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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산/CES 2020]산업 융복합 전시회로 거듭나...혁신기술 향연장 폐막


입력 2020.01.11 06:00 수정 2020.10.07 18:41        라스베이거스(미국)=데일리안 이홍석 기자 (redstone@dailian.co.kr)

가전에서 전 산업으로 영역 확대...경계 무너지고 기술 결합 활발

8일(현지시간) 세계 최대 IT·가전 전시회 'CES(ConsumerElectronicsShow) 2020'가 열리고 있는 미국 라스베이거스컨벤션센터(LVCC)를 관람객들이 지나고 있다. ⓒ데일리안 이홍석기자 8일(현지시간) 세계 최대 IT·가전 전시회 'CES(ConsumerElectronicsShow) 2020'가 열리고 있는 미국 라스베이거스컨벤션센터(LVCC)를 관람객들이 지나고 있다. ⓒ데일리안 이홍석기자

지난 7일(이하 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개막한 세계 최대 IT·가전 전시회 'CES(ConsumerElectronicsShow) 2020'이 10일 나흘간의 화려한 일정을 마치고 폐막했다.


지난 1967년부터 시작된 CES는 과거 가전 제품 박람회였지만 인공지능(AI)과 사물인터넷(IoT) 등 IT기술이 유입되면서 무게 중심이 제품에서 기술로 옮겨졌고 이어 자동차까지 가세하면서 영역도 다양해졌다.


이제는 항공, 바이오와 헬스케어 등으로 범위 확대와 함께 산업간 경계 파괴도 가속화하고 있어 융복합 전시회로 거듭나고 있다.


김현석 삼성전자 사장(소비자가전부문장)이 6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 베네시안호텔에서 진행된 'CES 2020’ 기조연설에서 첨단 하드웨어와 인공지능 기술이 결합된 개인 맞춤형 케어를 강조하면서 지능형 컴퍼니언 로봇(CompanionRobot) ‘볼리(Ballie)’를 소개하고 있다.ⓒ삼성전자 김현석 삼성전자 사장(소비자가전부문장)이 6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 베네시안호텔에서 진행된 'CES 2020’ 기조연설에서 첨단 하드웨어와 인공지능 기술이 결합된 개인 맞춤형 케어를 강조하면서 지능형 컴퍼니언 로봇(CompanionRobot) ‘볼리(Ballie)’를 소개하고 있다.ⓒ삼성전자

◆'AI·로봇' 올해 최대 화두로 부상


올해 행사에서 가장 주목을 받은 두 키워드는 인공지능(AI)과 로봇이었다. 삼성전자와 LG전자가 AI와 로봇에 대한 미래 비전을 제시한 가운데 국내외 모든 업체들의 전시부스에서 AI와 로봇 기술을 적용한 제품들이 다수 출품됐다. 비단 IT·가전 등 전자업종 뿐만아니라 상대적으로 거리가 있었던 다른 산업과의 결합을 통해 AI와 로봇 기술의 진화를 제시했다.


삼성전자는 김현석 사장의 기조연설장과 전시부스에 하드웨어와 인공지능 기술이 결합된 지능형 컴퍼니언 로봇 '볼리(Ballie)'를 등장시키면서 이슈를 주도했다.


공 모양의 볼리는 사람이 걸음이 옮기면 따라오고 주인을 인식해 따라다니며 중앙에 부착된 카메라를 통해 집안 곳곳을 모니터링하고 TV 등 주요 스마트 기기와 연동해 로봇 청소기 가동 등 다양한 홈케어를 수행하는 등 지능형 컴퍼니언(Companion·동반자) 로봇 역할을 완벽히 수행했다.


또 커피를 내리고 요리를 하는 삼성봇 셰프와 삼성 봇 리테일, 웨어러블 보행보조 로봇 '젬스'(GEMS) 등도 전시되며 로봇 이슈가 부각됐다.


LG전자도 전시부스 내에 '클로이 테이블'이라는 섹션에서 다양한 로봇들로 미래의 레스토랑을 연출했다. 클로이 로봇이 손님을 안내한 뒤 주문을 받고 요리에 이은 설거지까지 레스토랑의 토털 솔루션을 제시했다.


