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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가전도 로켓 배송…PB‧체험매장으로 활로 찾는 가전양판점


입력 2019.11.29 06:00 수정 2019.11.28 21:00        최승근 기자

가격에 배송, 설치 등 서비스 강화한 온라인쇼핑 가전매출 ‘쑥쑥’

PB 상품군 확대하고 체험형 매장으로 차별화 시도

가격에 배송, 설치 등 서비스 강화한 온라인쇼핑 가전매출 ‘쑥쑥’
PB 상품군 확대하고 체험형 매장으로 차별화 시도


롯데하이마트 대치점에서 모델들이 하이메이드 블랙에디션 4도어 냉장고를 선보이고 있다.ⓒ롯데하이마트 롯데하이마트 대치점에서 모델들이 하이메이드 블랙에디션 4도어 냉장고를 선보이고 있다.ⓒ롯데하이마트

대형마트에 이어 가전양판점도 온라인쇼핑이 대세가 됐다. 오프라인 매장에 비해 단순히 가격을 저렴한 것을 벗어나 배송과 설치 등 제반 서비스마저 가전양판점의 아성을 위협하고 있다.

빠른 속도로 증가하는 온라인쇼핑의 가전 판매에 대응해 가전양판점이 공을 들이는 분야는 PB다. 유통업계에서는 온라인쇼핑의 사업 범위가 점차 확대되면서 가전양판점도 대형마트처럼 PB상품을 확대하고 플랫폼 사업을 강화하는 쪽으로 옮겨갈 것이란 전망을 내놓고 있다.

쿠팡은 지난 27일부터 대형가전 로켓배송 서비스인 ‘전문설치’를 삼성전자, SK매직 등 주요 브랜드에서 대우루컴즈, 밀레, 캐리어 등 유명 중견기업 브랜드까지 확대했다.

일반적으로 대형가전은 매장에서 구입해도 제품 수급이나 배송일 조율 등의 문제로 구매 후 바로 받아 볼 수 없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쿠팡의 ‘전문설치’는 대형가전을 일반 로켓배송 상품처럼 구매 후 다음날 바로 받아 볼 수 있다.

브랜드별 전문기사가 제품 배송부터 설치까지 무료로 진행해주고, 도서산간 일부 지역을 지외하면 배송료도 무료다. 여기에 사다리차 이용, 폐가전 수거 서비스도 무료로 제공된다.

시장 초기 저렴한 가격만 앞세웠던 온라인쇼핑업체들이 가전양판점 수준의 서비스까지 연이어 내놓으면서 대형가전 시장도 온라인으로 무게 중심이 옮겨가고 있다.

G마켓은 3년 전과 비교해 대형가전 판매량이 33% 늘었고, 티몬은 두 배 이상 증가했다. 특히 최근 수요가 높은 건조기는 6배 이상 급증했다.

위메프도 최근 3년간 대형가전 판매량이 3.7배 증가했다. 대형가전의 매출비중도 크게 증가했다. 위메프에서 올해 가장 많이 판매된 상위 10개 제품(매출 기준) 가운데 7개가 건조기와 냉장고, 공기청정기, 세탁기 등 대형가전이다. 2016년 상위 10개 제품 중 대형가전은 없었다.

위메프 관계자는 “65인치 대형TV, 300만원대 프리미엄 냉장고 등 크고 값비싼 가전제품 소비가 늘고 있다”며 “대형가전은 오프라인, 소형가전은 온라인의 소비패턴이 변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가격에 배송과 서비스까지 갖춘 온라인쇼핑의 공세에 가전판매업계의 터줏대감인 가전양판점들은 고전하고 있다. 업계 1위인 롯데하이마트의 경우 올 1분기부터 3분기까지 누적 매출과 영업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각각 1.9%, 40.2% 감소했다.

수익성 악화의 가장 큰 원인은 온라인쇼핑과의 가격 경쟁 때문이다. 온라인쇼핑업체들이 제공하는 각종 쿠폰과 할인 마케팅에 대한 대응으로 비용 지출이 늘어난 탓이다.

유통업계에서는 온라인으로 전반적인 소비 트렌드가 이동하면서 온라인과 직접 경쟁하는 가전양판점도 기존 대형마트가 걸었던 길을 반복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대형마트업계의 경우 1원 경쟁, 최저가 경쟁 등으로 인한 마케팅 비용의 증가로 적자가 발생하는 곳이 늘고 있다. 특히 롯데마트 내 입점 비율이 높은 하이마트의 경우 정부 규제로 대형마트 신규 출점이 사실상 불가능해지면서 출점 확대에도 발목이 잡혔다.

전자랜드는 지난 20일 PB(자체브랜드) ‘아낙’을 통해 스틱형 무선청소기를 출시했다.ⓒ전자랜드 전자랜드는 지난 20일 PB(자체브랜드) ‘아낙’을 통해 스틱형 무선청소기를 출시했다.ⓒ전자랜드

이에 대형마트들은 가격과 품질을 차별화할 수 있는 PB상품 개발을 확대하고 체험과 재미를 결합한 플랫폼 사업을 강화하고 있다.

가전양판점도 최근 PB상품을 확대하는 추세다. 롯데하이마트는 2016년 4월 PB브랜드 ‘하이메이드’를 론칭한 뒤, 지난달까지 500여개의 상품을 출시했다. 초기 소형 가전에서 시작해 최근에는 냉장고, 세탁기 등 대형가전으로 범위를 확대하고 있다.

또 하이마트 매장을 비롯해 롯데그룹 오프라인 유통 채널을 활용해 온라인 보다 빠른 당일 배송, 두 시간 내 퀵서비스를 통해 배송하는 퀵배송, 고객이 상품을 수령하고 싶은 시점과 매장을 선택할 수 있는 스마트픽 등 다양한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이와 함께 소비자들이 직접 보고 만져볼 수 있는 체험형 매장도 늘리고 있다. 대형마트가 복합쇼핑몰로 사업을 확장한 것과 비슷한 사례다. 하이마트는 내달 기존 잠실점을 리뉴얼해 국내 최대 규모의 메가스토어로 오픈한다.

앞서 체험형 가전매장을 선보인 이마트 일렉트로마트의 경우 올 상반기 6개 점포를 출점한데 이어 하반기에도 10여개점을 추가로 열 계획이다. 2030세대와 남성 고객이 몰리면서 올해 매출은 지난해 대비 30% 정도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전자랜드는 지난 2008년부터 자체 브랜드 '아낙'을 앞세워 PB 제품을 출시했다. 현재 안마의자, 선풍기, 가습기 등 200여개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대형가전으로 확대하고 있는 하이마트에 비해 소형가전을 중심으로 제품군을 늘리고 있다.

또 온라인 사업을 강화하기 위해 지난 9월 온라인사업 부문 계열사 'SYS글로벌'을 합병하고 지난달에는 분리돼 있던 온라인과 오프라인 마케팅 조직도 통합했다.

최승근 기자 (csk348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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