 않은 가성소다 판가 하락으로 실적 연착률이 진행되고 있다는 평가다.


한상원 대신증권 연구원은 “가성소다의 경우 시황도 부진하지만 시장 가격 대비 판가가 높아 하향 조정이 불가피할 수 있다”면서도 “다만 2018년 하반기 이후 지속적인 판가 조정으로 현재의 추세를 유지한다면 올해 하반기에는 안정화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롯데그룹이 2023년까지 사물인터넷 등 IT인프라를 중심으로 대규모 투자를 지속하면서 롯데정보통신의 성장성이 돋보인다는 전망도 나온다. IT계열사인 롯데정보통신이 IT인프라 구축 등을 담당하며 수혜를 볼 가능성이 높다는 이유에서다.


이승훈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그룹사의 대규모 투자가 본격화되면서 롯데정보통신의 외형 성장을 견인할 전망”이라며 “단지 새로운 분야의 대규모 프로젝트 시스템통합(SI) 매출 비중이 높기 때문에 수익성 개선은 올해 하반기 이후 나타날 것”이라고 관측했다.

백서원 기자 (sw10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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