프레스컨퍼런스에서도 AI 기술을 중요성은 다시 한 번 강조됐다. 박일평 LG전자 사장(최고기술책임자·CTO)은 행사에서 ‘인공지능 발전 단계’를 발표하고 단계별로 AI 기술 발전의 기준을 정의함으로써 기술이 나아갈 올바른 방향을 제시했다.


미국 라스베이거스 컨벤션센터(LVCC) 사우스홀에 마련된 두산그룹 전시부스에 전시된 수소연료전지 기반 드론.ⓒ데일리안 이홍석기자 미국 라스베이거스 컨벤션센터(LVCC) 사우스홀에 마련된 두산그룹 전시부스에 전시된 수소연료전지 기반 드론.ⓒ데일리안 이홍석기자

車에서 시작된 모빌리티 이슈 항공으로 확대


자동차에서 시작된 모빌리티 이슈는 이제 항공으로 확대되는 양상이다. CES 행사를 주관하는


전미소비자기술협회(CTA)는 플라잉카를 5개 기술 트렌드 중 하나로 꼽았는데 전시장에는 이러한 비행체들이 늘어났다.


현대자동차는 부스에 하늘을 나는 개인비행체인 목적기반모빌리티(PBV)와 모빌리티환승거점(Hub) 등을 전시하며 미래 모빌리티 전략을 제시했다. 전날 프레스컨퍼런스에서 도심 항공 모빌리티(UAM)를 비롯해 PBV와 Hub간 긴밀한 연결성에 기반한 인간중심의 미래 모빌리티 비전과 미래도시의 변화를 그대로 구현했다.


두산그룹도 수소연료전지 기반의 드론을 내세우며 모빌리티 이슈를 확대했다. 전시 부스에는 '2시간 이상 비행(2+ HOUR FLIGHT)'이 가능한 대형 드론을 전시하고 국내와 중국에 이어 미국 시장 진출을 알렸다.


수소연료전지 기반으로 배터리 기반의 기존 드론 제품의 비행시간이 20~30분에 불과해 거리의 한계가 뚜렷했던 것을 극복해 최소 2시간 이상 비행이 가능하도록 해 실종자 구조, 화재 진화, 환경오염 측정 등 기존 항공기가 했던 역할을 대신하며 보다 다양하게 활용될 수 있도록 했다.


델타항공도 CES에 처음으로 참가하며 전시부스에서 다양한 고객 맞춤형 정보 제공을 통한 미래 항공 고객 서비스에 대한 비전을 제시했다.


AI에 기반한 머신러닝 플랫폼을 통해 항공기 위치부터 승무원 규정과 공항 상황 등에 이르는 수백만 건의 운항 데이터를 분석하고 직원들은 악천후나 화산 폭발과 같은 대규모 문제 발생 시 운항 상 중요 결정 과정에 예상 결과를 참고해 더 나은 방안을 모색한다는 미래 방향성을 제시했다.


또 무거운 캐리어를 손쉽게 운반할 수 있는 웨어러블 로봇을 전시하고 시연을 통해 미래 공항 서비스의 모습을 연출했다.


기존 모빌리티 이슈를 주도해 온 자동차는 전자업체들의 관심이 더욱 높아지는 모양새다. 소니가 모빌리티에서의 즐거운 엔터테인먼트 경험을 제공하는 ‘비전-S’를 공개하고 이를 통해 개발된 첫 프로토타입(시제품)을 전시했다.


삼성전자는 디지털 콕핏 신제품을 장착한 차량을, LG전자는 '커넥티드카 존'을 별도로 설치하고 엔터테인먼트를 즐길 수 있는 대형 화면이 설치된 미래형 자율주행차를 전시했다. 또 SK텔레콤은 T맵, AI '누구', 음원 서비스 '플로', OTT 서비스 '웨이브' 등 다양한 자사 서비스를 한 번에 이용할 수 있는 통합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시스템(IVI)을 구현했다.


LG전자 전시부스 내 클로이테이블 존에 마련된 설거지 클로이 로봇.ⓒ데일리안 이홍석기자 LG전자 전시부스 내 클로이테이블 존에 마련된 설거지 클로이 로봇.ⓒ데일리안 이홍석기자

약해진 황색 바람, 공백 메운 코리아...이슈 주도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중국의 황색 바람은 약해졌다. 중국 업체들의 위용이 전반적으로 더 축소된 가운데 한국업체들이 혁신 기술과 제품을 내세우며 공백을 메우는 모양새다.


