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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항공, 이스타항공 인수로 LCC 구조조정 ‘본격화’…“뭉쳐야 산다”


입력 2019.12.18 15:20 수정 2019.12.18 15:23        김은경 기자

연내 SPA 체결…지분 51.17% 매입

규모의 경제로 항공산업 불황 돌파

연내 SPA 체결…지분 51.17% 매입
규모의 경제로 항공산업 불황 돌파


제주항공(위쪽)과 이스타항공 항공기.ⓒ각사
제주항공(위쪽)과 이스타항공 항공기.ⓒ각사

제주항공이 이스타항공 인수에 나서면서 저비용항공사(LCC)업계 지각변동이 예상된다. 올해 항공업계는 일본 여행 보이콧에 따른 항공 수요 감소와 LCC 증가로 인한 경쟁 심화로 어려운 경영환경이 조성됐다.

대형항공사(FSC)마저 적자에 시달리는 상황에서 ‘규모의 경제’를 갖추지 않으면 LCC는 경쟁 상황에서 결코 살아남을 수 없다는 판단이다. 이번 인수를 시작으로 LCC업계에서 ‘생존’을 위한 합종연횡과 인원·노선 정리 등 구조조정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내년 9월까지 실사 진행…항공업 몸집 키우는 애경

18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제주항공은 이날 이스타항공 최대주주인 이스타홀딩스와 주식매매계약에 대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제주항공은 연내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할 계획이다. 인수 주식 수는 이스타항공 보통주 497만1000주이며 지분비율은 51.17%다.

지분 인수 금액은 695억원이다. 제주항공은 이날 MOU 이행을 담보하기 위한 보증금 명목으로 150억원을 이스타 측에 지급한다. 제주항공은 오는 26일부터 내년 9일까지 이스타항공에 대한 실사를 진행한다.

제주항공이 먼저 이스타항공에 매각을 제안해 인수가 추진됐다. 올해 애경그룹은 아시아나항공 인수전에 뛰어들었지만, 금액 문제 등으로 우선협상자로 선정되는 데 실패했다.

이번 인수로 애경그룹이 항공업을 더 키우려 한다는 방향성이 확고해졌다는 분석이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애경이 항공업을 키우려고 결심한 상황에서 이스타항공 인수는 최선의 선택이었을 것”이라며 “항공산업이 어려운 시기에 덩치를 키워 살아남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고 말했다.

◆日 여행 보이콧·LCC 추가 진입으로 FSC도 ‘적자’

현재 국내 항공사들의 영업환경은 최악에 다다르고 있는 실정이다. 글로벌 보호무역주의 강화 속에서 미·중 무역분쟁과 일본 정부의 수출 규제 등의 영향으로 국제 화물수요가 감소하고 있는 데다 일본 여행 보이콧 등으로 인한 승객 수요 감소로 항공사들은 적자에 시달리는 상황이다.

여기에 LCC 증가로 인한 공급과잉에 수요가 따라가지 못하면서 수급 불균형이 장기화되고 있다. 현재도 포화인 상황인데 내년에는 플라이강원 등 LCC 3곳이 추가로 시장에 진입해 공급 과잉은 더욱 심화될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제주항공이 이스타항공 인수 과정에서 내부 조사를 거쳐 중복 노선이나 인원을 정리할 가능성이 높다”며 “두 회사가 똑같은 시간대에 항공기 2대를 투입할 필요는 없으니, 이익 측면에서 보면 어쩔 수 없는 결정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대신 수익성을 강화하기 위해 노선을 다변화하거나 신규 노선을 취항하는 방법으로 경쟁력을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이스타항공을 별도 자회사로 두고 이스타항공이 보유하고 있는 단독 취항지를 활용할 가능성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인수가 이뤄져도 노선을 정리하는 과정에서 국토교통부 인허가 등 정부와 조율이 필요해 바로 영업 시작은 어렵고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스타’ 상호 교체 가능성 높아…‘제3의 브랜드’ 탄생할 수도

제주항공과 이스타항공이 회사를 각각 따로 운영할지, 제3의 새로운 브랜드를 탄생시킬지 등은 확정되지 않았다. 다만, 업계에서는 인수 후 ‘이스타’라는 상호를 사용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제주항공 관계자는 “인수 후 별도 브랜드가 생길 수도 있고, 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며 “향후 운영 방식 등도 아직은 논의 중이며 결정된 바 없다”고 말했다.

향후 LCC업계에서의 합종연횡이 가속화될 전망이다. 내년에는 플라이강원·에어로케이·에어프레미아 등 LCC 3곳이 신규로 국제항공운송사업 면허를 발급받으면서 과당경쟁 우려가 커진 상황이다.

기존 LCC를 더해 업체 수가 9개로 늘어나게 되면서 경쟁심화 및 인력 유출 가능성도 커져 소규모 업체는 더욱 살아남기 힘든 구조로 변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항공 업황이 워낙 안 좋다 보니 LCC 중 한 곳은 매각이 이뤄질 것이라는 얘기가 많았는데 예상보다 빨리 진행된 모습”이라며 “신규로 들어온 플라이강원의 경우에도 11월 탑승률이 높지 않고, 수요가 한정된 상황에서 새로운 수요를 창출해 경영해야 하기 때문에 재편이 빠르게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고 관측했다.

김은경 기자 (ek@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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