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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FC] 맥그리거·존 존스, 현 MMA 아이콘 누구?


입력 2020.02.02 18:16 수정 2020.02.02 18:20        김종수 객원기자 ()

존스 성적 VS 맥그리거 흥행력

UFC 최고의 흥행력을 자랑하는 코너 맥그리거(왼쪽). ⓒ 뉴시스 UFC 최고의 흥행력을 자랑하는 코너 맥그리거(왼쪽). ⓒ 뉴시스

NBA(미국 프로농구)의 매직 존슨, 래리 버드, 마이클 조던, 샤킬 오닐, 르브론 제임스, 스테판 커리, 프로복싱의 무하마드 알리, 페뷸러스 4(마빈 헤글러,슈거레이 레너드, 토마스 헌즈, 로베르토 듀란), 마이크 타이슨, 플로이드 메이웨더 주니어, 축구의 펠레, 요한 크루이프, 디에고 마라도나, 리오넬 메시 등 각 스포츠 종목에는 시대를 아우르는 아이콘 같은 선수들이 존재한다.


압도적인 실력이나 격을 달리하는 캐릭터로 존재감을 드러냈다. 그런 전설들이 있었기에 팬들의 관심을 더 끌어 모을 수 있었고, 시대별로 꾸준하게 발전했음을 부정할 수 없다.


역사가 길지 않은 MMA(종합격투기)는 농구, 축구, 야구, 복싱 등에 비해 레전드 스토리가 적은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프라이드, UFC, 벨라토르 등 다양한 단체를 통해 기량과 색깔을 갖춘 파이터가 속속 등장했고, 현재는 장족의 발전을 이룬 상태다. 메이저 스포츠까지는 아니지만 적어도 마니아 스포츠는 넘어섰다는 분석이다.


MMA 간판 체급, 헤비급 지배했던 사나이들


MMA를 대표하는 간판 아이콘하면 단연 '마지막 황제' 에밀리아넨코 표도르(44·러시아)가 첫손에 꼽힌다. 현재는 많은 나이로 인한 기량 저하 등으로 인해 과거의 명성을 많이 깎아먹었지만 한창 때의 표도르는 최강이라는 단어에 가장 어울리는 남자였다.


헤비급치고 작은 사이즈(183cm)지만 중량급이라고 믿기 힘든 만큼 빠른 몸놀림과 핸드 스피드, 특유의 유연성, 경기운영 능력을 앞세워 절대자로 군림했다. 꼬리표처럼 따라다니던 ‘60억분의 1’이라는 수식어가 모든 것을 대변한다.


링 밖에서는 겸손하고 조용한 성격이지만 경기 시작 공이 울리면 맹수처럼 달려들어 스탠딩, 그라운드를 가리지 않고 공격적으로 상대를 제압하는 투사였다.


전 UFC 헤비급 챔피언 케인 벨라스케즈(38·미국)는 한때 표도르의 후계자로 불렸다. 국적, 활동단체, 파이팅스타일 등 많은 면에서 차이점을 보였지만, 세계에서 가장 강한 파이터로 인정받았던 이유가 컸다. 표도르의 전설을 이어갈 것으로 기대 받았다.


벨라스케즈는 표도르가 그랬듯 체급 대비 신장(185cm)은 크지 않았지만 전체적으로 골격이 뛰어난 장사형 체격의 소유자로 운동능력, 맷집, 체력 등을 앞세워 쉴 새 없이 상대를 압박했다. 물러서는 법 없이 거칠게 밀어붙여 질리게 만들었다. 다른 시대였다면 롱런 챔피언도 가능했을 주니오르 도스 산토스에게 오랜 시간 2인자의 아픔을 심어주기도 했다.


체급 최고 수준의 레슬링을 바탕으로 타격까지 갈수록 강해졌던 벨라스케즈의 적수는 한동안 없었다. 팬과 관계자들 사이에서 ‘70억분의 1’이라는 극찬이 쏟아졌다. 안타깝게도 벨라스케즈의 약점은 내구성이었다.


2013년 이후 3경기 소화에 그치며 ‘사이버 파이터’라는 비아냥거림에 시달렸다. 통산 3패 중 2패가 이때 나왔다. 표도르 뒤를 이어 헤비급 황제라는 타이틀을 가져갈 유력한 후보였지만 짧은 전성기에 발목을 잡히고 말았다. 현재는 UFC를 은퇴하고 미국 프로레슬링 단체 WWE에서 새로운 활동을 하고 있다.


