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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데일리안 결산] 온라인‧규제‧불매운동 삼각파도에 유통업계 눈물의 구조조정


입력 2019.12.27 06:00 수정 2019.12.27 05:56        최승근 기자

이마트 2분기 창사 이래 첫 적자…10월 누적 기준 대형마트 전년비 역신장

밀레니얼 세대 공략 위해 젊은 경영진 전면에…비효율사업 접고 온라인 투자 늘리고

이마트 2분기 창사 이래 첫 적자…10월 누적 기준 대형마트 전년비 역신장
밀레니얼 세대 공략 위해 젊은 경영진 전면에…비효율사업 접고 온라인 투자 늘리고


올해 온라인 성장과 정부 규제, 일본 불매운동 등 3가지 악조건이 겹치면서 유통업계는 힘든 한 해를 보냈다. ⓒ홈플러스 올해 온라인 성장과 정부 규제, 일본 불매운동 등 3가지 악조건이 겹치면서 유통업계는 힘든 한 해를 보냈다. ⓒ홈플러스

유통업계는 올해 유독 힘든 한 해를 보냈다. 지난해는 최저임금 인상이 업계의 화두로 작용했다면 올해는 온라인 성장과 정부 규제, 일본 불매운동 등 3가지 악조건이 겹쳤다. 특히 직격탄을 맞은 대형마트는 적자를 기록하면서 조직 및 사업재편 등 활로를 찾기 위한 본격적인 구조조정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산업통상자원부 통계에 따르면 지난 10월 기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주요 유통업체 매출은 오프라인 부문은 1.1% 감소한 반면 온라인 부문은 12.5% 성장했다.

오프라인 유통업체의 1월부터 10월까지 월별 증감률을 보면 절반은 증가했지만 절반은 감소세를 보여, 10달 중 5달 만 성장세를 기록했다. 7월 한 달 만 제외하고 두 자릿수 성장세를 보인 온라인과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이마트 창사 이래 첫 적자...잇단 악재에 대형마트 곤욕

3분기의 경우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대형마트는 물론 백화점, 준대규모점포(SSM) 모두 감소세를 보였다. 편의점만 유일하게 성장세를 기록했다.

특히 대형마트는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10월까지 1월만 제외하고는 매달 전년 동기 대비 역신장을 기록했다. 업계 1위 이마트의 경우 2분기 사상 첫 적자를 기록했으며 롯데마트도 3분기 누적 영업적자를 보였다.

전체 유통산업에서 온라인이 차지하는 비중이 절반을 넘어설 정도로 온라인 시장이 빠르게 확대된 데다 온라인과의 경쟁이 심화되면서 마케팅 등 비용 지출이 늘어난 탓이다. 정부의 각종 규제로 의무휴업 및 영업시간 제한은 물론 신규 출점이 사실상 불가능해지면서 규모의 경제를 통한 수익 창출도 어려워졌다.

여기에 7월부터 일본 불매운동이 소비재를 시작으로 전 산업 분야로 확산되면서 일본 기업과 관계를 맺고 있는 기업은 물론 그렇지 않은 업체들도 유탄을 맞았다.

대규모 인적 쇄신에 젊은 경영진 전면 배치...유통 3사 모두 수장 교체

갈수록 온라인과의 상품 및 배송 경쟁이 심화되고 규제도 강화되면서 유통업계도 본격적인 구조조정에 돌입했다. 롯데, 신세계, 현대 등 주요 유통기업의 경우 소비의 주역으로 떠오른 2030 밀레니얼 세대를 공략하기 위해 젊은 경영진으로 수장을 모두 교체했다.

예년보다 빠른 인사를 단행한 이마트의 경우 처음으로 외부 출신을 영입하는 파격 인사를 단행했고, 롯데그룹은 20여개 계열사 대표를 교체하는 광폭 인사를 실시했다.

인적 쇄신에 이어 조직 및 사업 재편도 이어지고 있다. 이마트의 경우 지난 10월 조직개편을 통해 기존 상품본부를 식품본부와 비 식품본부로 늘리고, 그로서리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식품 본부 내 신선담당을 신선1담당과 2담당으로 분리해 전문성을 강화했다.

그동안 공을 들였던 전문점 사업도 대대적으로 개편한다. 지난해 처음 문을 연 삐에로쑈핑은 점포별 상황에 따라 순차적으로 영업을 종료한다. 삐에로쑈핑은 현재 코엑스점, 두타몰점 등 전국에 7개점을 운영 중이다.

부츠도 점포별 수익성 분석을 통해 효율 경영을 극대화한다. 지난 7월 18개 점포를 폐점한 부츠는 실적이 부진한 점포의 영업 효율 개선에 매진할 계획이다.

롯데쇼핑은 기존 대표이사 체제로 운영됐던 백화점, 마트, 슈퍼, e커머스, 롭스 사업부문을 롯데쇼핑 대표이사 체제의 통합법인으로 재편하고, 기존 각 계열사들은 사업부로 전환됐다. 시장 상황에 빠르게 대응하기 위해 의사결정단계를 축소한 것이다.

사업 효율화 속도...온라인 사업도 공격적으로 추진

홈플러스는 전국 모든 점포를 각 지역별 ‘고객 밀착형 온라인 물류센터’로 탈바꿈시켜 온라인 사업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온라인 배송이 크게 몰리는 지역은 점포 물류 기능과 규모를 보다 업그레이드한 ‘점포 풀필먼트센터’를 구축해 커버하고, 대형마트와 창고형 할인점의 장점을 한 데 모은 스페셜 매장을 현재 10여개에서 향후 80여개로 확대해 오프라인 매장의 경쟁력도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또 최근에는 기존 2400여종의 홈플러스 스페셜 전용 상품 종류(SKU)를 1800여 종으로 줄이며 판매량이 낮은 상품들을 과감히 덜어내는 대신 인기가 높은 신선식품과 가공식품을 확대하는 등 선택과 집중을 통해 상품 경쟁력을 한층 높였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최근 몇 년 간 온라인으로 소비 트렌드가 대세로 자리 잡으면서 일부 오프라인 유통채널은 사업존폐를 검토해야 할 정도로 위기감이 높아지고 있다”며 “올해 주요 유통기업들이 인사를 앞당기고 대규모 쇄신을 단행한 것은 더 이상 버틸 수 없다는 표현인 셈”이라고 말했다.

이어 “연말 조직 개편이 이뤄진 만큼 이제부터는 본격적인 사업 효율화 등 구조조정이 이어질 것”이라며 “내년이 유통업계의 향후 방향성을 결정하는 중요한 시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최승근 기자 (csk348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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