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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창수 GS그룹 회장 15년 만에 '용퇴'…후임에 동생 허태수 부회장


입력 2019.12.03 13:00 수정 2019.12.03 13:16        박영국 기자

"글로벌 기업 도약 기반 마련으로 소임 다해"

"디지털 혁신 리더십 갖춘 새 리더 필요"

2004년 LG와 '아름다운 이별' 이어 '아름다운 승계'

"글로벌 기업 도약 기반 마련으로 소임 다해"
"디지털 혁신 리더십 갖춘 새 리더 필요"
2004년 LG와 '아름다운 이별' 이어 '아름다운 승계'


3일 퇴임을 결정한 허창수 GS 회장(왼쪽)과 후임인 허태수 GS홈쇼핑 부회장. ⓒGS 3일 퇴임을 결정한 허창수 GS 회장(왼쪽)과 후임인 허태수 GS홈쇼핑 부회장. ⓒGS

2004년 GS그룹 출범 이후 15년간 그룹을 이끌어온 허창수 회장이 동생인 허태수 GS홈쇼핑 부회장에게 자리를 넘겨주고 총수 자리에서 물러난다. 허창수 회장은 GS건설 회장으로 건설 경영에 전념할 예정이며, 허태수 부회장은 회장으로 승진해 그룹 총수의 자리에 오른다.

GS그룹은 3일 사장단 회의에서 허창수 회장이 “지난 15년간 그룹 회장으로서 소임을 다했다”면서 공식적으로 사임을 표명함에 따라 허태수 부회장을 그룹의 새로운 회장으로 추대했다고 밝혔다.

그룹 지주회사인 (주)GS 대표이사와 이사회 의장에 대한 공식 승계는 절차에 따라 내년 주주총회 및 이사회에서 이루어질 예정이나, GS그룹은 2020년 새해부터 그룹 전반의 사업계획이 차질 없이 수행되도록 회장직 업무 인수인계를 위한 제반 준비를 해 나갈 계획이다.

이에 따라 허 회장은 내년부터 GS 회장 대신 당분간 GS건설 회장으로서 건설 경영에만 전념한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GS 이사회 의장직도 내려놓음으로써 신임 회장이 독자적이고 소신 있는 경영활동을 펼 수 있게 배려했다.

다만 GS 명예회장으로서 든든한 버팀목이자 정신적 지주 역할을 하며 그룹 전반에 대해 조언해 나갈 예정이다. 40년 넘는 경영 활동을 통해 쌓아온 글로벌 네트워크를 활용해 GS의 글로벌 비즈니스 확대도 도울 계획이다.

이번 승계는 허 회장이 이전부터 사임 의사를 표함에 따라 추진됐다. 주주들은 경영 능력을 검증받고 역량을 두루 갖춘 인물이 차기 회장직을 맡아야 한다는 데 의견을 모았고, 허태수 부회장을 신임 회장에 최종 추대했다.

허 회장은 이날 “지난 15년간 ‘밸류 넘버1 GS’를 일궈내고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한 안정적 기반을 다진 것으로 나의 소임은 다했다”고 소회를 밝히고 “지금은 글로벌 감각과 디지털 혁신 리더십을 갖춘 새로운 리더와 함께 빠르게 변하는 비즈니스 환경에 대응해 GS가 세계적 기업으로 우뚝 솟고 새로운 역사를 써 내려가기 위해서 전력을 다해 도전하는데 한시도 지체할 수 없는 중요한 시기”라고 강조했다.

이어 허 회장은 “GS 출범이래 숱한 역경에도 불구하고 안정적인 성장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 변화에 둔감한 ‘변화 문맹(文盲)이 되지 않도록 경계하면서 쉴새없이 달려왔다”며 “하지만 혁신적 신기술의 발전이 기업의 경영환경 변화를 가속화시키고 있고 이런 변화의 속도를 따라잡지 못한다면 우리도 언제 도태될지 모른다는 절박함 속에서 지금이 새로운 활로를 찾아야 할 적기로 판단하게 됐다”고 말했다.

◆임기 2년 남기고 '아름다운 승계'…LG와 '아름다운 이별' 오버랩

허 회장의 용퇴는 임기를 2년 가까이 남긴 상황에서 진행된 것이어서 주목된다. 별다른 잡음 없이 주주들간 합의로 ‘형제승계’를 이뤄냄으로써 15년 전 LG와의 ‘아름다운 이별’을 떠올리게 하는 ‘아름다운 승계’의 미덕을 만들었다.

허 회장은 본인이 앞으로도 활발한 경영활동을 이어갈 수 있음에도 불구, GS가 지금까지 쌓아온 토대를 바탕으로 제2의 도약을 펼쳐 나가기 위해서는 빠른 환경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성공적으로 디지털 혁신을 이뤄야 한다는 판단에 따라 과감한 결단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허 회장의 이번 결단은 모바일과 디지털 영향으로 엄청난 변화가 빠른 속도로 일어나고 있는 시기에 GS가 지금까지 이뤄온 안정적인 사업 기반을 토대로 변화 속에서 기회를 찾고 혁신의 DNA를 그룹에 전파해 스스로 변화에 대응하면서 한 단계 더 도약할 수 있는 기회를 찾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보고, 이러한 변화를 주도할 수 있는 디지털 마인드와 추진력을 갖춘 리더가 필요하다는 판단에서 비롯된 것으로 풀이된다.

그는 GS가 지난 2005년 창립 이후 지주회사 중심의 지배구조를 갖추고, 에너지와 유통, 건설 등 사업 영역에서 각 사 경영진의 자율성과 독립성을 바탕으로 사업을 안정화 시키는데 주력해 왔고, 그 결과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GS를 지속적인 성장으로 이끌었다.

하지만 출범 15주년을 앞둔 시점에서 단순히 현재 사업의 지속을 통해 현재 위상을 유지하는 것보다 그룹의 혁신과 재도약을 이뤄야 할 시점에 도달했다고 판단해 용퇴를 결정한 것으로 풀이된다.

GS 관계자는 “기업과 기업인에 대한 존경이 인색한 우리나라 재계 현실에서 배려와 신뢰를 중시하는 허창수 회장 특유의 리더십과 GS그룹의 아름다운 승계 전통이 재계에 귀감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신임 허태수 회장, 디지털 혁신 리더십으로 제2 도약 추진

신임 허태수 회장은 GS 창업주인 고 허만정 선생의 3남 고 허준구 명예회장의 5남이자 허창수 회장의 동생이다. 그는 탁월한 글로벌 감각과 리더십, 미래 비전 제시 능력을 보여주며 일찌감치 GS의 차기 리더로 거론돼 왔다.

특히, 지금까지 GS가 내실을 바탕으로 한 안정된 경영을 중시했다면 이제는 GS가 펼치고 있는 여러 사업들이 변화의 요구에 직면해 있고 이를 어떻게 풀어 나갈 지에 대한 해결책이 시급하다는 공감대가 형성되면서 적임자로 선택됐다.

허태수 신임 회장의 취임은 그 동안 허창수 회장이 추진해 온 ‘밸류 넘버1 GS’의 가치를 계승하는 한편, GS가 출범 이후 이룩한 성과에 머물지 않고 다가오는 환경 변화에 적극적인 대응을 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담고 있다.

또, 디지털 혁신 리더십을 추진력으로 삼아 GS그룹의 미래성장 동력 발굴과 지속 성장의 모멘텀 찾기에 가속도를 붙여 제2의 도약을 추진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박영국 기자 (24pyk@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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