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인터뷰] 손담비 "향미 아니면 안 될 것 같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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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인터뷰] 손담비 "향미 아니면 안 될 것 같았죠"
    '동백꽃 필 무렵'서 향미 역
    재발견·인생캐 수식어 기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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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등록 : 2019-11-22 09:03
    부수정 기자(sjboo71@dailian.co.kr)
    '동백꽃 필 무렵'서 향미 역
    재발견·인생캐 수식어 기뻐


    ▲ 배우 손담비는 KBS2 '동백꽃 필 무렵'에서 향미 역을 맡아 사랑받았다. ⓒKBS

    "이 기쁜 마음을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모르겠어요."

    21일 종영한 KBS2 '동백꽃 필 무렵'에서 향미를 연기한 손담비(36)는 역할에서 빠져나오지 못한 듯했다. 그만큼 향미는 손담비가 '애정'하는 캐릭터였다.

    드라마는 휴먼 드라마, 스릴러, 멜로 등을 골고루 버무려 호평을 얻었다. 찬사는 시청률로 이어졌다. 20%를 돌파하며 큰 사랑을 받았다.

    글을 쓴 임상춘 작가는 옹산을 배경으로 다양한 인간군상을 보여줬다. 이를 통해 사람은 사람이 구원해줄 수 있다는 따뜻한 메시지를 전한다.

    많은 등장인물 중에서 놓칠 수 없었던 인물이 향미였다. 겉으론 세게만 보였던 그는 이민 간 남동생 생활비와 할머니 병원비를 조달하기 위해 음식점 '까멜리아'에서 끊임없이 돈을 부쳐주는 마음씨 착한 인물이었다.

    그런 헌신에도 결국 가족에게 외면당하다 '까불이'에게 죽음까지 맞았다. 복합적인 인물 향미는 손담비를 만나 훨훨 날았다.

    드라마 종영 전인 20일 서울 신사동에서 만난 손담비는 "인생 캐릭터라고 말씀해주셔서 감사하다"며 "이 마음을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모르겠다. 여러 감정이 교차한다"고 밝혔다.

    향미 캐릭터를 위해 신경 쓴 점도 많다. 뿌염(뿌리 염색)을 하지 않고, 손톱은 매니큐어가 벗겨진 듯하게 연출했다. 어떤 사람을 볼 때도 바라보는 듯, 안 바라보는 듯하게 표현했다. '맹하게' 볼 수 있게 눈빛 연기를 연습했고, 대사도 길게 뱉으려고 했다.

    ▲ 배우 손담비는 KBS2 '동백꽃 필 무렵'에서 향미 역을 맡아 사랑받았다. ⓒKBS

    손담비가 해석한 향미는 어떤 인물일까 궁금했다. "사랑받지 못하고, 소외당한 채 자란 사람이에요. 사랑을 표현할 줄 모르는데 그런 향미를 보듬어준 사람이 동백 언니죠. 동백 언니에게 그런 말을 해요. 우리는 비슷한데 왜 언니는 사랑받느냐고. 향미는 동백 언니를 보고 나은 삶을 꾸게 돼요."

    향미는 극 중반을 넘어서 서사를 드러내 시청자의 눈물샘을 자극했다. 대본을 보고 가슴이 먹먹했고, 뜨거워졌다. 눈물을 주체하지 못해서 힘들었다. 짜임새 있는 글 덕에 시나리오에 집중했다.

    가슴 아픈 서사 덕에 향미는 사랑받는 캐릭터로 탄생했다. 배우는 "작가의 힘"이라며 "향미를 연기하면서 마음이 참 착잡했고, 안쓰러웠다"고 전했다.

    향미가 죽는다는 설정은 촬영 전에 이미 알았다. 손담비는 "향미가 살아 있다면 어떨까 싶었다"며 "동백 언니 옆에서 '새 향미'가 되어서 살면 어떨까 상상했다"고 미소 지었다.

    긴장감을 유발하는 까불이의 존재는 방송 내내 화제였다. 극 중반에 까불이의 정체를 알았다는 그는 "반전이 있으니 끝까지 봐달라"고 웃었다. "배우들이 생각한 까불이의 정체가 다시 뒤엎어지는 점에서 충격을 받았죠. 반전에 반전이에요."

    따뜻한 글을 쓴 임상춘 작가에게선 장문의 카톡을 받았다. "그동안 잘해주고, 향미로 잘해줘서 고맙다. 다 담비 씨 얘기밖에 안 한다"는 내용이었다. 감동했다는 그는 "글 잘 써주셔서 감사드린다"고 화답했다.