존스 성적이냐, 맥그리거 흥행력이냐


체급 스포츠 격투기에서 헤비급이 주는 상징성은 크다. 가장 체격이 큰 선수들이 겨루는 전장인 만큼 헤비급 챔피언이나 그에 준하는 상위랭커는 실질적인 전 체급 최강자로 꼽힌다. 한창 때 표도르나 벨라스케즈가 인류 최강이라는 명성을 얻었던 이유다.


아쉽게도 현재는 그들 만한 존재감을 보여주는 헤비급 파이터는 없다. 다니엘 코미어, 스티페 미오치치, 프란시스 은가누 등 강자들은 있지만 아무도 시대의 지배자라는 느낌은 주지 못하고 있다. 흥행력에서 독보적인 스타가 있는 것도 아니다. 현재의 UFC 헤비급은 전국시대 느낌이 강하다.


존스를 MMA 아이콘으로 부르기에는 여러 가지 걸림돌이 많다. ⓒ 뉴시스 존스를 MMA 아이콘으로 부르기에는 여러 가지 걸림돌이 많다. ⓒ 뉴시스

현 MMA 간판 아이콘 후보는 헤비급보다는 다른 체급에 있다고 보는 게 맞다. 기준을 강함과 성적에 맞추면 라이트헤비급 챔피언 존 '본스' 존스(32·미국)가 가장 먼저 떠오른다. 존스는 통산 25승 1패 1무효의 성적을 기록 중이다. 1패는 '청각장애 레슬러'로 유명한 맷 해밀과 대결에서의 반칙패다.


1무효 경기 역시 본래는 존스의 승리로 기록됐지만 금지약물 양성반응을 보여 추후 무효경기 처리 됐다. 엄밀히 따져 이제까지 옥타곤에서 존스를 꺾은 파이터는 없다고 보는 것이 맞다. 지옥의 체급으로 불리는 라이트헤비급에서 뛰던 선수답게 쟁쟁한 경쟁자들을 모두 정리했다.


그럼에도 존스를 MMA 아이콘으로 부르기에는 여러 가지 걸림돌이 많다. 뺑소니, 마약, 음주운전, 금지약물복용까지 나쁜 짓이란 나쁜 짓은 고루 저질렀다. MMA 아이콘이 꼭 정의로워야할 필요는 없겠지만 존스는 정도가 심하다. 그야말로 ‘빌런의 끝판왕’ 같은 이미지라 표도르, 벨라스케즈 뒤를 이어가기는 어렵다.


코너 맥그리거(32·아일랜드)는 현재 MMA계에서 가장 유명한 파이터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웰터급에서 경기를 가지기는 했지만 주 활동체급은 라이트급, 페더급이고 체급을 완전 정리한 것도 아니지만 라이트급·헤비급 등 중량급 스타들보다 높은 흥행파워를 자랑한다.


통산 22승 4패의 맥그리거는 ‘가장 강한 자가 격투 스포츠를 대표한다’는 일반적 공식을 깨뜨린 파이터다. 페더급, 라이트급 챔피언을 차지하며2체급 타이틀 석권 기록을 가지고 있으나 이후 타이틀전을 피하고 이른바 이벤트 매치업에 전념하며 소속단체 UFC에 좋지 않은 전례를 남겼다.


맥그리거 이후 상당수 파이터들 사이에서는 챔피언에 오른 후 정상적인 타이틀 방어전보다는 돈이 될 만한 혹은 자신에게 유리하게 매치업을 짜려는 분위기가 형성된 상황이다.


맥그리거는 현재 자신의 주체급 라이트급에서도 가장 강하다고 볼 수 없다. 현 챔피언 하빕 누르마고메도프(32·러시아)와의 맞대결에서 완패를 당했을 뿐만 아니라 토니 퍼거슨(36·미국)과의 2인자 매치업에도 미온적이기 때문이다. 팬들 역시도 맥그리거를 2위 이하로 보는 분위기다.


그럼에도 맥그리거는 UFC 최고의 흥행력을 자랑하는 괴력을 꾸준히 발휘하고 있다. 화끈한 파이팅 스타일에 주변의 시선을 끌어당기는 확실한 악동컨셉까지. 자기만의 독창적 캐릭터를 앞세워 MMA 머니게임을 한 단계 끌어올렸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무패복서 플로이드 메이웨더 주니어와의 복싱게임까지 만들어내는 등 좋은 쪽이든 나쁜 쪽이든 흐름을 따라가지 않고 본인이 화제를 만들어낸다. 물론 맥그리거 역시 빌런형에 가깝다. 사건사고도 적지 않게 치고 있다. 하지만 유명세 하나만큼은 역대 어떤 MMA 파이터와 비교해도 뒤떨어지지 않는다. 최근 도널드 세로니전을 통해 화려하게 복귀한 만큼 향후 행보는 더욱 기대를 모은다.

김종수 기자 (asda@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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