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페이스북
X
카카오톡
주소복사

“韓, 경제 ‘돈맥경화’ 현상…기업 친화 정책으로 저성장·저물가 벗어나야”


입력 2020.02.09 11:00 수정 2020.02.08 21:41        이도영 기자 (ldy@dailian.co.kr)

총통화 유통속도 하락률 OECD 중 가장 빨라

2018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16개국의 총통화(M2) 유통속도 하락률 비교 그래프.ⓒ한국경제연구원 2018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16개국의 총통화(M2) 유통속도 하락률 비교 그래프.ⓒ한국경제연구원

기업친화 정책으로 경제활력을 높여 한국경제의 돈맥경화 현상을 해결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시중에 돈이 느리게 돌고 있는 것은 경제활력이 약화돼 성장률과 물가 상승률이 함께 떨어져 저성장·저물가의 동반 침체국면이 우려된다는 것이다.


한국경제연구원(원장 권태신)은 세계은행 통계를 기초로 분석 데이터가 있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16개국의 2018년 총통화 유통속도 하락률을 산출한 결과 우리나라는 16개국 중 가장 빠른 것으로 나타났다고 9일 밝혔다.


한경연은 2018년 우리나라의 ‘돈맥경화’ 양상이 OECD 16개국 중 가장 두드러졌음을 의미한다고 분석했다.


성장률과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돈이 시중에 도는 속도와 같은 움직임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한경연은 설명했다. 성장률과 소비자 물가상승률이 높을수록 돈의 회전속도가 빨라지고 반대로 저성장 및 저물가는 돈의 회전속도가 느려진다는 것이다.


한경연은 2001년 1월부터 지난해 11월까지의 월별 자료를 기초로 국내총생산(GDP)·소비자물가·시장금리·총통화가 유통속도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결과 총통화 유통속도는 GDP 1% 증가 시 1.3% 상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소비자 물가상승률 1% 상승 시 0.8% 증가하며, 양도성예금증서(CD)금리가 전년보다 1% 높아질 경우에는 2.2% 둔화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총통화가 1% 증가하면 유통속도는 0.96% 하락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한경연은 소득수준이 높을수록 유통속도가 빨라지는 것은 소득이 증가할수록 현금결제 대신 신용결제를 선호한다며 이는 화폐 보유 수요 감소 및 유통속도 증가로 연결된다고 설명했다.


물가상승률이 통화유통속도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인플레이션이 높은 경제일수록 화폐보유수요가 줄고 시중에 화폐 유통속도는 빨라지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은행 예금 이자율 상승은 예금보유량 증가에 따른 총통화 증가로 연결되므로 유통 속도를 낮추는 요인으로 작용한다고 한경연은 말했다.


한경연은 총통화 유통속도의 하락추세가 적지 않은 나라에서 목격되는 현상이라고 밝혔다. 다만 우리나라의 경우 2018년 총통화 유통속도 하락속도가 OECD 16개국 중 제일 가파르다는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또 경제활력 저하에 따른 저성장·저물가가 만연될 경우 경제의 기초체력이 소진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저성장·저물가의 동반 침체국면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경제 성장의 주체인 기업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경연은 이에 대한 해결방법으로 ▲법인세 부담의 완화 ▲투자 및 연구개발(R&D) 지원 세제의 강화 ▲유연한 노동시장 구축 ▲각종 규제의 혁파 등 기업 친화적 정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추광호 한경연 일자리전략실장은 “돈이 시중에 도는 속도가 OECD 16개국 중 꼴찌라는 것은 우리경제의 체력이 크게 약화됐음을 의미한다”며 “세제와 노동시장 및 각종 규제 등을 기업 친화적으로 개선해 경제활력을 되살려야 한다”고 말했다.

이도영 기자 (ldy@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이도영 기자가 쓴 기사 더보기

댓글 0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