    베일에 싸여 있는 임 작가에 대해선 "아기자기하고, 예쁜 분"이라며 "마음이 정말 따뜻하다"고 칭찬했다.

    ▲ 배우 손담비는 KBS2 '동백꽃 필 무렵'에서 향미 역을 맡아 사랑받았다. ⓒKBS

    가장 마음에 든 장면은 '오토바이 신'이다. 동백 언니를 보면서 이런 사람이 있을까 싶었다고. 많이 운 장면이다.

    동백이 공효진과는 원래 친한 관계다. 그는 "편한 사이라서 좋은 호흡이 나왔다"며 "언니 덕에 도움을 받고, 시너지 효과가 많이 났다"고 했다. "효진 언니는 일상 같은 자연스러운 연기를 하는 분이에요. 많이 배울 수 있는 선배랍니다."

    노규태 역의 오정세와 호흡을 묻자 "너무 웃겨서 대사를 못 할 정도였다. 웃음 참느라 혼났다. 오정세 선배뿐만 아니라 다른 선배들과 함께하며 도움을 많이 받았다"고 말했다.

    필구와 케미도 빛났다. 손담비는 "성인 연기자 못지 않게 감정 연기를 잘했다"고 극찬했다.

    드라마는 인간이 인간을 바라보는 태도를 짚는다. 어떤 상처가 있어도 따뜻하게 보듬어줄 수 있는 사람이 있다는 희망을 길어 올린다.

    "저랑 동백 언니의 서사를 바라보며 많은 걸 느꼈어요. 향미처럼 자라면 어떨까 상상했어요. 동백 언니는 향미보다 진취적으로 자란 인물인 반면, 향미는 방황한 사람이에요. 동백 언니에게 연민을 느끼고 연기했죠."

    동백이와 용식이의 사랑은 화제였다. 용식이는 요즘 세상엔 없는 직진남이다. 짝사랑 전문인 손담비는 "엄청 부러웠다. 그런 '직진남'이 어디 있겠냐. 다음 작품에서 로맨스를 하고 싶다"고 웃었다.

    '용식이' 강하늘을 두고선 '천사'라고 치켜세웠다. 싹싹하고 예의 바르고, 항상 웃는단다. 흠집 낼 게 없는 '미담 제조기'란다.

    ▲ 배우 손담비는 KBS2 '동백꽃 필 무렵'에서 향미 역을 맡아 사랑받았다. ⓒKBS

    손담비는 2007년 가수 데뷔 후 '미쳤어'와 '토요일 밤에'를 발표해 사랑받았다. 특히 '미쳤어'는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2009년 '드림'을 통해 연기에 입문한 그는 '가족끼리 왜이래', '미세스 캅2', 영화 '배반의 장미', '탐정: 리턴즈' 등을 통해 꾸준히 배우로 활동했다.

    배우는 가수보다 먼저 꿈꿔왔던 일이다. 과감하게 가수를 그만두고 연기로 전향한 이유는 꿈 때문이다. "'미쳤어'로 뜨기까지도 우여곡절이 많았어요. 여러 앨범이 망한 뒤 마지막 희망이라고 생각한 순간이었습니다. '미쳤어'가 너무 선풍적인 인기를 끌어서 연기에 도전하기 힘들었어요. '미쳤어' 이미지가 너무 강했거든요."

    손담비는 이 드라마를 통해 '재발견', '인생캐'라는 평가를 얻는다. 드디어 인정받는 느낌을 받았다. 그렇게 듣고 싶었던 말을, 비로소 들어서 행복하다. "그동안 연기하면서 언제쯤 포텐이 터질까 답답하기도 했죠. 언젠가는 잘 된다는 생각에 계속 나아갔어요. 이번엔 향미 아니면 안 된다는 생각으로 끝까지 갔죠. 이걸 못하면 연기자로 다시 일어설 수 있을까 걱정했습니다. '동백꽃 필 무렵'은 터닝 포인트예요."

    하고 싶은 역할에 대해선 센 악역을 꼽았다. "제 이미지가 세잖아요. 하하. 제대로 된 악역을 하고 싶어요."

    가수 활동 계획을 묻자 "배우로 더 열심히 활동한 이후에 가수 활동을 하려고 한다"고 했다. "연기할 때는 실시간으로 피드백을 받으니까 가수로 활동할 때와 느낌이 달라요. '멀티' 손담비가 되고 싶어요. 엄정화 선배처럼요."

    연말 계획을 묻자 화보 촬영차 덴마크 코펜하겐에 간다고 웃었다. 공교롭게도 향미가 가고 싶어했던 곳이다. 배우는 "그곳에서 향미를 잘 보내야죠"라며 '고운' 미소를 지었다.[데일리안 = 부수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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