지난해 행사에 참가했던 중국 최대 온라인 거래 플랫폼 알리바바그룹이 올해 행사에 불참한 가운데 최근 몇 년간 행사에서 대규모 전시부스로 위용을 자랑했던 화웨이는 전시 규모를 대폭 축소했다.


또 중국 저가폰의 상징적 존재인 샤오미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행사에 불참했고 통신장비업체 ZTE(중싱통신)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전시부스를 차리지 않고 미국 지사 차원의 소규모 부스만 열었다.


이는 행사 기조연설에도 그대로 나타났다. 거의 매년 행사 기조연설자 명단에 이름을 올리던 중국 인사들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자취를 감췄다.


지난 2017년과 2018년 행사에서 2년 연속 리처드 위 화웨이 최고경영자(CEO)가 기조연설자로 연단에 오른데 이어 지난해에는 루치 바이두 최고운영책임자(COO) 역시 기조연설자로 나서 중국인이 2명이나 이름을 올렸던 것을 감안하면 상전벽해다.


이같은 현상은 지난해에 이어 지속되고 있는데 중국 기업에 대한 미국의 제재 확대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중국의 공백은 한국 기업들이 메웠다. 이번 행사에 참가한 국내업체들의 수는 약 390여개로 미국(1933개)과 중국(1368개)에 비해 20~30% 수준이지만 제품과 기술 혁신을 이끌며 전체적인 행사 아젠다를 주도했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가전을 넘어 인공지능(AI)과 로봇으로 선의의 경쟁을 하며 이슈를 주도해 나갔고 현대자동차는 하늘을 나는 개인비행체를 선보이며 미래 모빌리티 선도 전략을 제시했다.


지난해에 이어 두 번째로 행사에 참가한 SK는 5G·AI·반도체·배터리 등 주력 계열사들의 다양한 기술들을 선보이며 경쟁력을 과시했고 처음 참가한 두산도 무인 자동화 건설 솔루션과 원격조종 기술, 증강현실(AR)을 적용한 작업지원 프로그램 등을 선보이며 영역 파괴에 일조하며 신선한 바람을 일으켰다.


기조연설에서는 김현석 삼성전자 사장(소비자가전부문장)이 행사 첫 번째 기조연설자로 나서 ‘경험의 시대’와 ‘인간 중심의 기술 혁신’이라는 새로운 아젠다를 제시하며 기술 혁신을 주도하겠다는 의지를 천명하며 IT강국 코리아의 위상을 드높였다.


삼성전자 모델들이 8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전자·IT 전시회 ‘CES 2020’에서 ‘식물 재배기’를 소개하고 있다.Ⓒ삼성전자 삼성전자 모델들이 8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전자·IT 전시회 ‘CES 2020’에서 ‘식물 재배기’를 소개하고 있다.Ⓒ삼성전자

TV가 다가 아니다...신개념 가전 총출동


전시회의 단골 주인공이었던 가전에서도 변화가 감지됐다. TV와 세탁기 등 전통의 가전 제품들보다 창의성으로 차별화된 제품들이 더 많은 주목을 받았고 전통 가전에서도 차별화에 초점이 맞춰진 제품이 전시됐다.


올해 행사에서 많은 관람객들의 시선을 사로잡은 제품 중 하나는 사용자가 직접 채소를 키울 수 있는 식물재배기였다. 메인 전시홀인 센트럴홀에서도 전시부스 규모 비중이 삼성전자와 LG전자가 나란히 제품을 출품하면서 자연스럽게 사람들의 이목이 집중됐다.


삼성전자가 이번 행사에서 처음 공개한 ‘신발관리기’도 많은 관람객들의 주목을 받았다. 신발관리기는 신발을 넣어두기만 해도 냄새와 습기를 말끔히 제거해 최적의 상태로 보관할 수 있는 제품으로 새로운 컨셉을 제시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삼성전자는 올 상반기 내에 국내에 제품을 출시할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또 와인과 맥주와 화장품 등을 최적의 온도로 관리할 수 있는 소형 냉장고 '큐브'도 전시했다. 내용물의 종류에 따라 최적의 온도로 보관할 수 있게 설계됐으며 정육각형 형태의 냉장고를 단독으로 설치하거나 위아래로 쌓아 올릴 수 있도록 하는 등 차별화를 꾀했다.



이홍석 기자 (redston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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