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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저가 vs. 프리미엄”…양극화로 흐르는 생수시장


입력 2019.12.31 06:00 수정 2019.12.30 17:28        최승근 기자

PB 상품에 대한 인식 개선, ‘가격’이 생수 선택의 주요 기준

프리미엄 시장은 꾸준히 증가세…후발주자 오리온도 시장 진출

PB 상품에 대한 인식 개선, ‘가격’이 생수 선택의 주요 기준
프리미엄 시장은 꾸준히 증가세…후발주자 오리온도 시장 진출


지난 9월 고객들이 홈플러스 강서점에서 홈플러스의 PB 생수 ‘바른샘물’을 쇼핑카트에 담고 있다. ⓒ홈플러스 지난 9월 고객들이 홈플러스 강서점에서 홈플러스의 PB 생수 ‘바른샘물’을 쇼핑카트에 담고 있다. ⓒ홈플러스

1조원에 달하는 생수시장을 놓고 음료업계의 경쟁이 심화되고 있다. 부동의 1위 삼다수의 점유율 하락에서 시작된 지각변동은 최저가와 프리미엄으로 시장을 양분하는 양극화 현상으로 치닫고 있다.

31일 생수업계와 시장조사 기관에 따르면 올해 3분기 말 기준 업계 1위 삼다수의 시장 점유율은 38%로 지난해 같은 기간 40% 대비 2%p가량 하락했다. 한 때 시장 50%를 차지했던 삼다수는 갈수록 점유율이 하락하는 추세다.

반면 2위인 롯데칠성 아이시스는 12%에서 13.3%, 3위 농심 백산수는 8%에서 9%로 상승했다. 대형마트나 편의점이 내놓는 PB생수도 같은 기간 점유율이 2% 이상 상승한 13.4%로 집계됐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통계에 비해 PB제품의 점유율이 더 높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업계에서 사용하는 시장점유율 통계 대부분이 소매점 유통판매정보관리시스템(POS)을 기반으로 하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는 최근 가파르게 상승하는 이커머스 등 온라인몰 판매량이 제외돼 있다. 온라인몰의 경우 브랜드 생수와 PB생수를 모두 판매하고 있지만 가격 경쟁력이 높은 PB제품 비중이 높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같은 이유로 업계에서는 시장 1위인 삼다수의 실제 점유율은 더 떨어질 수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PB제품의 경우 대부분 후발주자다 보니 기존 브랜드 상품에 비해 가격이 저렴한 편이다. 2리터 한 병 기준 삼다수가 1100원대 후반인 반면 홈플러스가 지난 9월 내놓은 PB생수는 병당 265원 수준이었다.

PB제품은 한시적으로 판매하는 경우가 있어 정확한 비교는 어렵지만 브랜드 제품과 PB제품 간 가격 차이는 몇 배에 이를 정도로 큰 것이 사실이다.

온라인몰 PB 생수의 경우에는 자체 할인 마케팅 등이 더해져 가격 경쟁력이 더 높은 것이 일반적이다.

생수를 취수하는 수원지가 대부분 비슷한 데다 대형마트 PB 상품에 대한 소비자들의 인식도 개선되면서 가격이 생수 선택의 주요 기준이 된 것이다.

특히 온라인으로 이동한 소비자들을 한 명이라도 더 끌어와야 하는 대형마트 입장에서는 생수 같은 생활필수품을 미끼 상품으로 내거는 일이 많아 생수에 대한 품질과 가격 경쟁력을 높이는 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반면 연일 진행되는 최저가 전쟁에서도 프리미엄 생수 제품은 굳건히 자리를 지키고 있다. 가격을 중시한 최저가 전략과 소비 타깃이 확실한 프리미엄 제품으로 시장 양극화가 심화되는 셈이다.

농림축산식품부와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가 최근 발간한 ‘2019 가공식품 세분시장 현황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생수 수입액은 6653만달러로 2014년과 비교해 83.4% 증가했다. 급격한 수입액 증가의 원인은 백두산에서 취수해 국내로 들여오는 백산수의 영향이 크지만 기존 프리미엄 생수의 수입액도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관세청 수출입무역통계를 보면 에비앙, 볼빅 등 프랑스 생수 수입액은 2014년 825만9000달러에서 지난해 853만4000달러로 3.3% 늘었다. 올해는 1월부터 11월까지 수입액이 972만달러로 지난해 연간 수입액과 비교해 13.9% 증가했다.

프리미엄 바람은 수입 생수 뿐만 아니라 국내에서도 불고 있다. 이달부터 제주용암수의 가정배송을 시작한 오리온은 내년 초 유통채널 판매가격을 삼다수 대비 50원 가량 높게 책정할 계획이다. 오리온은 내년 진출하는 중국 시장에서도 에비앙과 비슷한 수준으로 가격을 정한다는 방침이다.

생수업계 관계자는 “생수의 경우 그동안 브랜드 이미지를 통해 선호도가 갈렸다면 몇 년 전부터는 가격이 가장 중요한 기준이 되고 있다”며 “수원지나 품질 등 기존 브랜드 제품과 크게 차이가 없다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가격 경쟁력이 가장 중요한 경쟁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프리미엄 시장은 소비 타깃이 한정적이기는 하지만 꾸준히 시장이 확대되는 추세”라며 “생수 시장도 양극화 현상으로 흐르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최승근 기자 (csk348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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