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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시장규제] “핀테크는 되고 우린 안되나요”…역차별 정책에 2금융 ‘울상’

  • [데일리안] 입력 2020.01.27 06:00
  • 수정 2020.01.27 08:21
  • 배근미 기자 (athena3507@dailian.co.kr)

'동일산업-동일규제' 원칙에도 핀테크 '몰아주기' 지원…카드·저축銀 소외

"급변하는 금융산업,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경쟁 어떻게 하라고" 하소연

ⓒ픽사베이ⓒ픽사베이

카드사와 저축은행 등 2금융권이 정부의 혁신정책에 울상을 짓고 있다. 오픈뱅킹 등을 필두로 금융권과 핀테크 기업들의 무한경쟁시대가 도래했지만 결제 인프라 혁신을 위한 당국의 육성정책이 핀테크 업체만을 향하고 있어 기존 금융회사 입장에서 되려 역차별 해소를 요구해야 하는 처지에 직면했기 때문이다.


27일 금융권에 따르면 여신금융협회 산하 여신금융연구소는 최근 ‘간편결제 서비스의 등장과 카드업 영향분석’ 보고서를 통해 “비금융 간편결제 서비스 업체와 기존 금융회사 간 규제 차별이 존재한다”고 언급했다. 동일한 간편결제서비스를 제공하더라도 사업 주체 등에 따라 적용받는 법률 규정이 천차만별이라는 것이다.


현재 지급결제수단이나 업무, 사업자 등 제도를 포괄하는 규제 및 감독 규정이 존재하지 않는 대신 은행법과 여신전문금융업법, 전자금융거래법, 한국은행법 등 각 사업주체마다 분산적으로 규제를 받고 있다. 금융회사, 전자금융업자, 단말기제조사 등 간편결제서비스업 등 저마다 적용받는 법률이 다른 만큼 부가서비스 변경이나 신상품 출시, 가맹점 수수료 규제 또한 제각각이다.


차별적 규제로 카드사 등이 현장에서 느끼는 박탈감은 적지 않다. 여전법을 적용받는 카드사들이 지난해까지 금융당국의 가맹점 수수료 인하와 마케팅 비용 절감 압박에 몸살을 앓는 동안 핀테크업체들은 별다른 규제 없이 공격적인 마케팅 행보를 이어갔다. 바른미래당 유의동 의원실에 따르면 55개 간편결제업체들이 작년 한 해 동안 마케팅비용으로 지출한 비용은 1000억원 이상. 그중에서도 카카오페이와 토스(비바리퍼블리카)는 고객유치를 위한 캐시백과 할인 등으로 각각 490억원, 134억원을 쓴 것으로 파악됐다.


금융당국이 도입을 예고한 마이페이먼트(지급지시전달업, PISP) 역시 결제서비스의 대표주자인 카드사들에게 그림의 떡인 실정이다. ‘개방형 간편결제’가 핵심인 마이페이먼트는 고객의 자금을 보유하지 않고 금융기관에 지급 지시만 하는 사업이다. 은행이 아닌 핀테크(금융+기술)업체가 오픈뱅킹을 이용해 결제 서비스를 제공하는 방식으로, 결제사업자가 자금을 운용할 필요가 없고 인터넷이나 통신망만 연결돼 있으면 도입이 가능하다.


카드사들은 마이페이먼트 사업을 허용해 줄 것을 요구하고 있지만 당국은 카드사가 핀테크 영역에 침범하려 한다며 다소 회의적 시각을 내비치고 있다. 마이페이먼트 도입을 통해 기존 결제시장의 70%에 달하는 카드사 신용결제 비중을 핀테크 위주의 결제로 무게중심을 옮겨 쏠림현상을 막겠다는 의도가 제도 저변에 깔려있기 때문이다. 여신협회는 마이페이먼트 허용을 골자로 하는 규제 완화 방안을 금융당국에 요구한다는 계획이나 관철될지 여부는 미지수다.


저축은행업권에서도 볼멘소리가 터져나온다. 은성수 금융위원장은 지난달 은행과 핀테크 업체 오픈뱅킹 서비스 출범식에서 “연내 상호금융과 저축은행에 오픈뱅킹을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으나 이미 은행권 뿐 아니라 핀테크 업체들이 먼저 기반을 닦아놓은 상태에서 후발주자로 진입해 경쟁을 펼쳐야 한다는 것에 대한 부담이 적지 않다. 특히 금융업권 내 규모나 안정성 측면에서 상대적으로 미진한 핀테크업체보다 뒷전으로 취급받는다는 점 역시 불만이다.


한편 핀테크업체들의 무임승차 논란도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일선 핀테크 업체들이 카드사 스크래핑(웹사이트 데이터를 추출해 가져오는 기술) 방식을 통해 모바일 가계부 또는 신용관리서비스 등을 제공하고 있지만 그에 따른 비용 부담은 없는 실정이다. 특히 이같은 ‘데이터 스크래핑’이 급증하면서 트래픽이 몰린 일부 카드사 홈페이지가 마비되는 사태도 발생했으나 그에 따른 처리부담 역시 결국 일선 카드사들의 몫이 되고 있다. 현재 이를 해결할 만한 제도적 장치는 마련돼 있지 않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핀테크 활성화를 명목으로 핀테크업체는 봐주면서 카드사나 저축은행은 십수년 전 도입한 규제기조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면서 “이미 제도권금융에서 당국 규제를 준수하며 혁신금융 노하우를 쌓아온 2금융권은 배제한 채 핀테크기업에 대해서만 제도적 보완 없이 규제완화부터 나서는 것은 ‘동일산업-동일규제’ 측면에서 불합리할 뿐 아니라 과거 2금융권에서 발생한 각종 사태 못지 않은 핀테크 리스크를 자초할 여지도 충분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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